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족들은 병원비 때문에 또 한 번 가슴을 앓아야 했습니다. 산재 사고는 병원비가 많아서 보통 사측이 먼저 내주지만, 현대중공업 측은 망설였다는 겁니다. 합의를 압박하려고 시간을 끌었다는 게 유족들 주장인데, 현대중공업 측은 오히려 배려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어서 김도훈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말, 장례식을 치르던 김민수 씨 유족들은 병원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습니다.
김씨가 숨지기 전까지 있었던 중환자실 비용 2290만 원을 빨리 내달라는 겁니다.
[병원-유족 간 통화 : (현대중공업 측에서 결제를 못 하시겠다고 연락을 주셨거든요.) 그게 산재 처리인데 결제를 못 한다고요?]
병원 측도 황당했다고 털어놓습니다.
[병원 관계자 : 대부분 이렇게 사고가 나면 회사에서 처리를 해주시는데…]
유족들은 분노했습니다.
[유족/고 김민수 씨 부인 : 너무 기가 막히고 화가 났죠. 합의를 빨리 봐야 되니까 그런 식으로 일부러 안 좋게 나온 거죠.]
사연을 들은 동료가 소셜미디어에 알렸습니다.
회사 내부에 비난이 들끓었습니다.
결국 뒤늦게 사측이 병원비를 대신 내주고 합의가 마무리됐습니다.
그런데 사연을 알린 동료가 징계를 받았습니다.
[김경택/현대중공업 동료 직원 : 시말서를 적으면 징계위원회에 올리지 않고 견책으로 끝내겠다. 안 적으면 징계위원회에 올려서 (중)징계를 하겠다고 얘기하더라고요.]
현대중공업 측은 병원비는 유족이 내고 근로복지 공단으로부터 돌려받는 게 정상적 절차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배려 차원에서 내줬고 병원비로 합의를 압박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점에서 허위 사실을 퍼트린 직원을 징계했을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화면제공 : 현대중공업 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