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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담병원 간호사 "반찬 불평하며 전화기 집어던진 환자도"

입력 2020-08-25 20:44 수정 2020-08-25 22:05

안 그래도 힘든데…의료진 더 지치게 만드는 환자들
"'국가가 감금했다'며 입원 동의 않기도…업무 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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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힘든데…의료진 더 지치게 만드는 환자들
"'국가가 감금했다'며 입원 동의 않기도…업무 지체"


■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뉴스룸'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뉴스룸 / 진행 : 안나경


[앵커]

보신 것처럼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의료진들은 힘겨운 사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환자들이 가뜩이나 힘든 의료진들을 더 지치게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확진 판정을 받은 한 보수 유튜버의 영상부터 보시겠습니다.

['신의한수' 신혜식 대표 (유튜브 방송) : 오늘 방송하기 전부터 열이 받아서 오늘 대판 싸웠어요, 간호사하고. 지금 큰일 났어요. 외부 음식 반입 안 된다고 하지만 검역받아서 들어올 수 있는 거 깨끗한 것들 과일 같은 것들 넣어주면 안 됩니까.]

저희가 바로 간호사 한 분을 연결해서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서울에 있는 코로나 전담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간호사입니다. 경증환자들이 입원해 있는 병원인데요. 이름은 밝히지 않겠습니다.

앞서 저희가 영상으로도 보여드렸지만 실제 현장에서 물론 모든 환자들이 다 그런 건 물론 아니지만 좀 이렇게 무리한 요구나 행동을 하는 경우들이 있다면서요?
 
  • 음식 반입 등 '무리한 요구' 하는 경우는


[코로나 전담병원 간호사 : 저희는 간호사가 배식과 청소도 겸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반찬과 청소에 대한 컴플레인이 굉장히 많습니다. 아무래도 활동 반경이 좁은 환자들이 입원 중에 가장 직접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게 배식이나 병식이다 보니까 더 예민하게 반응하게 되지 않나 생각도 들고요. 실제로 있었던 일인데 왜 뜨거운 물 못 가져오게 하냐고 매일 뜨거운 커피 먹어야 되는데 그럼 한 잔 타주라고 얘기하시는 분도 있고 다른 데는 밥도 맛있는데 여기는 왜 맨날 세 가지 고기만 돌려 가지고 주냐고 조리법도 엉터리고 이렇게 못 해가지고 사람이 먹겠냐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저희는 이제 날카로운 물건이나 깨질 수 있는, 안전에 위해가 될 수 있는 물건은 반입 금지를 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제 참치 캔을 넣어달라고 얘기를 하셔서 저희가 그거는 안 된다고 얘기를 하면 그거에 대해서 좀 동의를 못 하세요. 그래서 참치를 종이컵에다가 담아서 드렸더니 전화기를 집어 던져서 박살 난 경우도 있었고요. 바닥에 수액이 한 방울이라도 떨어지면 당장 치우고 나가라고 여기는 청소도 제대로 안 하냐고 하시는 분들도 있었고 그리고 2인 1실에 대해서 지금 환자분들이 많이 증가했잖아요. 그래서 2인 1실 설명을 드렸더니 자기는 꼭 1인실을 쓰겠다고 얘기를 하면서 환자 들어오면 몸으로 밀치고라도 반드시 무조건 막아서 1인실을 사수하겠다고 얘기하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앵커]

그리고 최근에 8월 14일 이후부터 확진자가 확 폭증을 했잖아요. 그 이후의 상황은 좀 어떤가요?
 
  • 확진자 크게 늘어난 뒤 상황은


[코로나 전담병원 간호사 : 저희가 14일부터 입원 환자가 갑자기 늘게 되신 거예요. 그런데 그 3일 정도로 해서 한 75명 정도가 입원을 갑자기 하셨고. 그런데 그분들이 그냥 잘 입원이 되면 모르겠는데 입원에 대한 동의를 하고 오신 분들이 아니에요. 그러다 보니까 내가 왜 입원했는지 모르겠다 그러고 국가가 자기를 감금했다. 이런 얘기도 하시고 그런데 이게 입원이 동의가 안 되다 보니까 코로나 양성 나온 것부터 해서 하나부터 열까지 다 설명을 해드려야 되는데 방호복을 입고 나서 이걸 설명을 해드려야 되는 거예요. 그런데 입원하셨을 때 입원에 대한 또 설명을 해줘야 되는 것들이 있어서. 그런데 그것이 또 플러스가 돼서 이제 설명을 해줘야 되는 부분이라서 지금 너무너무 힘든, 그 과정이 너무너무 힘든 상황이죠.]

[앵커]

원래 하셔야 될 일을 넘어서 이제 더 부탁을 한다는 거잖아요.

[코로나 전담병원 간호사 : 그렇게들 묻습니다. 저희 열이 39도가 넘는데 해열제를 안 먹겠다고 저는 하나님이 지켜준다고 그렇게 얘기를 하시는 분들도 있어서 그럼 또 설득을 계속해야 되는 거예요, 제가.]

[앵커]

그것까지 간호사들의 몫이 되고 있는 건데, 그런 무리한 요구나 부탁을 할 경우에 다 웬만하면 들어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까?
 
  • '무리한 요구' 거부할 수는 없나


[코로나 전담병원 간호사 : 아무래도 간호사 이미지가 백의의 천사라는 이미지가 강하고 환자들이 또 약자라고 생각을 하게 되니까 싫은 소리를 좀 못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또 간호사들이 진짜 그런 거를 좀 잘 못하거든요. 저희가 또 공공병원이다 보니까 후에 민원이 또 들어오면 문제가 될까 봐 그런 문제도 있고 또 따지고 계속 보면 간호사 잘못처럼 될까 봐 그냥 덮고 가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앵커]

그리고 저희가 또 한 가지 짚어보고 싶은 게 최근에 이제 병실이 부족할 수 있다는 문제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 거기 계신 병원은 어떤가요, 괜찮습니까?
 
  • 늘어난 환자들…병상 문제는 어떤가


[코로나 전담병원 간호사 : 아까도 말씀드렸는데 확진자가 갑자기 늘게 되면서 원래 병실이 2인 1실이었는데 어제부터 이제 4인 1실로 하겠다라고 얘기를 하면서 병실에다 침대 더 집어넣을 수 있게 했거든요. 그래서 오늘 갑자기 어제까지도 116명이었는데 오늘 하루 만에 140명이 됐어요. 그런데 인력은 당연히 그대로니까 조금 더 많이 힘들어진 상황이고 지금 그런 부분이 조금 많이 힘들기는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저희가 다시 한 번 더 말씀드리는 건 당연히 모든 환자들이 다 이러신다는 건 아니겠죠. 저희가 앞서 설명해드렸던 그런 무리한 요구를 한다거나 이런 분들이?

[코로나 전담병원 간호사 : 제가 사건을 갖다가 이때까지 있었던 사례를 전부 다 말씀드린 거는 아니에요. 그런데 코로나가 있었던 게 2월부터잖아요. 저희가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것도 2월 말부터였는데 그다음부터 일어났던 일들을 모두 말씀을 드리는 거거든요. 지금 다 말씀 안 드린 것들도 있어요. 물론 이제 좋으신 분들도 엄청 많아요. 응원해주시고 잘 따라주시는 환자분들도 많은데 이제 이런 부분들이 자꾸 부각이 되면서 너무 힘들어하는 거죠. 처음에는 쉽게 넘어갈 수 있었던 문제들도 환자들이 너무 많아지니까 더 힘들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저희가 매번 덕분에를 외치고 있는데 다시 한 번 조금만 더 의료진들에 대한 존중이 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코로나 전담병원 간호사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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