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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야외서 쿵쿵…음악 틀고 달리는 '스피커족' 왜?

입력 2020-07-13 21:10 수정 2020-07-13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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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전거 타거나 등산을 하다 보면 라디오든 음악이든, 스피커를 크게 틀고 다니는 사람들 종종 마주치죠. 그러지 말아달란 지적은 여러 차례 있어 왔는데요. 계속 그러는 사람들은 또 나름의 어떤 이유가 있는 건지 밀착카메라가 백 명을 만나서 들어봤습니다.

정원석 기자입니다.

[기자]

주말을 맞은 한강 시민공원에 나와 있습니다. 

너무 쨍쨍하지도 않고 바깥 활동하기에 날이 좋다 보니 공원에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나와 있는데요.  

거칠 것이 없는 한강 공원은 그야말로 자전거 타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최고의 장소입니다.

강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자전거들.

남녀노소, 주중 주말 가릴 것 없이 한강에선 낯익은 풍경입니다.

그런데 질주하는 자전거와 함께 따라오는 음악 소리.

한두 대가 아닙니다.

스피커를 튼 채 달리는 자전거를 쫓아가 봤습니다.

[스피커밖에 없는데요. (이어폰 안 쓰시는 이유는?) 위험하니까요.]

[기분 업그레이드하려고, 내 기분. 이어폰은 상대편 얘길 못 들어요.]

[친구랑 노래 같이 들으려고…]

자전거 한 무리.

노랫소리를 따라갔더니 쉬는 동안에도 음악을 계속 틀어 둡니다.

[A씨 : 우리가 음악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아요. 음악을 들으면서 자전거 페달에 더 힘이 실려서 더 즐겁게 속도도 낼 수 있고…]

소리를 키워 부딪힐 수 있는 위험을 알리는데 사용하기도 합니다.

[B씨 : (스피커 틀고 다니시는 이유를 혹시 여쭤봐도 될까요?) 경적이요. (경적이요?) 네, 부딪히지 않게. 너무 시끄럽나요?]

[C씨 : 욕하는 사람들도 있겠죠. 근데 그것보다는 사고 위험성이 더 크기 때문에 따릉이들이나 초보자들 막 갑자기 튀어 들어오는 경우가 너무 많아요.]

스피커를 쓰는 사람들은 음악은 들어야겠고, 이어폰은 불편하거나 위험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스피커를 쓰는 사람들은 소수이죠. 

대다수는 이런 개인용 음향 장비를 쓰거나 아예 음악을 듣지 않는데요. 

그런 분들 얘기도 들어보겠습니다.

[윤영필/서울 월계동 : 저도 그렇게 크게 들으면서 타고 싶지만, 참고 그냥 타는 거거든요. 너무 크게 해놓으면 본인은 좋지만 다른 사람들한테 피해가 갈 수 있죠.]

[임만재/경기 남양주시 : 동호회에서 틀어놓고 다니더라고. 보기엔 안 좋아요. 너무 시끄럽게 하면 보기 안 좋죠.]

자전거는 금방 지나가는데 괜찮지 않겠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유지우/서울 자양동 : 본인의 자유고 소리가 시끄러워도 빨리 지나가서 잠깐만 사람들이 이해해주면 된다고 생각해서…]

서울시 조례상 한강공원에서 지나친 소음을 낼 경우 과태료를 물 수 있지만, 실제 단속을 하진 않습니다.

[공원 질서단속원 : 자전거에 대해서 지금 소리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없잖아요. 소음은 우리가 단속하는 항목이 아니죠.]

흔히 접하는 스피커 소음은 이런 자전거를 타는 상황 외에도 또 있죠. 

바로 이렇게 조용한 산행을 할 때에도 스피커 소음은 불청객처럼 들려오곤 합니다.

조용한 산길을 걷는 사람들 사이로 스피커 음악 소리가 흘러나옵니다.

[뽕짝 노래는 싫어하지만, 세미 클래식은 좋아하죠. (다른 사람들도 좋아해요?) 네. 뒤에서 살살 따라와요.]

[혼자서 올라오면서 가면서 은혜받고 이렇게]

스피커를 트는 이유는 각각이지만, 아무래도 자전거에 비해선 주변의 불만이 더 큽니다.

[박준범/서울 길동 : 자기는 좋지만, 옆에서는 고문입니다. 요즘에는 이어폰도 있고 하니까 좀 하고 다녔으면 하는 생각 많이 해요.]

[강경완/서울 우면동 :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는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용한 걸 원해서 산행을 한다든지 자전거를 타는 분들이 계시는데…]

취재진은 나흘간 자전거를 타거나 등산을 할 때 스피커를 켜둔 사람 100명에게 그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이어폰은 주변 소리를 들을 수 없어 위험하다는 의견이 38명으로 가장 많았고, 장시간 이어폰을 끼고 있는 것이 불편하다는 사람도 29명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연령대는 1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스피커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안전상의 이유 또는 청력의 문제 때문에 이어폰을 쓰기 어려운 점도 개인에겐 중요한 문제입니다. 

다만, 스피커 소리가 너무 크면 자연과  일상을 즐기는 이들에겐 소음일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아야겠습니다. 

(VJ : 박선권·최진 / 영상디자인 : 배윤주 / 인턴기자 : 이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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