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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깨끗해진 계곡? '평상·자릿세' 불법영업 여전

입력 2020-07-08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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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8일) 밀착카메라는 계곡으로 가봤습니다. 해마다 전해드리는 소식이지만 전해드릴 때마다 올해는 과연 달라졌을까 싶으시지요. 경기도는 시민들한테 계곡을 돌려주겠다고 전쟁을 선포했지만, 눈을 조금만 돌려보면 아직도 무단으로, 불법으로 계곡을 점령하고 영업을 이어가는 곳들이 많습니다. 뜯어낸 곳은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연지환 기자입니다.

[기자]

수십 개의 평상이 늘어서 있습니다.

천막과 시설들이 계곡을 메웠습니다.

2년 전 경기 남양주 수락산 자락 모습입니다.

현재의 남양주 청학동 계곡의 모습입니다.

깨끗한 계곡에서 아이들이 물장구를 치고 놉니다.

[이영일/경기 남양주시 진접읍 : 옛날에는 워낙 식당들이 자릿세 받고 해서 여기 올 생각을 아예 안 했죠.]

수십 년 동안 불법 영업 시설들 때문에 몸살을 앓던 이 청학동 계곡은 불법시설이 철거되면서 자릿세를 내지 않고도 이용이 가능해졌습니다.

옆에는 이런 모래사장까지 생기면서 이른바 '청학 비치'로 거듭났는데요.

취사도, 야영도 할 수 없고 앞으로는 사람을 상주 시켜 불법 행위를 단속할 계획입니다.

이번 여름 다른 곳 상황은 어떨까요.

밀착카메라가 현장 점검했습니다.

경기도 양주로 향했습니다.

계곡 주변 자리가 있다는 현수막이 눈에 띕니다.

[식당 관계자 : 여기 드시고 내려가서 노는 건 상관없어요. (음식 안 시키면?) 그건 좀 어렵죠.]

근처 식당이나 찜질방을 이용해야 그늘막을 쓸 수 있습니다.

[식당 관계자 : 숯가마를 이용하시든가. (이렇게) 해놓은 이유는 가마에 왔다 갔다 하시는 분들 그늘 해드리려고 해놓은 건데.]

아직 비슷한 방식의 영업이 계속되고 있는 겁니다.

경기도에서 벗어나면 상황이 더 심해집니다.

충청남도의 한 계곡입니다.

식당이 줄지어 있습니다.

하천 구역 내 불법행위 금지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평상을 설치하는 것도 불법 행위 중에 하나인데요.

그런데 저 뒤쪽으로 수십 개의 평상이 설치돼 있습니다.

안쪽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상마다 번호가 있고 메뉴도 걸렸습니다.

[식당 관계자 : 밥 먹고살기 위해서 이 짓을 하는데. 만약에 이걸 다 없애면 여기 쓰레기장, 난장판일 거예요. 장사하는 사람들이 이런 지저분한 오물 같은 걸 없애주는 그런 역할도 하는 거예요.]

자릿세를 받지 않을 수 없다는 주장도 합니다.

[식당 관계자 : 우리 것은 하나도 안 먹고 화장실 다 쓰고 별짓 다 하는데 우린 땅 파서 장사해? 우리는 선의의 피해자야.]

식당 앞 물길을 막아버리기도 합니다.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돌을 쌓아서 물길을 막아놨습니다.

계곡이 마치 작은 수영장처럼 변한 건데요.

바로 뒤쪽에선 식당이 버젓이 영업하고 있습니다.

[식당 관계자 : (여기 공사는 누가 했어요?) 맨 처음에 했을 때부터 인수받은 거야. 전에 그대로 되어 있던 거예요.]

시민들은 할 수 없이 다른 곳에 자리를 잡습니다.

[피서객 : 좋은 자리 다 해놓고 돈을 받으니까요. 우리는 갈 수가 없어요. 정말 억울했거든 옛날부터. 정말 그거 바뀌어야 돼.]

2년 전 밀착카메라가 찾았던 경북의 한 계곡입니다.

수가 줄긴 했지만 여전히 평상이 보입니다.

철거를 한다 해도 문제는 있습니다.

시설이 철거된 자리엔 지저분한 흔적이 그대로 있습니다.

잡초가 무성하게 자랄 때까지 방치된 겁니다.

이미 한번 철거를 완료한 계곡입니다.

그런데 제 발아래는 이런 녹슨 쇠붙이들이 굴러다니고 있습니다.

벽을 보면 아직 평상 구조물들이 잔뜩 세워져 있습니다.

왜 이렇게 불법 설치물은 사라지지 않는 걸까.

[충남 OO구청 : 한 개 부서, 한 개 과가 움직일 수 있는 크기가 아니에요. 담당자가 가서 말한다고 해서 듣질 않고 그냥 무시해버리죠. 지역사회다 보니까 좀 어려운 건 있어요.]

경기도는 올해 다시 불법시설물 단속에 들어갔습니다.

다른 곳은 구나 면 단위에서 단속하는데 실제 점검은 잘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경북 OO시청 : 계곡 단속은 OO면에서 하고 있거든요. 단속하라고 했었거든요.]

지자체는 인력이 부족하다며 상인의 눈치를 보기도 합니다.

자연 그대로를 즐겨야 할 계속에 불법 시설물은 이른바 한 철 장사를 위해 생겼다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휴가철을 앞두고 다시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는데요.

언제까지 두고 보기만 할 순 없습니다.

관리 당국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VJ : 최진 / 인턴기자 : 정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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