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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함성 없는 낯선 풍경…야구 개막 현장 가보니

입력 2020-05-05 21:28 수정 2020-05-05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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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프로야구가 오늘(5일) 개막을 했죠. 오늘 밀착카메라는 야구팬들을 위한 소식을 준비했습니다. 감염 위험을 어떻게든 줄여야 하는 코로나 상황 속에서 관객들 입장은 언제부터 될지, 또 응원이나 치맥 같은 것들은 다시 할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도 구단의 고민도 깊습니다.

개막 풍경을 서효정 기자가 담아왔습니다.

[기자]

2020년 프로야구 개막전이 열리는 야구장 앞입니다.

경기가 3시간 정도 남았는데요.

주변이 이렇게 한산합니다.

줄이 길게 늘어서던 푸드트럭도, 각종 응원 도구로 무장한 관중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습니다.

노점도 자취를 감췄고, 사람이 없는 매표소엔 고양이만 돌아다닙니다.

어린이날은 KBO가 프로야구 최고의 흥행 경기를 배치해왔기 때문에 만원 관중이 아닌 게 이상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멀리서라도 선수를 볼 수 있을까 찾아온 관중 몇몇밖에 없습니다.

[김진천/인천 청라동 : 저희는 한화이글스 골수팬이거든요.]

[정성인/인천 문학동 : (SK가) 재작년처럼 홈런 많이 치고 우승하면 좋겠어요.]

[하은경/경기 성남시 야탑동 : (선물) 그냥 간식. 힘내시라고. 초콜릿하고 에너지바.]

하지만 선물은 건넬 수도 없고, 3m 이상은 다가가는 것도 제지당합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야구장엔 새로운 룰이 생겼습니다.

들어갈 때마다 열을 재고, 마스크를 써야 합니다.

심판도, 주루코치도, 치어리더도 예외는 없습니다.

전국을 도는 선수단 특성상 외부인 접촉은 철저히 금지됐습니다.

개별 인터뷰도 안 되는데, 만약 하게 된다고 해도 그물망을 사이에 두고 멀찍이서 소리쳐야 합니다.

[이병규/LG트윈스 타격코치 : (인터뷰 많이 해보셨을 텐데, 이렇게 거리를 두고 해본 적 있으세요?) 처음이죠. 처음이고 낯설고 그런데 지금 전국민이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례적인 무관중 개막에 어떤 구장은 사람 모형을 만들어 세우고, 무를 앉혀놓기도 했습니다.

관중석에선 떨어지기가 무섭게 사라지던 파울볼을 보안요원들이 일일이 주우러 다니고 있습니다.

[야구장 보안요원 : 원래 경기 중에 관중들이 가져가시는데, 관중들이 없을 때는 (저희가…)]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건 응원입니다.

개막 4시간 전 연습실, 마스크를 쓰고 연습하던 치어리더들이 숨을 고릅니다.

[정다혜/LG트윈스 치어리더 팀장 : 잠시만요. (언니, 물 좀 먹어요.) 아무래도 이렇게 트여 있는 게 아니라 (마스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숨 쉬는 데 좀 많이 가쁘긴 한 것 같아요.]

응원은 비말과 접촉 감염의 요인으로 지목됐습니다.

자제 권고가 내려진 만큼, 응원단은 기존 동작들을 수정했습니다.

[정다혜/LG트윈스 치어리더 팀장 : 소리 내는 부분 조금 줄이고 대신 손뼉을 친다거나. 어깨동무하는 것도 많고 하다 보니…]

경기 전, 각종 먹거리를 사러 온 관중들로 북적였을 야구장 내 음식점들은 이렇게 굳게 닫혀 있습니다.

무관중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구장 내 상점들은 문을 열지 않습니다.

야구장 바깥 상인들도, 유니폼 판매점도 울상입니다.

[SK와이번스 유니폼 판매점 관계자 : 보통 개막전부터 5월달까지가 가장 매출이 높은 시기인데 코로나 때문에 다 놓쳤다고 볼 수가 있죠.]

이르면 다음주부터 KBO는 관중 시범 입장을 검토 중입니다.

하지만 평소처럼 응원하고 야구 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중대본 지침에 따르면, 제 옆으로 이렇게 세 칸의 좌석을 띄우고 앉아야 합니다.

앞줄과 뒷줄 역시 한 칸씩 비우고 앉아야 하는데요.

그렇게 되면 전체 야구장 수용 인원의 10% 정도를 채우는 데에 그친다고 합니다.

가족을 제외하고는 전부 최소 1m씩 거리를 둬야 하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앉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고동현/LG트윈스 마케팅1팀장 : 예매하실 때 그 좌석들만 오픈이 될 것이고…]

관중의 입장 수입과 광고 수입 등으로 유지되는 구단에게는 손해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음식을 같이 먹는 것도 어렵게 되고, 맥주는 직접 사서 마실 순 있지만 따라주는 행위는 잠정 중단된 상황입니다.

[고동현/LG트윈스 마케팅1팀장  : 아마 메뉴 자체도 1인 메뉴라든가 혼밥 같은 그런 느낌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고…]

약간의 손해와 불편에도 선수단과 구단에선 최대한 안전하게 유관중 경기를 할 수 있길 바라고 있습니다.

[이병규/LG트윈스 타격코치 : 팬 분들은 오늘 당장 뵙고 싶죠. 코로나가 없어진다면 하루라도 빨리 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고요.]

제가 취재 도중 만나본 야구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개막한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 모두가 협조한다면, 팬들과 선수단이 야구장에서 다시 만날 날도 그리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습니다.

(VJ : 박상현·서진형 / 영상디자인 : 이정회 / 인턴기자 : 정상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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