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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세계] '중동 화약고' 요르단강 서안지구 놓고 충돌

입력 2020-06-26 09:34 수정 2020-06-26 12:07

성일광 한국이스라엘학회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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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일광 한국이스라엘학회장 인터뷰

[앵커]

중동의 뇌관 중동의 화약고로 불리는 요르단강 서안 지구의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충돌이 이어졌던 바로 이 곳 요르단강 서안 지구입니다.

국제법 상 팔레스타인의 행정 구역이지만 이스라엘이 지난 1967년 3차 중동 전쟁에서 무단 점령한 뒤 유대인 정착촌을 세웠습니다.

이스라엘은 이후 유대인 정착촌을 계속해서 넓혀 나갔고 결국 자신들의 영토로 합병하겠다는 의지까지 드러냈습니다.

이 때문에 서안 지구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도는 갈등의 뇌관이 됐습니다.

이스라엘의 서안 합병 계획은 미국의 지지에 힘입어 더욱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 서안 지구 유대인 정착촌에 대한 이스라엘 주권을 인정한다는 내용이 담긴 '중동 평화구상'을 발표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오는 7월부터 서안지구 합병 절차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입니다.

팔레스타인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우리 시간으로 어젯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서안 합병을 추진하면 "선전 포고"로 간주 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 무함마드 쉬타 예흐 총리는 이스라엘이 국제법을 어기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들어보시죠.

[무함마드 쉬타예흐/팔레스타인자치정부 총리 : 우리가 바라는 것은 이스라엘이 합당한 제재를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이스라엘이 계속 국제법 위에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진정으로 이스라엘이 국제사회의 압박을 느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서안 합병 문제로 중동 지역에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유엔과 유럽 국가들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지난 23일에는 유럽의 25개국 의원 천여 명이 서안 합병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역시 화상 회의를 열고 이스라엘에 서안 합병 계획을 포기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유엔 사무총장 : (서안지구 합병이) 실행된다면 국제법에 대한 심각한 위반으로 '두 국가 해법'을 심각하게 해치고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을 약화시킬 것입니다. 이스라엘 정부에 서안 합병 계획을 포기할 것을 촉구합니다.]

이같은 국제 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서안 지구 합병을 밀어붙일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오는 7월 1일 이후 서안지구 합병 법안을 표결에 부치겠다는 계획입니다.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한국 이스라엘 학회장을 맡고 있는 성일광 건국대 중동 연구소 연구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학회장님, 안녕하십니까?

[성일광/건국대 중동연구소 연구교수 : 안녕하십니까?] 

[앵커]

먼저 서안지구가 어떤 곳인지부터 간단히 짚어주시죠. 중동의 뇌관, 화약고로 불리는 이유가 뭘까요?

[성일광/건국대 중동연구소 연구교수 : 아무래도 서안지구는 1967년 전쟁에서 이스라엘이 승리한다음 원래 요단 땅이었던 땅을 차지하고 나서 돌려주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거기에다가 이스라엘이 사실상 국제법을 어기면서 유대인 정착촌을 짓기 시작하면서 현재 한 60만 정도 유대인이 살고 있고요. 그다음에 또 팔레스타인하고 최종 협상에서 국경 문제를 해결해야 되고 그다음에 정착촌을 철수시켜야 하는 여러 가지 가장 어려운 문제들이 남아 있기 때문에 중동의 뇌관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앵커]

앞서 전해 드린 것처럼 UN과 유럽 각국은 이스라엘의 서안 합병이 국제법을 어긴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잖아요. 학회장께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계세요?

[성일광/건국대 중동연구소 연구교수 : 이스라엘이 비난을 피할 수는 없겠죠. 왜냐하면 사실상 1967년 전쟁이 끝나고 나서 UN결의안의 242호가 나오는데요. 이 결의안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 골란지역 이 지역에서 바로 철수를 해야 한다고  UN이 결의안을 했지만 이스라엘이 실행하지 않았고요. 또 73년 전쟁 이후에도 똑같은 유사한 결의안인 338호가 나오는데 역시 이스라엘은 결의안을 실행에 옮기지 않고 있어서 이런 비난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우리 시간으로 어젯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이스라엘에 서안 합병을 선전포고로 간주하겠다고 경고를 했습니다. 무력충돌로 이어질 우려 어느 정도나 된다고 생각하세요?

[성일광/건국대 중동연구소 연구교수 : 저도 그 뉴스를 들었는데 지금으로서는 무력충돌이 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피할 수 없을 것 같고요. 그런데 그 무력충돌 규모가 어떻게 전면전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그냥 단기전으로 갈 것인지 그것만 지금 남아 있는 문제고. 사실상 가자지구를 차지하고 있는 하마스가 로켓 공격을 한다든지 이스라엘에 어떤 최소한의 어떤 무력충돌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그렇게 지금 판단이 됩니다.]

알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촉발된 갈등의 불씨가 중동전쟁으로 다시 옮겨붙는 것은 아닐지 우려가 큽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끝나지 않는 힘겨루기에 가장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은 결국 힘 없는 어린아이와 여성을 포함한 민간인들입니다. 중동의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평화적인 해법이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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