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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계획 공유하는 택배노동자들…"처음 보는 광경이죠"

입력 2020-08-12 17:14 수정 2020-08-12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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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연합뉴스][출처-연합뉴스]
A씨는 3년째 택배기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주 6일 근무를 해왔습니다. 일요일 하루만 쉴 수 있었습니다.

그나마 더 쉴 수 있는 국가 공휴일 마저 없는 달에는 더 힘들었습니다.

특수고용노동자로 분류된 택배노동자는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못해 연차 등의 휴가 제도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 달에는 생각지도 않았던 휴가가 생겼습니다.

택배업계가 택배 노동자들의 휴식을 위해 14일(금) 하루를 택배 없는 날로 정했기 때문입니다.

광복절인 15일(토)과 원래 쉬는 일요일을 합치면 3일이나 쉴 수 있게 됐습니다.

A씨는 "(택배)터미널에서 만나면 휴가 계획에 대해서 서로 이야기한다"면서 "택배 일 시작하고 처음 보는 광경"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휴가계획은 아직 입니다.

밀린 피로를 푸는 게 우선이기 때문입니다.

A씨는 "피로가 너무 쌓여서 일단 집에 쉬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출처-연합뉴스][출처-연합뉴스]

'택배 없는 날'로 인해서 내일(13일)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주문한 상품은 다음 주 월요일(17일)부터 순차적으로 배송됩니다.

택배업계는 "긴급한 상품은 13일까지 배송이 가능한지 확인한 뒤 주문해달라"고 말했습니다.

'택배 없는 날'은 CJ대한통운과 롯데, 한진 등 대형 택배사와 우정사업본부(우체국)가 참여합니다.

쿠팡의 로켓배송과 SSG닷컴의 쓱배송, 마켓컬리의 샛별배송 등은 평소대로 배송 업무를 합니다.

유통업으로 분류되는 이 회사들은 택배업과 달리 배송 인력을 직접 고용하는 등 자체 배송망을 갖추고 있습니다.

해당 인력들은 주 5일 근무 등 근로기준법을 보장받고 있습니다.

반면 위탁운영제 기반의 택배노동자들은 개인사업자로 등록돼 연차 등 정해진 휴가가 없습니다.

특히 코로나19로 택배 물량이 급증하면서 휴식을 제대로 취하지 못해 피로를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전국택배연대조합 관계자는 "휴가로 3일 치 물량이 쌓이기 때문에 부담이 없는 건 아니다"면서 "하지만 재충전을 통한 효과가 현장에서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휴가를 다녀온 후 고객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택배 물량이 과도하게 쌓이는 것을 막자면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택배 주문 안 하기' 운동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JTBC 온라인 이슈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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