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민주당 어기구, 유권자에 '막말' 논란…"연락두절 상태"

입력 2020-04-21 18:59 수정 2020-04-21 19:07

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선거가 끝나면 남는 자와 떠나는 자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흔히 낙선자들의 경우엔 다음 선거를 기약하며 '자연인으로 돌아간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요. 이번 선거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조익신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 자연인으로 돌아간다 >

"자연인으로 돌아간다" 주로 정치인들이 정치권을 떠날 때 입버릇처럼 쓰는 말입니다. 이번 총선이 끝난 뒤에도 어김없이 이 표현이 등장했습니다. 민생당 정동영 의원의 입에서 말입니다. 그런데 자연인으로 돌아간다는 말이 정계은퇴로까지 해석되자 서둘러 정정에 나섰습니다. 정계은퇴는 아니라면서 '대륙으로 가는 길'을 다듬겠다고 앞으로 구상까지 밝혔습니다.

사실 정치인이 자연인으로 돌아간다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 몇 없을 듯합니다. 정동영 의원은 지난 2015년 재보선에 진 뒤에도 자연인으로 돌아가겠다, 고향인 전북 고창으로 내려가서 저렇게 씨감자를 캐면서 대륙으로 가는 길을 고심했습니다. 다시 봐도 씨감자가 참 실해 보이긴 합니다. 당시에도 몸은 감자밭에 있었지만 마음은 콩밭, 정치권에 가 있었습니다.

[정동영/당시 전 의원 (2015년 12월) : (언제쯤 재개를 하실 수 있을 건지…) 올해는 기왕 씨감자로 시작했으니까,
올해는 씨감자를 잘 마무리를 좀 하고. (씨감자 보내고 나서?) 그건 좀. 차츰 얘기를 할게요. (봄에 이제 보내신다 그랬으니까, 그전쯤 되겠네요. 마침 또 시기가 딱 그때쯤인데.) 그 동네가 설경이 좋아요, 눈이. 한번 오시라고.]

자연인으로 돌아간다는 말은 때론 세간의 이목을 피하고 싶을 때 사용되기도 합니다.

[원종건/당시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2호 (1월 28일) : 명예로운 감투는 내려놓고 자연인 신분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열린민주당 정봉주 최고위원도 지난 2018년, 미투 사건이 터지자 '자연인으로 돌아가겠다'며 잠시 몸을 숨겼습니다.

'자연인으로 돌아가겠다'는 말을 '나는 자연인이다' 버전으로 바꿔서 몸소 실천한 정치인도 있습니다. 민생당 손학규 전 상임선거대책위원장입니다. 강원도 춘천에서 한 번, 전남 강진에서 또 한 번, 정치인 칩거의 전형을 보여줬습니다.

[손학규/당시 전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2015년 5월) : 내가 여기 이렇게 앉아있으면 저 바다 보고, 나무 보고, 새 우는 소리 듣고 그러면 무념무상이 뭔지는 모르지만 무념무상을 그냥 흉내 좀 낼 수 있을까.]

2년이 넘게 이어진 손 위원장의 '강진 토굴살이'는 '만덕산이 내려가라 한다'는 말과 함께 끝이 났습니다.

[손학규/당시 전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2016년 10월) : 강진살이 2년 2개월, 매일 아침 일어나 방문을 열고 툇마루에 나가 앉으면 강진만이 보입니다. 그 한가운데 떠있는 섬, 가우도를 항상 바라보았습니다. '소멍에'라는 뜻의 이름입니다. 소가 멍에를 메고 물건들을 가득 싣고 가는 형상이라고들 합니다. 국민 여러분, 모든 것을 내려놓아 텅 빈 제 등에 짐을 얹어 주십시오.]

여전히 텅 비어 있는 손 전 위원장의 등을 생각해보면 만덕산이 잘못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물론 정치는 생물이고, 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 말도 있지만 말입니다.

< 이제는 말할 수 있다 >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책사였던 이근형 전 전략기획위원장이 총선 비화를 공개했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180석 공룡 여당을 만들었지만, 이 결과도 조금은 아쉽다는 속내를 드러냈습니다.

[이근형/전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출구조사 결과가 나와서 좀 그 당시에 조금 서운했었습니다. 저희가 애초에 판단하기로는 최대 지역구에서만 170석까지도 가능하지 않나.]

비례까지 합쳐서 185석에서 7석을 내다봤다는 겁니다. 시계를 좀 거꾸로 돌려보겠습니다. 총선 하루 전, 이 전 위원장은 다정회에 출연해서 '130석+a'를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50석 넘게 낮춰서 이야기한 셈입니다.

[흔히 석을 얘기할 때 130석, 또는 140석 이렇게 10단위로 얘기하고 '플러스알파'를 할 수 있는데 지금 '알파'가 10단위를 넘어갈 수도 있습니까?]

[이근형/당시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 (지난 14일) : 글쎄요. '알파'는 뭐 적으면 0이 될 수도 있고, 뭐 그 크기는 얼마가 될지 모르겠습니다.]

박성태 부장이 얼떨결에 평소답지 않은 예리한 질문을 던졌지만 기름장어처럼 피해간 겁니다. 물론 박 부장이 추가 질문을 하지 않은 탓도 있습니다. 뉴스룸에서 주로 당하는 역할을 해서 그런가 싶기도 한데 분발 좀 하시고요. 아무튼 이 전 위원장은 전략공천 지역의 뒷이야기도 풀어놨습니다. 우리 다정회에서도 함께 고민을 했었죠. 고민정 당선인이 광진을로 가느냐, 동작을로 가느냐 이제 와서 보니, 고 당선인이 험지를 택한 셈이었습니다.

[이근형/전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오세훈 후보의 중도적 이미지, (전) 서울시장으로 갖고 있는 높은 인지도, 그런 것 때문에 어지간한 후보가 가서는 쉽지 않겠다, 라는 그런 판단이 좀 있어서 가장 고심하고 마지막 전략공천을 제일 늦게 했던 그런 지역이었습니다.]

이 전 위원장은 고민정 당선인이 정책적으로 준비가 돼 있어 승리할 수 있었다,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나경원 의원이 버티고 있던 동작을에 대해선 어려운 지역이 아니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근형/전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나경원 후보의 지지도의 폭이 딱 제한이 돼 있어서 우리가 웬만한, 그분하고 적절히 각이 설 수 있는 후보면 되겠다.]

나경원 의원이 들으면 조금 기분이 나쁠 수도 있을 듯합니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아무리 선거가 끝났다고 하지만 유권자에게 막말을 한 걸로 알려져 분노를 산 분도 있습니다. 논란의 당사자, 충남 당진에서 재선에 성공한 더불어민주당 어기구 의원입니다. 어 의원과 유권자가 나눴다는 문자가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내용을 보면, "재난지원금 정부와 발 맞춰 70프로 가십시오, 한 번 주고 끝이 아닙니다, 이후도 생각해주세요, 제발. 정부 도와주라고 국민이 뽑은 겁니다" 이런 문자에 "당신이 대통령 하시죠"란 답변이 달립니다. 상당히 정중하게 본인의 의견을 전달한 것 같은데 반응이 상당히 시니컬합니다. 또 다른 문자를 볼까요? "일이나 똑바로 해, 어디서 유권자한테 반말에 협박질이야. 당선됐다고 막 나가네"란 글에 이번엔 "X자식이네. 유권자가 유권자다워야지"란 반응을 보입니다. 문자 내용이 다소 거칠긴 하지만 그렇다고 유권자에게 욕을 한다, 도를 넘은 듯합니다.

어기구 의원은 현재 연락 두절 상태. 의원실 측은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란 입장만 내놨습니다. 어 의원님, 의원도 의원다워야겠죠? 사과를 하든 해명을 하든 숨지 말고 나오시기 바랍니다. 정말 이래서 국회의원 소환제가 필요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오늘(21일)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이제는 말할 수 있다…유권자에 '막말'? >

관련기사

"검찰개혁" 외친 후보들 대거 당선…공수처 등 '박차' 전망 위성정당 합친다더니…여야, '독자 교섭단체화' 눈치게임 통합당 '비대위 진통' 계속…정작 김종인은 "관심 없어" 문 대통령 "총선 민의, 국난 극복 힘 모으라는 뜻"…협력 당부 최강욱 "세상 바뀐 것, 갚아주겠다"…검찰개혁 '강공'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