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아들의 빨간색 차' 기억에…용돈 끼워넣은 할머니

입력 2020-04-20 21:26 수정 2020-04-21 16:14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경남 통영의 한 마을에서 빨간색 승용차에 누가 자꾸만 돈을 두고 사라졌습니다. 치매를 앓는 80대 할머니였습니다. 왜 빨간색 차에 자꾸 돈을 끼워놓았던 걸까요.

치매도 막지 못한 할머니의 자식 사랑, 김도훈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한 중년 여성이 경찰 지구대에 들어와 손에 쥔 물건을 내려놓습니다.

꼬깃꼬깃 접힌 지폐 다발로 모두 21만 원입니다.

여성이 경찰을 찾아온 사연은 이렇습니다.

[빨간 차 주인 : 2월 10일부터 제 차에 돈이 꽂혀 있었는데. 3월 4일인지 족발이 봉지에 들어 있었고 3월 8일은 5만원이 또 꽂혀 있었고…]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누군가 다섯 차례, 자신의 빨간색 차에 돈과 음식을 걸어 두고 갔다는 겁니다.

이를 돌려주기 위해 경찰서 지구대를 찾았습니다.

경찰이 확인한 마을 주변 CCTV 영상입니다.

한 할머니가 주차된 빨간색 승용차에 다가가 검은 봉지를 놓고 가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가벼운 치매증세가 있는 86살 A할머니였습니다.

할머니는 아들의 차와 같은 색인 이 빨간색 차를 볼 때 마다, 용돈과 음식을 운전석 쪽 손잡이에 걸어뒀습니다.

[박은표/경남 통영경찰서 광도지구대장 : 아들의 빨간 차만 기억을 하고 그게 같은 차인 줄 알고. '공부를 못 시킨 것이 너무 미안해서 용돈하고 먹을 것 놔두고 왔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A할머니는 홀로 6남매를 어렵게 키웠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빨간 차 주인 : 너무 가슴이 아팠죠. 할머니 아들 얘기를 듣고 마음이 좀 아팠어요.]

경찰은 빨간차에 두고 간 21만 원을 할머니에게 돌려줬습니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