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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부는 날, 잠 못 이룬다"…또다시 발생한 대형산불

입력 2020-05-02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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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성군 주민들은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이면 혹시 큰 산불이 날까 걱정돼 잠도 이루지 못한다고 합니다. 비슷한 피해가 그동안 되풀이돼 왔기 때문입니다. 언제든 대피할 수 있게 짐을 미리 싸 둔 주민도 있습니다.

정영재 기자가 주민들은 만나봤습니다.

[기자]

불은 마을 뒷산까지 순식간에 번졌습니다.

고성군 도원리에 사는 김병욱 씨.

불을 보자마자 마당에 있는 호스를 들고 달려갔습니다.

물을 뿌려 집으로 불이 번지는 건 막았지만, 창고로 쓰던 축사는 지키지 못했습니다.

[김병욱/주민 : 집에만 집중적으로 뿌렸어요. 물은 일단 그런(산불) 경험이 있으니까 집 주위만 사수하자.]

40년 동안 수차례 산불을 겪었습니다.

[김병욱/주민 : 그때 96년 산불하고 거의 똑같아요. 우리 동네 쪽 내려오는 부분은 정상에 올라갔다가 천천히 내려오고.]

불길에 사방이 휩싸인 집도 있습니다.

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이곳 반대편에 있는 마을까지 내려왔습니다.

집 마당까지 불이 번지면서 직접 심어둔 나무와 꽃까지 모두 불에 탔습니다.

그래도 앞에 작은 계곡이 흐르고 사흘 전 무성했던 풀도 깎아둔 덕에 집은 지켜낼 수 있었습니다.

1996년과 2000년 그리고 지난해 고성엔 대형 산불이 반복됐습니다.

주민들은 늘 악몽에 시달립니다.

[박영희/주민 : 너무 힘들어. 힘들고 지금도 불이 확 하고 오는 거 같아. 자꾸 눈에 불이 옆에서 확 하고 저기서 부스럭만 해도 자꾸 심장이 떨리고…]

떠날 짐을 미리 싸 두는 주민도 있습니다.

[주민 : 준비 다 하고 있어요. 귀중품 챙기고 옷가지 몇 가지 챙기고 나가는 거죠.]

큰 산불에 주민들은 또 한 번 가슴을 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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