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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범인은 전자개표기?…개표조작 '음모론', 차명진 가세

입력 2020-04-20 18:59 수정 2020-04-20 18:59

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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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총선은 끝났지만, 아직 그 결과를 승복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는 듯합니다. 투표 결과를 놓고 특정 지역을 폄하하는가하면, 일부에선 개표 조작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사실은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얘기죠. 관련 내용, 조익신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 대구는 독립해서 일본으로 가라? >

'대구는 독립해서 일본으로 가라' 이번 4·15 총선 결과를 두고, 한 교수가 한 말입니다. 이 발언이 논란이 되자 사려 깊지 못한 발언이라고 사과를 했습니다. 그런데, 일본으로 가라는 말이 대구 시민 전체를 지칭한 건 아니었다는 사족을 붙였습니다. 누군가는 일본으로 가라는 겁니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대구에서 패한 뒤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김부겸/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5일) : 농부는 자기가 가는 밭을 탓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자갈밭은 자갈밭대로 또 모래밭은 모래밭대로 거기에 맞게 땀을 흘리고 거름을 주고 그렇게 일을 해야 반드시 땅은 보답한다고 합니다.]

김 의원은 대구라는 험지에서 자갈을 고르고, 퇴비를 주며 열심히 밭을 갈았습니다. 비록 선거에서 지긴 했지만, 4년 뒤를 기약했습니다. 그 밑바닥엔 대구 시민들에 대한 믿음이 있었습니다.

일부에선 이번 총선에서 지역주의가 강화됐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꼼꼼히 따져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최근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영남에서 얻은 득표비율입니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은 물론이고 대구와 경북에서도 득표율이 올랐습니다. 지역구 의석수만 조금 줄어들었을 뿐입니다.

[김경수/경남지사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지난 17일) : 이제는 지역주의가 아니라 인물과 정당, 정책으로 판단하겠다는 걸 보여준 셈이고, 그 점에서는 (민주당이) 좀 더 노력하면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냐, 이렇게 보는 게 맞다고 봅니다.]

"대구는 독립해서 일본으로 가라" 어쩌면 이런 말이 우리 정치의 지역주의를 더욱 공고하게 만드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밭을 가는 농부 입장에선, 열심히 자갈을 골라 놓은 땅에 누군가 산업 폐기물을 흩뿌려 놓은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탈북민, 태구민 당선인을 향한 비하도 도를 넘었습니다. 태 당선인은 대한민국 국민이고, 헌법에 보장된 피선거권을 행사해서 국민의 선택을 받은 것뿐이라는 겁니다.

180석이란 '슈퍼 여당'을 탄생시킨 국민의 선택, 유권자의 뜻이고 마땅히 존중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103석을 미래통합당에 준 유권자의 선택 역시 무시하거나 폄하해선 안됩니다. 호남의 선택이 '전라인민공화국'이란 비아냥을 들어선 안 되듯 말입니다.

< 또 범인은 전자개표기?…개표조작 '음모론' >

어제는 4·19 혁명 60주년이었습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굳건한 뿌리가 된 4·19 혁명 그 도화선은 3·15 부정선거였습니다. 당시 이승만 정권은 대리투표는 기본이고 투표함 바꿔치기에 득표수 조작까지 온갖 부정을 저질렀습니다. 그 결과는 결국 하야였습니다.

벌써 60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그때의 기억이 우리 정치권의 뇌리에 깊이 박혔나 봅니다. 선거 때마다 각종 의혹이 불거지니 말입니다. 이번 총선에서도 '음모론' 하나가 튀어나왔습니다.

[강용석/변호사 (어제 / 화면출처: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 : 사전투표하고 본투표에서 관내사전투표하고 당일 투표가 사실 동일한 지역구민이라는 표본하에서 한쪽에서 40%를 뽑은 거고, 한쪽은 27%를 뽑은 거잖아요. 이렇게 거대하게 표본을 뽑은, 표본 2개가 완전히 다른 투표 성향을 보인다, 이게 말이 안 되는 거예요.]

한마디로 사전투표가 조작됐다는 건데, 근거는 이렇습니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서울과 인천, 경기지역에서 받은 사전투표 득표율이 63% 대 36%로 모두 같다는 겁니다. 누군가 전자개표기의 프로그램에 손을 댔다는 주장입니다. 그저 표를 분류할 뿐인 전자개표기가 인공지능 AI도 아니고, 무슨 수로 사전투표함과 당일투표함을 구분해 득표수를 조작했다는 건지 이해가 힘듭니다. 게다가 63% 대 36%로 수도권의 정당 득표율이 같게 나왔다고 해서 이게 곧 조작의 증거라는 주장도 납득이 어렵습니다.   

지난 2002년 도입된 전자개표기, 이후 음모론의 단골 소재로 등장했습니다. 지난 2002년 대선에서 진 한나라당은 대통령 당선무효소송을 냈습니다. 전자개표기의 개표 조작이 있었다는 겁니다. 대법원의 명령에 따라 실제로 재검표에 들어갔습니다. 결과는 문제 없다였습니다. 지난 2012년 대선 때는 반대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이번엔 진보진영에서 전자개표기의 조작설을 제기했고, 영화로까지 만들었습니다. 

[김재광/미 아이오와 주립대 통계학과 교수 (2017년 7월 / 화면출처: 뉴스타파) : 그게(미분류표 후보 간 득표율 비율) 1.5가 나왔다는 것이 그렇게 이상한 게 아니었다는 거죠, 결국에. 그게 조작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라고 결론짓기에는 다른 설명요인이 있었던 거죠. 왜냐하면 이번(2017년 대선)에도 그렇게 나타났으니까.]

문제는 야당 내에서도 이런 음모론에 동조하는 분들이 있다는 겁니다. 통합당 차명진 전 의원은 "최소 12곳에서 사전선거 결과가 이상하다"고 힘을 실었고, 민경욱 의원도 "믿더라도 꼭 검증하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음모론을 바로잡으려는 시도도 있긴 합니다. 이준석 최고위원이 개표 조작설을 반박하며 '공개토론'을 제안하고, 조선일보까지 나서서 "음모론은 그만, 못나서 진 거다"란 칼럼을 실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개표 조작설은 소셜미디어를 돌고 있습니다. 

심리학 용어에 '자기기만'이란 말이 있습니다. '사실과 다르거나 진실이 아닌 것을 합리화하면서 사실로서 받아들이고 정당화하는 현상'을 뜻합니다. 진보와 보수, 그 진영을 넘어서 선거철마다 제기되는 부정선거 음모론, 선거 패배를 인정하지 못하는 일부 지지자들의 '자기기만'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제가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오늘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또 범인은 전자개표기?…개표조작 '음모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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