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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섬 모리셔스 '기름 지옥으로'…피해 복구 총력|아침& 세계

입력 2020-08-17 08:53 수정 2020-08-17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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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지구촌 곳곳의 소식을 전문가의 깊이 있는 분석과 함께 전해 드리는 아침& 세계시간입니다. 지난달 25일 모리셔스 해역에서 좌초돼 기름 유출 피해를 일으킨 일본 화물선이 결국 3주 만에 두 동강 났습니다. 모리셔스 국가 위기 관리 위원회는 현지시간 15일 이 같은 상황을 공개하면서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모리셔스 해역에 좌초된 일본 화물선입니다. 선체 앞부분에 바닷물이 들어차면서 좌초될 때 생겼던 균열이 더욱 크게 벌어졌습니다. 모리셔스 당국은 선박에 남아있던 원유를 상당 부분 제거했지만 아직도 100t 가량이 남아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미 1000t넘는 기름이 유출됐고 남은 기름은 계속해서 흘러 나오고 있어 피해는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와이파이를 접속하려고 선박을 육지 가까이에 붙이려다가 산호초에 걸려서 좌초 됐다는 일본 화물선 선원들의 진술도 나왔습니다. '천국의 섬'이라는 별명을 가진 아프리카 인도양의 작은 섬나라 모리셔스. 하지만 이제 그 어디에서도 천국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게 됐습니다. 잿빛으로 변한 바다 위에서는 죽은 물고기가 떠다니고, 모래 사장은 시커먼 기름밭이 됐습니다. 수천 종의 생물은 멸종 위기에 놓였습니다. 현지 관광 업체 관계자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르우벤 필레이/모리셔스 관광업 관계자 : (사고 지역은) 멸종위기에 처한 그 지역 고유의 생물들이 있는 자연보호구역입니다. 분홍색 비둘기와 거대한 거북, 400년 된 나무가 그곳에 있습니다.]

모리셔스 주민들은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 발 벗고 나섰습니다. 머리카락이 기름 제거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지자 자발적으로 머리카락을 잘라서 기부하는 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름띠 확산을 막는 임시 방벽을 만들고, 양동이와 삽을 들고 나와 직접 기름을 퍼내기도 합니다. 자원 봉사에 나선 지역 주민의 말도 들어보시죠.

[모리셔스 주민 : (이곳은) 기름 유출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 중 하나일 것입니다. 여기 보시는 바와 같이, 카메라를 돌려 보겠습니다. 여기 이 맹그로브 숲 안을 보세요. 우리가 이걸 어떻게 다 치울 수 있을까요?]

모리셔스 당국은 환경 비상 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 보겠습니다. 윤상훈 녹색 연합 사무처장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사무처장님 안녕하십니까?

[윤상훈/ 녹색연합 사무처장: 안녕하세요.]

[앵커]

국내외 환경단체들은 모리셔스가 가장 끔찍한 환경 위기 상황에 놓였다고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해양 기름 유출이 단지 수질오염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건데 앞으로 어떤 피해들이 구체적으로 계속해서 발생할까요?

[윤상훈/녹색연합 사무처장 : 저희가 2007년도 12월달 태안에서 삼성, 허베이스피리트호 기름유출 사고 당시 사례로 피해를 유추해 볼 수 있는데요. 구체적으로는 당시 태안에서 전남 해안까지 타르 덩어리가 유입될 정도로 피해 범위가 상당했고 그리고 기름 제거에 쓰이는 유처리제에 의한 2차 피해 무시할 수 없을 겁니다. 그리고 어업과 관광업으로 생계를 꾸려가던 지역 주민들에게 심각한 물질적, 정신적 피해를 입힐 텐데 모리셔스도 마찬가지일 거고요. 그리고 기름유출로 인근의 양식장, 굴, 김, 바지락, 어패류가 다량 폐사했던 상황들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고 다양한 환경 피해 나타날 텐데요. 야생 동식물의 영양이라든지 물새와 산호 서식지 파괴된다든지 구체적 보호구의 지형 훼손들이 발생할 것이고요. 모리셔스는 생태계 파괴는 물론 현재 관광에 대부분 의존한다고 하고 있는데 아마도 국가 경제가 위기상황에 처할 것은 거의 뻔한 상황인 것 같습니다.]

[앵커]

모리셔스 주민들, 앞서 전해 드린 것처럼 피해 복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리셔스가 과거의 모습으로 완전히 돌아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겠느냐. 이런 우려들이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윤상훈/녹색연합 사무처장 : 맞습니다. 2007년 태안에서 발생해서 서해 전역을 덮친 기름띠가 거의 10년 만에 제거되었거든요. 생태계 복원되는 데도 빨라야 10년이고 현지에서는 30년 이상 예측을 하고 있습니다. 모리셔스 해변에 가득한 산호초와 맹그로브숲 그리고 이곳에 사는 물고기, 물새가 기름으로 다 뒤덮였는데요. 모리셔스 해변은 전 세계적으로도 아주 독특한 생태계 민감 지역이고 국제적 보호구역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주민 건강 피해도 좀 걱정이 되는데 사진이나 영상을 보면 방제복을 착용하지 않거나 심지어 마스크도 쓰지 않고 맨손으로 기름을 닦아내는 주민들을 볼 수 있습니다. 안타깝지만 당시 태안 사고 이후에도 몇 분의 주민들이 목숨을 스스로 끊기도 했는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주민 건강 피해, 충분히 올 수 있습니다. 대비를 해야 할 것입니다.]

[앵커]

그래서 모리셔스 당국은 국제사회에 도움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 그리고 우리가 지원할 수 있는 것들은 뭐가 있을까요?

[윤상훈/녹색연합 사무처장 : 가장 첫째는 방제이겠죠. 이번 사건이 인재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 정부가 방제에 최선을 다해야 될 것이라고 보여지고요. 둘째는 보상인데요. 아마도 국제 조약상 배상 책임은 일본 선수에 있고 기름 유출로 인해서 피해 배상액 최대 10억 달러, 1조 조금 넘을 텐데 이 보험에 가입되어 있습니다. 추정 피해액으로 방제 작업이나 어업양식장 피해, 관광 피해, 특히 환경 피해가 얼마나 되는지 이 피해 추정액을 산정을 하고 이걸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을 국제적으로 기울여야 될 것 같고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언론의 역할이 크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어떤 요구사항을 가지고 있고 어떤 부분이 힘든 건지, 생계대책에 대한 피해자 중심의 재난 정보를 좀 제공하고 피해 보상과 주민 건강 피해도 끝까지 추적이 될 수 있도록 보도돼야 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윤상훈 녹색연합 사무처장이었습니다. 신이 모리셔스를 먼저 창조하시고 그것을 본떠 천국을 만들었다. 작가 마크 트웨인은 모리셔스를 다녀온 뒤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천국의 섬이 지금은 그야말로 기름지옥으로 변했습니다. 모리셔스가 하루빨리 옛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모리셔스와 일본 정부는 물론이고 국제사회의 노력이 절실합니다. 지금까지 아침&세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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