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고 최숙현 선수가 세상을 떠나고 부끄러움을 느낀다는 선배, 동료 체육인들이 많았습니다. 오늘(11일) 새벽 한강에선 철인3종을 즐기던 이들이 모여 최숙현 선수를 추모했는데요. 슬픔에 앞서 체육계에 대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습니다.
김나한 기자입니다.
[기자]
이른 아침 사이클 복장을 한 사람들이 반포 한강공원에 모였습니다.
상자에 담긴 흰 국화를 들어 등 뒤 유니폼에 꽂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을 적은 메모지는 한쪽 게시판에 붙입니다.
길게는 십수 년씩 철인3종을 즐겨온 동호인들이 고 최숙현 선수 추모 사이클을 위해 모인 자리.
한 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글을 보고 모인 마흔 명 '철인'들은 오늘 처음 보는 사이임에도 같은 마음입니다.
[윤미진/서울 서초구 : 너무 후진적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말도 안 되는, 21세기에…]
이미 없어졌을 거라 생각했던 훈육으로 포장된 폭력에 분노했습니다.
[오영환/서울 중구 : 폭력은 안 되죠. 감독님에게 혼날 수는 있죠. 폭력은 아니죠.]
앞서 운동을 시작한 선배로서의 부끄러움도 숨기지 않았습니다.
[이순철/경기 구리시 : 저도 수영을 가르치는 지도자 입장에서 만연하게 봐 왔던 것들이라, 쉽게 고쳐지지 않는게 저도 체육인으로서 되게 많이 부끄럽고.]
[배미경/서울 강동구 : 저희가 멘탈 자체를 바꿔야지 바뀌지, 그냥 말로만 이렇게 해서는 아니라고 봐요.]
모두 이번에야말로 체육계가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강민석/서울 은평구 : 조금 많이 사건들이 밝혀지고, 올바른 길로 인도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못다 한 말들은 꾹꾹 눌러 쓴 추모 메시지, 자전거를 타는 내내 등 뒤에 꽂고 있던 국화 한 송이에 담았습니다.
(영상그래픽 : 김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