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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 앞두고 '명당 잡아라'…물밑 신경전 '치열'

입력 2020-05-15 19:03 수정 2020-05-15 19:09

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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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요즘 여의도 이삿짐센터가 대목을 맞았다고 합니다. 21대 국회 개회를 며칠 앞두고, 국회 입성에 실패한 의원들이 의원회관에서 방을 빼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 빠진 방에는 새로운 의원들이 자리를 잡을 텐데 이른바 명당 자리를 차지하려는 의원들의 눈치싸움이 치열하다고 합니다. 관련 내용을 조익신 반장이 짚었습니다.

[기자]

< 의원회관 '명당' 경쟁…뭣이 중헌디? >

[영화 '명당' (2017년 / 제공·배급 :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 나라가 들썩이는 땅 왕도 바꿀 수 있는 땅 그곳이 어딘가 명당]

4년마다 돌아오는 국회 의원회관 청약 시즌이 시작됐습니다. 21대 국회 입성에 실패한 의원들이 눈물을 머금고 짐을 빼기 시작한 가운데, 벌써 빈 의원실을 놓고 명당 자리를 차지하려는 물밑 신경전이 치열합니다. 

아파트 청약이 가점 순이라면 의원회관 배정은 선수, 그러니까 '짬순'입니다. 때문에 초선 의원이라면 눈치껏, 적당한 자리를 골라 청약을 넣는 게 중요합니다. 

다정회 사무실 자리 배치도입니다. 지금 박성태 부장이 차지하고 있는 자리 원래 제 자리였습니다. 창가 옆 양지바른 곳이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춥고 어두운 자리로 제가 자리를 옮겼습니다. 박 부장이 '짬'으로 저를 밀어낸 겁니다. 저 같은 일을 당하지 않으려면, 청약 전략을 잘 짜야 합니다.

그러려면 우선 명당 자리가 어딘지부터 알아야 합니다. 아파트에 로열층이 있듯, 의원회관에도 선호하는 층수가 있습니다. 10층 건물인 의원회관은 6층부터 8층까지가 로열층입니다. 이 가운데서도 한강 조망권을 확보하거나, 국회 분수대가 보이는 곳이 으뜸으로 꼽힙니다.

정세균 총리가 썼던 718호가 대표적입니다. 정 총리가 총선에 불출마하면서 이번에 매물로 나오게 됐는데, 이미 청약 경쟁률이 50대 1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일단 한강과 양화대교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조망권을 갖추고 있습니다. 여기에 '관운'은 덤입니다. 내리 6선에, 국회의장, 그리고 국무총리까지 좋은 기운이 넘쳐난다는 겁니다. 718호보다는 조금 못하지만, 706호(김무성)와 714호(심재철), 816호(원혜영)도 좋은 자리로 꼽힙니다.   

선호층이 있다면, 인기가 없는 층도 있겠죠. 이것도 아파트와 비슷합니다. 3층과 4층 저층 구역입니다. 다시 말해서 초선 의원들을 위한 자리입니다. 물론 이 자리 가운데도 일부 명당 자리가 있긴 합니다. 역시 이번에 매물로 나온 454호입니다. 문희상, 이만섭 두 명의 국회의장을 배출한 기운이 좋은 곳입니다.

층수나 조망권에 관계 없이 의원실 호수가 가진 정치적 의미 때문에 인기가 높은 방도 있습니다. 518호, 615호인데요.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6·15 남북공동선언을 의미합니다. 615호가 이번에 비워집니다. DJ 정신 계승을 정치적 자산으로 삼고 싶은 의원이라면 욕심을 내 볼 만한 자리입니다.

전직 대통령이 썼던 방들도 상징적 의미 때문에 선호도가 높습니다. 물론 전직 대통령에 대한 평가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긴 합니다. 312호, 이명박 전 대통령이 쓰던 방인데요. 이 방을 물려받은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이번 21대 국회에선 방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이런 저런 설명을 길게 늘어놨지만, 사실 명당이냐 아니냐가 뭐가 중요한가 싶기도 합니다. 어디서든 의원 생활 열심히 해서 재선, 3선, 4선 성공하면 본인이 있는 그 자리가 명당자리가 될 텐데 말입니다. 제가 말씀드린 명당 자리들, 누가 차지하는지 꼭 체크해놔야겠습니다. 21대 국회가 끝날 때쯤, 의정활동 제대로 평가해보겠습니다. 

< 대통령에게 전화 부탁? "해봐라, 되나" >

어제(14일) 최종혁 반장이 이런 자랑을 내놨습니다.

[JTBC '정치부회의' (어제) : 최 반장 발제 후… "오랜만에 그분께 전화를 드려보겠습니다" 미나 모르나요 미나? 아무 말 말고 전화받아~]

민아? 신민아 씨? 아니면 김민아 기상캐스터? 아무튼, 부러우면 지는 건데 부러웠습니다. 최근에 최 반장처럼 특정한 분과 전화 통화를 해서 화제가 된 분이 있습니다. 바로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입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7분간 통화를 했다는데, 이렇게 보도자료까지 냈습니다.

내용을 보시면, "총선 과정에서 동고동락한 열린민주당 후보들과 당원들께 격려와 안부 인사를 전해달라", "서로 위로하면서 협력하는 과정이 참 보기 좋았다", "빠른 시일 내에 편하게 같이 식사라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자" 열린민주당을 향한 문 대통령의 애정이 뚝뚝 묻어나는 듯합니다.

이걸 불편하게 본 분들도 있습니다. 지난 총선에서 열린민주당과 날선 공방을 벌였던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입니다. 최 대표가 문 대통령과 친분을 지나치게 과시했다, 통상적으로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은 오픈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부 언론엔 여권 핵심 인사들의 입을 빌려 "문 대통령 최강욱 축하 전화, 최가 먼저 요청해 이뤄진 것"이란 기사까지 나왔습니다. 논란을 지켜보던 최 대표도 발끈했습니다. "전화해달라고 한 번 해봐라, 그 전화가 오느냐"고 날을 세웠습니다.

사실 대통령이 새롭게 선출된 정당 지도자와 통화하는 건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도 문 대통령과 8분간 통화를 했습니다. 다만, 밖으로 알리지 않았을 뿐입니다.

[주호영/미래통합당 원내대표 (어제) : (원내대표 선출되시고 문재인 대통령의 축하 전화나 연락받으셨나요?) 선출되던 날(지난 8일)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축하 메시지하고 지금 코로나19로 위기 상황이니까, 시급한 2차 팬데믹 이런 걸 방지하기 위한 조치들에 적극 좀 협조해달라는 그런 말씀을 들었습니다.]

통화 내용을 둘러싼 논란은 지난 총선 때 생긴 앙금 때문입니다. 민주당 입장에선 21대 국회에서 열린당을 털고 가느냐, 안고 가느냐 관계 설정 문제도 걸려 있습니다. 당장 차기 전당대회에서 핵심 이슈로 부상할 가능성이 큽니다. 당권 주자로 꼽히는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통합론에 힘을 실었습니다.

[우상호/더불어민주당 의원 (BBS '박경수의 아침저널') : 열린민주당과 우리 더불어민주당의 어떤, 뭐랄까요. 이념과 지향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저는 당 지도부가 새로 들어서면 열린민주당과의 통합도 자연스럽게 추진해야 된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통합은 절대 없다고 선언한 이해찬 대표는 에둘러 선을 그었습니다. 177석만으로도 국회 운영에 어려움이 없다는 겁니다.

[이해찬/더불어민주당 대표 : 정치권 일각에서는 우리가 180석이 아니고 177석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말씀을 제가 들은 바가 있습니다. 우리가 177석이라고 해서 180석을 가지고 있는 것의 효과를 못 누리는 게 아닙니다. 모든 상식 있는 정치인들이라면, 필요하다면 다 동의할 수 있는 그런 국회 운영과 처리 방식을 우리가 충분히 동의를 받아낼 수 있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이 대표의 임기가 끝나는 8월달까진 열린당과 합당 논의는 어려울 걸로 보입니다. 

오늘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의원회관 '명당' 경쟁…뭣이 중헌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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