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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밥그릇 지키기' 일부 동의…잘못된 방향으로 불만 표출, 아쉬워"

입력 2020-08-28 20:41 수정 2020-08-28 21:37

집단휴진 반대 목소리…수도권 대학병원 전공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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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휴진 반대 목소리…수도권 대학병원 전공의


■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뉴스룸>'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뉴스룸 / 진행 : 한민용


[앵커]

그런데 의료 현장에서는 집단 휴진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집단 휴진에 반대하며 병원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수도권 한 대학병원 전공의 한 분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요청이 있어 이름과 목소리는 공개하지 않겠습니다. 나와 계시죠?

[수도권 대학병원 전공의 : 안녕하세요.]

[앵커]

우선 지금 다른 전공의들이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 많이 바쁘실 텐데 이렇게 인터뷰 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바로 본론부터 들어가겠습니다. 지금 많은 전공의들이 집단 휴진에 동참하고 있고 또 사직서까지 쓰고 있는데, 반대하는 이유가 뭔지 궁금합니다.
 
  • '집단휴진' 반대하는 이유는


[수도권 대학병원 전공의 : 먼저 의사협회에서 말한 의사 수가 이미 충분하다는 데 좀 동의하기 어려웠습니다. 고령화도 진행돼서 의료 수요도 늘어날 것이고 지금도 지방에서는 의료시설이나 인력이 부족해서 치료 가능한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에 대해서 충분한 검증이나 내부 논의 없이 그냥 집행부에 이끌려서 단체행동으로 느껴지는 것에 불편함이 있었고 더욱이 지금은 코로나바이러스 유행 때문에 의료계가 때아닌 비상 상황인데, 어떤 다른 대안 같은 것도 없이 그냥 파업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의견이 표출되는 것도 좀 우려스러웠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의사 수가 이미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기 어렵고 또 지금 코로나 상황이 심각하기 때문에 좀 불편하다, 이런 말씀이신데요. 대부분 의사들은 의사 수를 늘리는 데 반대하는 것 아니었습니까? 그래서 국민들이 밥그릇 지키기 아니냐는 비판도 하고 있고요.

[수도권 대학병원 전공의 : 제가 생각하기에는 일정 부분 밥그릇 지키기 맞습니다. 사실 파업 초기 대전협에 소속되어 있는 모 대학병원 전공의 대표의 글에서도 의사 수가 늘어나면 의사의 희소가치가 떨어질 것이다라는 발언이 있었습니다. 의사들의 밥그릇 싸움이라는 지적도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주변의 전공의들과 대화를 해 보면 밥그릇 싸움이 전부는 아닙니다. 한약 첩약 급여나 원격의료 같은 것에 대한 문제의식에는 저도 동의하고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동안 쌓여왔던 이런 비인간적인 수련 환경에 대한 불만이 터져서 파업에 동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이런 수련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먼저 병원이 추가 인력을 고용하라거나 그런 쪽으로 싸움의 방향이 갔어야 하는데, 좀 다른 곳으로 잘못 표출된 것 같아서 좀 아쉬움이 있습니다.]

[앵커]

그런 좀 인력 문제를 해결하려면 결국에는 의사 수를 늘리는 방법밖에 없지 않나, 이런 생각이 좀 드는데요. 지금 정부 정책에는 대체로 동의를 하시는 편인가요?
 
  • 현재 정부 정책에 대한 생각은


[수도권 대학병원 전공의 : 그건 절대 아닙니다. 의사 수를 늘리고 그걸 이용해서 공공의료를 확충해야 한다는 큰 취지는 동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정부 정책으로는 필요한 곳에 의료 인력을 늘리기는 매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정책의 한 부분만 단적으로 얘기를 해 보면 지방에서의 의무 복무를 10년으로 명시해 놨는데, 그건 수련 기간에 포함합니다. 저희 같은 경우는 인턴 1년, 전공의 4년, 펠로우 2년을 마치고 나면 지방에서 2~3년 정도만 근무하고 다시 수도권으로 와서 일반 피부미용에 근무하는 그런 의사들만 늘리는 꼴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정부의 취지 큰 틀에는 동의를 하지만, 지금 정부 대책으로는 그 취지를 실현하는 데 좀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고 보시는 거군요. 혹시 이런 의견을 좀 다른 동료들에게 이야기했을 때 다른 동료들 반응은 좀 어떻습니까? 동의를 못 하나요?
 
  • 다른 동료들은 어떤 의견 갖고 있나


[수도권 대학병원 전공의 : 저의 의견에 일부 동의하는 동료분도 있고 소수지만 비슷한 생각을 가진 동료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좀 전체적으로 단체행동을 하는 분위기 속에서 공적인 자리에서 의견을 좀 나누기는 어려운 분위기입니다.]

[앵커]

안 그래도 선생님께서도 이름과 목소리는 공개하지 말라고 부탁을 하셨는데, 좀 이런 다른 의견을 좀 내면 압박을 좀 느끼십니까?

[수도권 대학병원 전공의 : 압박 있습니다. 아무래도 전공의들이 불이익을 실제로 감수하고 하는 행동이고 절대다수인 단체이기 때문에 서로를 보호받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이렇게 소수지만 이런 단체행동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하면 단체행동을 망친다고 생각하거나, 혹은 혼자 불이익을 받지 않으려는 이기적인 사람으로 낙인 찍히기도 하고 실제로 눈치가 많이 보이는 상황입니다.]

[앵커]

그렇기 때문에 개인적인 의견을 피력하기가 좀 어려운 상황이신 거군요. 알겠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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