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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0시' 전범기업 자산 압류 시작…일, 보복 나서나

입력 2020-08-03 18:49

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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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오늘(3일) 자정이죠. 8월 4일 0시부로 일본 전범기업의 국내 자산에 대한 압류 절차가 시작됩니다. 지난  2018년 '일본의 전범기업인 일본제철은 징용 피해자 4명에게 1억 원씩을 배상하라'고 한 대법원판결의 후속조치입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모든 대응책을 검토했다"며 2차 경제 보복 조치를 예고했는데요. 관련 내용, 조익신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 '오늘 자정' 일본 징용 기업 자산 압류 절차 시작 >

8월 4일 0시, 오늘 자정부로 일본 전범기업에 대한 국내자산 압류절차가 시작됩니다. 우리 법원은 지난 6월, 일본제철의 합작사인 PNR 주식을 압류하겠다고 공시송달했습니다. 공시송달이란 소송 상대방 주거 불명 등의 이유로 전달하기 어려울 때, 법원 게시판이나 관보 등에 게재해 효력을 발생시키는 방법을 말하는데요. 그 기한이 4일 0시입니다. 오는 11일까지 항고하지 않으면 주식 압류 명령이 확정됩니다. 지난 2018년 대법원 판결이 실질적인 효력을 발휘하게 되는 겁니다.

[김명수/대법원장 (2018년 10월) : 원고들의 개인 청구권 자체는 청구권 협정만으로 당연히 소멸한다고 볼 수 없고 청구권 협정으로 그 청구권에 관한 대한민국의 외교적 보호권이 포기된 것에 불가함으로 원고들은 여전히 대한민국에서 피고를 상대로 소로써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다만, 일본제철의 자산을 실제로 현금화하기까지는 여러 절차가 필요합니다. 실제로 매각이 이뤄지는 시기는 연말이나 내년 초가 될 걸로 보입니다. 일본 정부의 반응은 예상대롭니다. 또다시 보복카드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대응책을 검토했다"며 "방향성은 확실히 나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구체적인 보복 조치들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관세인상, 송금중단, 비자발급 제한, 일본 내 한국 자산 압류 등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흔히 '학습효과'라고 하죠? 지난해 일본이 취한 경제보복 조치, 되레 부메랑이 됐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한때 잘 나가던 일본 브랜드, 유니클로. 이달에만 강남점을 비롯해 매장 9개를 닫는다고 합니다. 대신 일본의 소재부품 업체들은 한국으로 몰려오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탓에 우리가 죽겠다며 '탈일본화'에 나선 겁니다. 그럼 우리 기업들의 사정은 어떨까요? 대한상공회의소가 조사한 결과입니다. 84%가 '피해가 없었다'고 답했습니다. 정부의 과감한 투자로 국내 소재·부품·장치 산업은 오히려 부흥기를 맞았습니다.

[산업현장 방문 간담회 (지난달 9일) : 대한민국은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아 '글로벌 첨단소재·부품·장비 강국'으로 도약해갈 것입니다.]

일본 정부와 달리 일본 언론은 그래도 교훈을 좀 얻었나 봅니다. 일본 정부가 또다시 보복을 예고하자 "비자 발급 제한이나 금융 제재 등은 일본의 기업이나 국민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우리 정부는 이미 일본의 2차 보복 시나리오에 맞춰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눈에 눈, 이에는 이'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맞대응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들어올 테면 들어오라는 겁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75주년 8·15 광복절 경축사에 어떤 메시지를 낼지도 관심입니다. 지난해에는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극일의 의지를 다졌습니다.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 (지난해 8월 15일) : 지금까지 우리는 선진국을 추격해 왔지만 이제는 앞서서 도전하며 선도하는 경제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에 맞서 우리는 책임 있는 경제강국을 향한 길을 뚜벅뚜벅 걸어갈 것입니다.]

일본의 2차 보복 카드, 그럼 언제쯤 꺼내게 될까요? 일본 언론에선 실제 자산 매각이 이뤄지는 시점, 그러니까 올해 말이나, 내년 초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선 아베 총리 내각의 지지율이 변수라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오늘 일본 언론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입니다. 일본 국민 열 명 가운데 6명이 아베 내각에 등을 돌렸습니다. 지지한다는 의견은 35.4%에 그쳤습니다. 2기 아베 정부가 들어선 이후 가장 낮습니다. 때문에, 아베 총리가 지지율 반등을 위해 '2차 보복 카드'를 일찍 꺼내 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일본 전범기업의 자산 압류 절차가 시작되는 내일, 8월 4일은 27년 전 고노 담화가 발표된 날이기도 합니다. 당시 일본 정부는 위안부에 일본군이 관여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하며 피해자들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습니다. 담화를 발표했던 고노 요헤이의 아들은, 지난해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대해 이런 주장을 했습니다.

[고노 다로/당시 일본 외무상 (지난해 7월 19일) : 한국 측 제안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으며… 그걸 모른 척하면서 새삼 제안하는 것은 대단히 무례합니다. 구조선반도 출신 노동자 문제(강제징용 문제)와 다른 문제를 연계하지 마십시오. 한국 여론에 이상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아버지의 사죄와 아들의 적반하장, 어쩌면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일본의 두 얼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장마에 열기 식나?…민주당 전당대회 흥행 '비상' >

176석, 거대여당의 새 수장을 뽑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한창입니다. 제주와 강원, PK와 TK지역을 순회했습니다. 3명의 당 대표 후보들은 가는 곳마다 뜨거운 표심 경쟁을 벌였습니다.

[이낙연/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어제) : 대구·경북은 정치적 소외감을 호소하고 계십니다. 제가 대표가 된다면 지명직 최고위원 중에 영남 안배를 반드시 하겠다는 약속을 이 자리에서 가장 먼저 여러분께 드립니다.]

[김부겸/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어제) : 제가 당대표가 되면 아마 전국에서 다 좋아할 걸요. 서울에서 대구에서 부산에서 광주에서 그리고 아마 속초에서 제주에서 좋아할 겁니다.]

[박주민/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어제) : 전환의 시대를 열고,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국민과 함께하는 정당을 만들겠습니다.]

그런데, 후보들의 뜨거운 열기와 달리 좀처럼 전당대회 분위기가 뜨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대규모 현장집회가 열리지 않는 데다 부동산 문제 등 대형 이슈가 잇따라 터지며 관심에 밀려났다는 평가입니다. 여기에 장마까지 이어지며 전당대회 열기를 식히는 모양샙니다. 당 지도부도 걱정이 큰가 봅니다. 전대 흥행을 위해 오는 8일, 호남지역 유세 때부터 이해찬 대표가 직접 행사를 챙기기로 했습니다. 이 대표의 출격이 흥행에 도움이 될지는 지켜봐야겠습니다.

이런 와중에 당 대표 후보들보다 더 눈길을 끈 인사도 있습니다. 이재명 경기지사입니다. 김부겸, 이낙연 후보를 잇따라 만나며 본인의 몸값을 올렸습니다. 차기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이낙연 후보와 양강구도를 형성한 것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이 지사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중립을 선언했습니다.

[이재명/경기도지사 (JTBC '뉴스룸' / 지난달 28일) : 그분 대통령 되셨을 때 '저 당대표 할 때 방해했지' 이렇게 섭섭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어떤 이유로도 한쪽을 편드는 게 크게 저한테 도움이 안 되는 건 분명하죠.]

장외에서 이 지사가 치고 나가면서, 민주당 전당대회는 '어대락' 어차피 대표는 이낙연이란 인식이 더 굳어졌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 경쟁 구도는 이낙연 대 이재명이란 생각이 퍼지면서, 이낙연 대세론이 강화됐다는 겁니다.

여론조사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읽힙니다. 이낙연 후보가 40%에 가까운 지지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어 김부겸 후보 21.8%, 박주민 후보 15.7%를 기록했습니다. 2위와 3위 경쟁이 오히려 더 눈에 띕니다. 

당대표 경선과 함께 치러지고 있죠. 최고위원 경선에선 웃픈 실수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원욱/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 (지난 1일) : 문재인 정부의 성공은 바로 정권교체에 있습니다. 탄핵을 성공시켰듯이 공수처법을 성공시켰듯이 정권교체를 이루어 문재인 정부를 성공시키겠습니다. 여러분.]

여당 최고위원 후보가 정권교체를 외친다, 본인도 뒤늦게 실수란 걸 알았던 모양입니다. "탄핵 때 정권교체라는 말을 수도 없이 외쳤더니 그게 아직도 베어 있다"며 "습관이 무섭다"고 따로 해명을 했습니다. 김종민 후보도 구설에 올랐습니다. 바로 이 발언 때문입니다.

[김종민/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 (지난 1일) : 김경수 지사님, 법사위에서 혹시 경남을 위해서 할 일 혹시 없나요? 예, 있으면 언제라도 연락 주시면 제가 바로바로 앞장서서 뛰겠습니다.]

일부 언론에서 재판 중인 김 지사를 위해 법사위에서 뛰겠다는 게 무슨 말이냐, 지적이 나왔는데요. 김종민 후보는 재판과 관련된 말은 어디에도 없었다며 '견강부회'라고 반박했습니다. 앞뒤 문맥을 보라는 겁니다. 그래서 찾아봤더니, 문제가 된 발언을 하기 전 이런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김종민/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 (지난 1일) : 우리 앞에 후보님들께서 상임위 활동하시면서 경상남도를 위해서 훌륭한 일들을 많이 하셨는데, 저는 법사위에 있었습니다.]

김 후보 입장에선 조금 억울할 수도 있을 듯합니다. 오늘 제가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오늘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오늘 자정' 일본 징용 기업 자산 압류 절차 시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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