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피해 호소인' 표현은 명예훼손"…시민단체, 이해찬 고발

입력 2020-07-16 18:29 수정 2020-07-16 18:47

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사건 고소인을 '피해자' 대신 '피해 호소인'으로 지칭한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시민단체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됐습니다. "'피해호소인'이란 표현은 일방적으로 피해 사실을 주장할 뿐이라는 부정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피해자 측에서 보도자료를 추가로 냈는데 기쁨조와 같은 역할을 했다. 이런 내용이 있고요. 상세한 사례가 적혀있습니다. 신 반장 발제에서 관련 내용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지난 9일 오전 10시 10분경입니다. 종로구 가회동의 서울시장 공관 앞 골목길로 양복 차림의 한 남성이 걸어 나옵니다. 고 박원순 전 시장의 마지막 비서실장인 고한석 전 실장입니다. 

그리고 약 30분 뒤, 똑같은 장소의 CCTV 화면에 박 전 시장이 포착됐습니다. 모자를 쓰고, 등산 배낭을 멘 차림이었죠. 택시를 타고 와룡공원으로 이동했고, 이후엔 걸어서 북악산 자락까지 이동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고한석 전 비서실장은 오후 1시 39분, 박 전 시장과 5분 정도 통화를 했습니다. 오후 3시 49분, 박 전 시장 휴대전화는 성북동 핀란드대사관저 인근에서 꺼졌습니다. 오후 5시 17분, 박 전 시장이 딸이 112에 실종신고를 합니다. 고 전 실장은 어제 경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습니다. 

[고한석/전 서울시장 비서실장 (어제) : (마지막으로 공관에서 어떤 대화 나누셨는지) 그거는 이제 경찰에 다 말씀드렸으니까요. (임순영 젠더특보가 보고한 사실 알고 있으셨나요?) 아니요. (모르고 있으셨나요?) 예, 잠시만요. 아 택시 여기 있구나. (임 특보가 아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신 상태에서 공관을 가신 거예요?) 그렇죠. (그 내용은 오전에 말씀 전혀 안 하셨어요?)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뭐 구체적인 조사나 이런 게 있으면 거기서 참고하시고…(젠더특보가 아니면 누구한테 보고받으신 거예요? 얘기를 해주시죠.)]

서울시 관계자들의 행적은 박 전 시장이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사실이 유출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밝힐 단서가 될 겁니다. 

먼저, 고소장이 접수된 건 8일 오후 4시 30분쯤인데요. 그런데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별 보좌관은 그보다 1시 간 반 전인 오후 3시 박 전 시장을 직접 만나 "불미스러운 일이 있느냐"고 물었다고 직접 밝혔습니다. 다만 "소장 접수는 몰랐다. 나중에야 알았다"는 입장이죠. 

[황인식/서울시 대변인 (어제) :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젠더특보께서만 확인할 수 있는 사안이라서 대단히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젠더특보께서 이거는 직접 말씀을 해야 될 부분이고…]

8일날 밤, 박 전 시장은 서울시 구청장들과 만찬을 가졌습니다. 저녁 9시 10분쯤 끝났다고 합니다. 그 후, 임순영 젠더특보를 포함한 비서실 최측근들과 회의를 가졌는데, 이 회의 장소는 가회동 공관 또는 서울시청 또는 제3의 장소로 관계자들의 설명이 엇갈립니다. 어쨌든 회의가 있었던 건 맞고요. 시점상 고소인의 참고인 조사가 한창 진행 중인 와중에 이뤄졌습니다.

[이미경/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지난 13일) : 이 사건은 고소와 동시에 피고소인에게 수사 상황이 전달되었습니다. 서울시장의 지위에 있는 사람에게는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증거인멸의 기회가 주어진다는 점을 우리는 목도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국가 시스템을 믿고 위력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고소할 수 있겠습니까?}]

누가, 언제, 어떻게 알았느냐. 경찰은 고 전 실장에 이어 비서실 관계자 등 주변 인물을 추가로 조사하는 한편, 박 전 시장 명의로 된 총 3대의 휴대전화도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진행합니다. 검찰 수사도 시작됐습니다. 대검찰청은 유출 의혹을 포함한 고발장 4건을 서울중앙지검에 배당했습니다. 중앙지검이 담당 부서를 지정하고 직접 수사할지, 경찰에 수사 지휘할지 결정하게 됩니다. 

또 다른 고발건인데요. 성추행 의혹 고소인을 '피해자' 대신 '피해 호소인'으로 지칭한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됐습니다. 피해 호소인, 말 그대로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이란 뜻이니, 단어의 사전적 의미만 놓고 보면 피해자의 주장을 부정한다고 볼 순 없습니다. 하지만 맥락을 봐야겠죠. 민주당은 과거 당 인사들의 성 관련 의혹 사건에서 모두 법률 용어인 '피해자'를 사용했습니다.

[추미애/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2018년 3월 5일) :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안희정 지사에 대한 뉴스 보도에 대해서 당대표로서 피해자와 국민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해찬/더불어민주당 대표 (4월 27일) : 민주당 소속 부산시장이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을 저질러 사퇴하게 된 것에 대해서 피해자분과 부산 시민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당대표로서 깊이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모두 법적 판결이 내려지기 전, 관련 의혹이 드러난 직후 나온 사과문입니다. 그런데, 이번 사안을 두고 민주당과 서울시는 모두, "피해 호소인께서 겪으시는 고통에…", "피해를 호소한 직원의 고통과 아픔에 공감하고…"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왜 같은 사안에 다른 표현을 썼을까요? 민주당은 자기방어를 할 가해자가 없기 때문이라 했고, 서울시는 공식적으로 시에 접수하면 용어를 바꾸겠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이해찬 대표를 고발한 시민단체 측은 "'피해호소인'이란 표현은 피해자가 일방적으로 피해 사실을 주장할 뿐, 박 전 시장의 성폭력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는 부정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해찬 대표가 가해자가 누구 편인지에 따라 달라지는 선택적 피해자 중심주의로 2차 가해를 하고 있다"고 주장과 함께요.

여성가족부가 뒤늦게 침묵을 깼습니다. "법상 '피해자'가 맞다"면서 "소관 법령에 따라 피해자 지원기관을 통해 보호?지원받는 분들은 피해자로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여가부 역시 지난 14일 공식 입장문에서 피해자를 '고소인'이라고 칭해, 성범죄 피해 보호 주무 부처로서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여가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선출직 공무원의 성범죄에 실현 가능한 대처 수단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정리합니다. < '피소 유출 의혹' 수사 본격화…"'피해 호소인'은 2차 가해" 시민단체, 이해찬 고발 > 입니다.

관련기사

이미 시청 떠난 '별정직' 상당수…서울시 조사 가능할까 이해찬, 첫 직접 사과…당 차원 진상조사엔 선 그어 침묵 깬 서울시 "진상 규명 민관합동조사단 꾸릴 것" 경찰, 휴대전화 분석…'마지막 통화' 전 비서실장 조사 "피해자 쪽 움직임 미리 아는 과정에 여당 의원도 개입"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