[앵커]
십 미터 밖에서 친 공을 그대로 홀컵에 넣는 기막힌 장면, 오늘(14일) 이미림은 한 번도 아니고 하루 세 번 이런 샷을 넣고 생애 처음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올랐습니다. "운이 따랐다"고 말했지만, 그냥 나온 행운이 아니었습니다.
문상혁 기자입니다.
[기자]
그린 뒤에서 친 공이 내리막을 데굴데굴 구르더니, 홀 안으로 쏙 들어가 버립니다.
[현지 중계 : 믿어지십니까! 한 라운드에 세 번이나 성공합니다!]
약 10m 거리 칩샷이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간 놀라운 장면.
그런데 이미림은 이 어려운 장면을 오늘 하루 세 번 만들어냈습니다.
6번 홀에선 오르막 경사 칩샷을 홀에 꽂아 넣었고, 16번 홀에선 마치 퍼팅을 하듯 그린 근처 27m에서 공을 높게 띄운 뒤 언덕에 떨궈 굴려 넣었습니다.
LPGA 정상급 선수들의 칩샷 성공률은 10%도 안 되는데, 이미림은 하루 세 번의 칩샷 성공으로 호수에 뛰어드는 마지막 한 명이 됐습니다.
[이미림/ANA 인스퍼레이션 우승 : 미쳤구나, 나 정말 잘했구나…그냥 안 믿겨지는 것 같아요.]
모두가 기적이라 말하는 세 번의 샷 뒤에는 숨은 계획도 있었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관중이 사라지면서, 주최 측이 쳐놓은 펜스를, 이미림은 농구의 백보드처럼 활용했습니다.
일부러 공을 벽에 맞혀 홀과 거리를 좁힌 겁니다.
이 벽 덕분에 환상적인 '이글'로 연장 역전승을 이끌어낸 대회.
현지 언론은 오늘 이미림의 경기에 "마법 같은 쇼트게임"이라고, 또 "꿈의 시나리오"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영상그래픽 : 한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