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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설명서] 등산하거나 자전거 탈 때 스피커 틀어도 되는 걸까?

입력 2020-07-24 09:03 수정 2020-07-24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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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설명서] 등산하거나 자전거 탈 때 스피커 틀어도 되는 걸까?


산과 들, 강변에서 등산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건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조용한 자연 속을 걷거나 달리며 풍경을 즐기기도 하죠.

코로나 시대에 야외로 나가는 시민들이 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부딪히는 문제, 바로 스피커족입니다. 많은 이들이 여러 의견을 내주셨습니다. 기사에 담지 못한 얘기들을 정리해보겠습니다. 



머리 위로 드리운 나무에서 소용돌이치는 나뭇잎들을 바라봅니다.

잠깐 오르던 걸음을 멈추고 피톤치드와 풀내음에 코를 킁킁거려보기도 하고, 새 울음소리에 귀를 기울여보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시끄러운 음악 소리가 들려옵니다.

소리의 방향을 찾기 위해 고개를 돌리다보니 한 등산객이 스피커를 크게 틀어놓고 하산 중입니다.

거리낌 없이 그는 "즐거운 산행되세요"라고 활기차게 인사를 건네며 저를 지나칩니다.

'음악을 들으려면 혼자 듣지…왜 스피커를 틀어서 내 정취를 방해하는 걸까? 다른 사람을 의식하기나 하는 걸까?'

이런 분들도 계시니까요.

 
[취재설명서] 등산하거나 자전거 탈 때 스피커 틀어도 되는 걸까?
(네? 좋아서 따라간다고요?)

 
[취재설명서] 등산하거나 자전거 탈 때 스피커 틀어도 되는 걸까?
(모두가 산에서 찬송가를 듣고 싶은 건 아니거든요…) 
 
 
산에선 조용히 걷기만 하라고 할 순 없습니다.

차라리 대화소리로 왁자지껄한 등산객들이라면 괜찮습니다.

하지만 스피커 소음은 어떨까요? 왠지 불편합니다.


■ 자연공원법상 스피커는 사용 금지라는데…

그렇다면 산에서 스피커를 트는 건 불법일까요?

답은, "그럴 수도 있다"입니다.

우리 자연공원법 29조를 살펴볼까요.

 
[취재설명서] 등산하거나 자전거 탈 때 스피커 틀어도 되는 걸까?

공원관리청은 공원구역에서의 업과 그 밖의 행위를 제한하거나 금지할 수 있습니다.

관리청인 국립공원공단에선 다음과 같은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취재설명서] 등산하거나 자전거 탈 때 스피커 틀어도 되는 걸까?

소음을 유발할 수 있는 도구를 지니고 입장하는 행위?

즉, 스피커는 소지하고 있는 것 만으로도 법 위반이 될 수 있습니다.

자연공원법상에는 과태료 부과 규정도 있습니다.

 
[취재설명서] 등산하거나 자전거 탈 때 스피커 틀어도 되는 걸까?

이를 토대로 국립공원공단이 만든 과태료 규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취재설명서] 등산하거나 자전거 탈 때 스피커 틀어도 되는 걸까?

1회 적발에 10만원, 결코 가벼운 금액이 아닙니다.

다만, 실제로 소음 단속을 하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산에 오를 때마다 단속원이 가방 안을  뒤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싫어도 참을 수밖에 없는 걸까요?

그런데 흡연과 비슷한 것이라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예를 들어 산을 오르는 길에 담배를 피우는 사람을 보는 경우, 대부분은 따가운 눈치를 주거 나 심지어 더 적극적으로 "여기서 담배를 피우면 안 된다"고 경고를 하기도 하죠.

흡연은 같은 법률 27조에서 금지하고 있으며 과태료 금액도 1회 10만원~3회 30만원으로 스피커 등 이른바 소음 유발 도구를 지니고 오는 행위와 처벌 수위가 비슷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스피커를 틀어두는 사람에게 "법을 어기고 있는 것"이라고 주의를 줄 수 있는 것이죠.

*사족
: 물론 현행법이 '흡연'을 명시적으로 다루는데 반해, 스피커 소음은 모호합니다. '소음을 유발하는 도구'로 표현해 도구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어디까지나 국립공원이나 도립공원 등 '공원'으로 지정된 산에 한정됩니다.


그렇다면 자전거는 어떨까요. 자전거가 틀어두는 스피커는 불법일까요?

■ 자전거의 스피커는 불법이 아닙니다.

자전거도 도로교통법상 '차'에 해당하지만 차 운전자의 소음 발생과 관련한 도로교통법상 금지 규정은 다음 밖에 없습니다.

 
[취재설명서] 등산하거나 자전거 탈 때 스피커 틀어도 되는 걸까?


하지만 자전거 운전자들이 크게 틀어 둔 스피커 소리에 대해선 시민들의 반응이 좋진 않습니다. 실제로 밀착카메라에서 다룬 기사에 많은 댓들이 달렸는데, 불편하다는 의견들이 많았습니다.

 
[취재설명서] 등산하거나 자전거 탈 때 스피커 틀어도 되는 걸까?


수많은 자전거 이용자들이 스피커를 쓰는 이유는 뭘까요?

취재진은 한강시민공원(반포지구+여의도지구)에서 스피커를 크게 틀고 가던 80명(산행 20명)을 인터뷰하며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취재설명서] 등산하거나 자전거 탈 때 스피커 틀어도 되는 걸까?


이어폰은 위험하거나 불편하다는 의견이 67%로 가장 많았습니다.

 
[취재설명서] 등산하거나 자전거 탈 때 스피커 틀어도 되는 걸까?

취재해보기 전에 저도 '특정 연령대에서 스피커를 많이 사용하지 않을까?'라는 편견을 갖고 있었습니다.

실제론 달랐습니다. 전 연령대에서 스피커를 사용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물론, 이 설문조사는 연령별 스피커 사용 빈도나 비율을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취재설명서] 등산하거나 자전거 탈 때 스피커 틀어도 되는 걸까?

이어폰을 사용하는 것이 위험할까요?

자전거를 탈 땐 주변소리를 듣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한강에서 탈 땐 자전거 도로가 넓지 않아 주변 자전거 이용자들과 소통이 필요할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지나갈게요!" 라고 외치는 것이 일반적이고 자전거벨을 울리기도 합니다.

이를 들으면 뒤에서 오는 자전거가 앞으로 지나칠 수 있도록 오른쪽으로 붙는 것이 안전수칙입니다.

실제로 자전거 속도가 시속 20km를 넘나들기 때문에 부딪히면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때문에 소리를 듣는 것이 안전을 위해 가장 중요합니다.

도로에서의 주행은 더욱 그렇습니다. 주변 차 소리를 듣는 것이 사고 예방을 위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취재설명서] 등산하거나 자전거 탈 때 스피커 틀어도 되는 걸까?
 
[취재설명서] 등산하거나 자전거 탈 때 스피커 틀어도 되는 걸까?


그렇다 보니 스피커를 '경적'처럼  이용한다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취재설명서] 등산하거나 자전거 탈 때 스피커 틀어도 되는 걸까?


하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소음으로 인식될 정도라면 스피커 사용을 정당화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취재 중에 살펴본 대다수의 자전거 이용자들은 음악을 듣지 않거나, 들어도 이어폰을 쓰고 있었습니다.

현장에서 나흘 동안 살펴본 바로는 스피커를 사용하는 사람이 20명 중 1명 꼴에 불과했습니다.

이어폰을 사용하는 사람은 10명 중 2명 정도, 대다수는 아예 음악을 듣지 않고 자전거를 이용했습니다.

자전거 스피커 소음에 대한 결론을 내보겠습니다.

(1) 불법은 아니다
(2) 이어폰 사용은 위험할 수 있다 (바깥 소음을 완전히 차단하지 않도록 작게 사용)
(3) 스피커를 사용하려면 주변 시민들이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소리를 줄여 사용해야 한다.

음악을 듣고 싶은 마음과 스피커를 사용하려는 이유도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함께 사는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이 불편하다면 나의 행동에 대해 한 번쯤 고민해볼 필요가 있겠죠? 밀착카메라 정원석이었습니다.

*사족
요즘 이어폰이 정말 다양해졌습니다. 직접 귀에 꽂아 고막에 음악소리를 전하는 전통적인 이어폰 외에도 간접적으로 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첨단(?) 기술이 접목된 이어폰 등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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