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예배 모임이 이웃의 목숨을 위태롭게 하면 모이지 않는 게 신앙입니다." 최근 천안의 한 교회 목사가 이런 대자보를 내걸었죠. 코로나19가 번져가는 상황에서 여러 사람이 모여서 예배하는 걸 비판했는데, 이후에 이 목사가 폭행당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 교회로 중년 남녀가 찾아와서 "왜 애국 목사를 왜 괴롭히냐"며 때렸단 겁니다.
정영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찢어낸 달력 뒷면에 손으로 쓴 대자보.
천안 안서교회 고태진 목사의 글은 많은 공감을 얻었습니다.
대자보 앞에서 사진을 찍고 가는 사람도 생겼습니다.
그러던 지난 5일, 중년의 남성 1명과 여성 2명이 찾아왔습니다.
고 목사가 맞냐고 묻더니 갑자기 달려들었단 겁니다.
손엔 교회 마당에 있던 고무망치가 들려있었습니다.
[고태진/안서교회 담임목사 : 안녕하세요, 이러는데 남자 목소리가 맞네. 여자 한 분이 가까이 다가오는 걸 느꼈어요. 갑자기 퍽퍽퍽 소리가 나서 되게 아프더라고요.]
고 목사는 다른 여성은 자신에게 안기며 성추행이라 소리쳤고, 남성이 이를 휴대전화로 촬영했다고도 말했습니다.
목과 허리를 다친 고 목사는 이들이 한 말을 기억합니다.
[고태진/안서교회 담임목사 : 왜 애국 목사들 욕보이게 하냐고, 왜 선동질하냐고 저거(대자보) 순서 바꿔 놓으라고.]
애국 목사란 말은 일부 보수단체에서 흔히 전광훈 씨를 가리켜 쓰는 표현입니다.
고 목사는 자신을 때린 이들을 용서한다며 경찰에 신고하지 않겠다고했습니다.
다만 이런 피해가 더 있어선 안 될 것 같아 인터뷰에는 응했다며 마음이 아프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