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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세계] 아베 정권 '흔들'…개헌 카드 돌파구 될까?

입력 2020-06-23 08:54 수정 2020-06-23 10:44

조진구 경남대 교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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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구 경남대 교수 인터뷰


[앵커]

지구촌 곳곳의 소식을 전문가의 깊이 있는 분석과 함께 전해 드리는 아침& 세계 시간입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최악의 위기 상황을 맞았습니다.

[아베 신조/일본 총리 : 우리 당에 소속됐던 의원이 체포 된 것은 매우 유감입니다. 법무상에 임명했던 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립니다.]

아베 총리가 이처럼 고개를 숙인 이유. 측근인 가와이 가쓰유키 전 법무상 부부가 전격 체포됐기 때문입니다. 가와이 전 법무상과 그의 아내 가와이 안리 참의원은 지난해 참의원 선거 때 당선을 위해 지역 의원들에게 금품을 나눠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데다 측근 구속이라는 스캔들까지 터지면서 아베 총리의 지지율은 역대 최악을 기록했습니다. NHK 방송이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36%만이 지지한다고 답했습니다. 한달 전보다 1%p 또 떨어졌습니다. 반면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p 증가한 49%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아베 총리가 2012년 12월 재 집권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아베 총리는 지난 2017년에도 사학 재단과 관련된 비리 의혹으로 지지율이 곤두박질 치는 등 여러 차례 위기를 겪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포스트 아베'의 부재 그러니까 차기 총리감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위기를 벗어나 장기 집권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관심과 시선을 외부로 돌리는 이른바 한국 때리기 전략도 수시로 사용됐습니다. 최근에는 군함도의 강제징용 역사를 왜곡하고 우리 정부가 이에 대해 항의하자 약속을 성실하게 이행했다는 억지 주장도 펴고 있습니다.

아베 총리는 자신의 임기 안에 평화 헌법을 고치는 개헌을 반드시 하겠다는 의지도 거듭 드러내고 있습니다. 최악의 위기 상황에서 개헌을 돌파 카드로 꺼내든 모습인데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겠습니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 문제 연구소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조진구/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안녕하십니까?]

[앵커]

아베 총리, 이번 위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서 개헌 카드를 또 꺼내들었는데 효과가 있을까요?

[조진구/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개헌은 사실상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일본의 헌법상 개헌을 발의하려면 중의원, 참의원의 3분의 2의 동의가 필요하거든요. 그리고 최종적으로 국민투표에 붙여지게 되어 있는데 현재 의석의 분포를 보면 참의원의 경우는 지난… 작년이죠. 여름에 있었던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는 했지만 개헌 세력의 3분의 2가 되지 못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현실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조금 개헌 가능성은 어렵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다만 여러 가지 위기적인 상황에서 국면을 돌파할 수 있는 카드가 있냐. 그러기 위해서는 다시 중의원을 해산하고 국민들한테 신의를 묻겠다 하는 그런 전략을 내세울 수 있는데 이것도 그렇게 만만치는 않을 것 같습니다.]

[앵커]

그동안 이른바 포스트 아베, 즉 대안이 마땅치 않아서 아베 총리가 장기 집권을 이어갔던 부분도 있잖아요. 이번에는 좀 다를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조진구/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이번에도 역시 마찬가지인데요. 구조적으로 저희하고 다른 것은 내각 책임제이기 때문에 현재 상태에서 아베 총리가 사임하지 않는 한 자민당의 총재 임기가 계속되는 한 아베 총리가 총리의 자리에 있을 수밖에 없어요. 그렇기는 한데. 그럼 인물이 없냐 하면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가장 부상하고 있는 인물이 이시바 시게루라는 전 자민당 간사장, 당사를 역임했던 분인데 이분은 상당히 지명도도 있고 당내에서도 지지하는 의원들이 없는 건 아니에요. 다만 여러분들 잘 아시다시피 일본 자민당의 정치는 파벌 정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시바가 속해 있는 파벌이 세력이 좀 약한 것이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자민당 총재 선거에 나왔을 때 당선의 가능성이 있냐 하는 건 다른 의미거든요. 다만 최근에 자민당 내에서 힘이 있는, 그러니까 이 간사장. 스가 관방장관 이런 분들이 이시바 전 방위상과 조금 연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 같아서 향후에 좀 그런 경향들을 주시해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어제는 한일 수교 서명 55주년이었습니다. 군함도 강제징용 역사, 왜곡 문제가 다시 불거지는 등 한일 관계 여전히 최악이고요. 아베 총리가 내부적으로 최악의 위기상황을 맞은 현재, 우리가 어떤 전략을 가지고 한일 관계를 풀어가는 것이 좋다고 보십니까?

[조진구/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사실상 55년 전에 국교 정상화하기로 합의했던 그날을 현재 한일 관계가 아니었다면 아마 양국 정상께서 전화를 하시든가 해서 아마 서로 축하하는 앞으로 잘해 보자는 그런 약속이라도 하셨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런 게 없었어요. 더군다나 코로나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은 세계 각국 정상들과 전화를 많이 했었는데 아베 총리하고는 전화를 하지 못하는 그런 상황이 있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한일 관계, 앞으로의 한일 관계는 참 해결이 어렵다,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이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이 들어요. 작년에 수출규제, 지소미아 이런 것들이 다시 또 재현될 가능성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현재 한일 관계는 서로가 좀 매력을 못 느끼는 그런 상태다. 다만 이혼을 할 것이냐, 아니면 이혼 전의 상태를 계속 유지할 것이냐, 그런 생각이 들어요.]

[앵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였습니다.

수차례 위기 상황에도 최장수 일본 총리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아베 총리. 하지만 일본 언론들은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아베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오는 가운데, 한·일 관계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지 우리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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