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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비만 오면 와르르…걱정거리 된 '태양광'

입력 2020-08-04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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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비 피해 소식 계속 전해드리고 있지요. 특히 갑작스럽게 닥치는 산사태도 문제인데요. 오늘(4일) 밀착카메라는 산 곳곳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 시설'들은 지금 어떤지 보고 왔습니다. 이게 무너져서 주변의 밭을 덮친 사례도 취재가 됐습니다.

비만 오면 걱정해야 하는 주민들을 연지환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취재진은 먼저 경기도 안성으로 향했습니다.

이곳엔 이날 하루 시간당 100mm 넘는 폭우가 왔습니다.

[주민 : 저 위쪽에서 흙물이 많이 쏟아졌어요, 저 위쪽에서.]

태양광 시설 설치 허가가 난 장소를 찾아가 봤습니다.

풀이 무성합니다.

산 비탈면을 따라서 물줄기가 흘러내리고 있습니다.

아래쪽엔 이런 흙더미와 돌들이 어지럽게 쌓여 있는데요.

태양광 발전 사업이 허가가 나서 곧 공사가 예정된 곳입니다.

반대편에는 나무가 모두 베어져서 잡초만 자라고 있습니다.

또 다른 시설, 배수로가 흙탕물을 내뿜습니다.

태양광 발전 시설 주변에는 이렇게 철제 울타리가 처져 있습니다.

그런데 조금 아래를 보면요.

물이 빠져나가는 배수로가 설치돼 있는데 지금은 집중 호우를 견디지 못하고 터져나간 모습입니다.

곳곳에 흙이 흘러내리는 걸 막기 위해서 검은 천도 덮어놨었는데 지금은 찢어져서 다 쏟아졌습니다.

취재진은 폭우 현장으로 계속 이동했습니다.

산사태를 알리는 문자가 날아듭니다.

태양광 패널이 깨져 나뒹굴고 있습니다.

흙더미에 파묻힌 것도 있습니다.

충북 충주에서도 하루 새 400mm 가까운 비가 왔습니다.

[주민 : 죽는 줄 알았어. 다 죽는 줄 알았어.]

기둥이 휘어져 형체를 알아볼 수가 없습니다.

시설을 둘러싸고 있던 울타리는 떠밀려온 흙에 무너졌습니다.

[손종성/주민 : '꽝' 소리가 나더라고. 그러다 보니까 저기가 무너지면서 태양광을 덮친 거예요.]

시설을 설치한 주민들은 할 말을 잃었습니다.

[손종성/주민 : 이거(태양광시설) 결딴나는 것보다 우리 두 내외가 사는 게 목적이더라고.]

[허순묵/주민 : 그때 권장해가지고 했죠. 우리 있는 돈 가지고 그냥 노후대책 한다고.]

근처 주민들은 비만 오면 불안하다고 말합니다.

[주민 : 불안해가지고 여기 주민들이 다 지금 마을회관에서 어르신들이 주무시는 거예요.]

[민송자/주민 : 산이 무르니까 그게 내리덮으면서 태양광을 덮친 거야. 그러니까 그게 무너져 앉은 거야.]

무너져버린 곳 사이로 물이 계속 쏟아집니다.

[심정희/주민 : 태양광이 들어와가지고 산이고 뭐고 다 깎아가지고 너무 보기가 안 좋아요. 만약에 여기에 나무랑 다 그대로 있었다면 이렇게까지는 아니었을 거라는 생각…]

[충북 충주시청 관계자 : 태양광 허가 자체가 나간 데가 수백 군데가 넘고 그러다 보니까 저희들이 다 돌 수는 없고, 크게 된 데 이런 데 위주로 우기 전에 점검을 돈 현황이 있습니다.]

잠시 비가 멈춘 충남 금산엔 커다란 절벽이 생겼습니다.

흙을 떠받치던 돌이 몽땅 무너진 겁니다.

[박서현/주민 : 이게 옹벽 쌓은 건데 다 무너진 거예요. 저기 지금 펜스 넘어가는 거 보이세요? 저 밑에. 저것도 지금 지반이 약하다는 거예요.]

흙은 바로 앞 인삼밭을 그대로 덮쳤습니다.

[박서현/주민 : (흙이 여기까지가 아닌 거죠?) 흙이 여기가 아니라 여기죠, 여기. 그런데 이만큼 흙이 쌓인 거잖아요.]

잎은 떨어지고 쓸려갔습니다.

남은 인삼 중엔 성한 게 없습니다.

시설 가까이 가봤습니다.

콘크리트 구조물과 쌓았던 돌들은 조각났습니다.

제 옆에 있는 흙더미가 무너져서 내려앉았습니다.

전기 장치의 밑동까지 다 드러나서 훤히 보이는 상황인데요.

집중호우를 견디지 못하고 흙이 쏟아져 내린 건데 입구를 막는 철제 울타리도 쓰러졌습니다.

[김순덕/주민 : 이 큰 산을 갖다가 헐어갖고 이걸 만든다는 게 이건 완전히 나라에 좋은 게 아니라…]

정부는 이번 집중호우 전 태양광 시설에 대한 안전 점검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비만 오면 깨지고 쓸려가는 곳이 많습니다.

반복되는 피해는 주민들 몫입니다.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태양광 시설은 주민들 안전을 위협하고 산을 병들게 할 수 있습니다.

친환경에너지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비가 내릴 때마다 산사태를 걱정해야 한다면 누가 이걸 반길 수 있을까요.

더 촘촘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VJ : 최진 / 영상디자인 : 배윤주 / 인턴기자 : 이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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