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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생 성폭행' 가해자 찍힌 장면 일부 사라져…무슨 일이

입력 2020-04-17 22:12 수정 2020-04-17 22:25

"동선 부분 누락"…경찰 실수에 날아간 'CC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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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선 부분 누락"…경찰 실수에 날아간 'CCTV'


[앵커]

얼마 전 중학교 2학년 남학생들이 같은 학교 여학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그런데 경찰이 사건 당일 가해자들의 동선이 담긴 CCTV 화면을 보고도 제대로 녹화를 하지 않아서 일부가 사라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이 이런 사실을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CCTV 원본이 다 지워진 뒤였습니다.

하혜빈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12월 23일 새벽, 중학교 2학년이었던 A양은 동급생인 B군과 C군의 연락을 받고 집을 나섰습니다.

두 남학생은 이날 A양에게 술을 마시게 하고, 아파트 옥상으로 데려가 성폭행했다는 게 A양 측의 주장입니다.

[A양 오빠 : (A양을) 엎어진 채로도 끌고 가고 둘이서 들었다가 떨어뜨리고 낄낄대면서 웃기도 하고… (A양) 꼴이 그때 비도 많이 오고 어디서 굴러온 애처럼 덕지덕지 더러운 것도 묻어 있고 토도 묻어 있고…]

사건이 일어난 사흘 뒤, 경찰은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당일의 CCTV 영상을 확인하고 휴대전화로 촬영해뒀습니다.

그런데 촬영한 영상에 두 남학생이 A양을 끌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장면 등 일부가 빠져 있었습니다.

원본에 있던 영상 중 일부를 찍지 못한 겁니다.

경찰은 이런 사실을 사건 발생 열흘 뒤에서야 알게 됐지만, 보존 기간인 1주일이 지나 원본은 다 지워진 상태였습니다.

경찰은 A양 측에 영상이 사라진 것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사건 담당 경찰 (지난 10일 / A양 측과 대화) : 나도 왜 이런 실수를 했을까 그런 생각 했거든요. 진짜 나도 영상 봤는데 없었을 때 나도 엄청 놀랐어요. 일단 입이 열 개라도 제가 할 말이 없습니다.]

JTBC 취재진에겐 "해당 영상에 대해 자세히 수사 보고서를 써서 제출했고, 다른 증거들이 충분해 B, C군의 A양에 대한 강간 등 치상 혐의 입증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C군은 지난달 A양 가족을 찾아와 범행을 인정했고 B군과 함께 A양을 성폭행하기로 계획을 세웠다고 털어놨습니다.

반면 B군은 A양의 몸에서 자신의 DNA가 나오지 않았다며 범행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A양 측은 중요한 증거물을 경찰이 제대로 보존하지 못한 것을 납득할 수 없다며 진정서를 내겠다는 입장입니다.

■ 가해자 강제전학 두 달 미적미적…그새 또 범행

[앵커]

가해 학생 중 한 명은 이미 다른 학생을 폭행해서 강제전학 처분을 받았는데, 어찌된 일인지 두 달 넘도록 그냥 계속 학교를 다니다가, 또다른 범행을 저지른 거였죠. 왜 바로 전학을 보내지 않은 건지, 교육청이 조사를 벌여왔는데, '가해자가 독감에 걸렸다'는 게 그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습니다.

조보경 기자입니다. 

[기자]

집단 성폭행의 피의자인 B군과 C군은 지난해 10월에도 같은 학교 후배 D군을 때려 교내 학폭위에서 처벌을 받았습니다.

B군에게는 강제전학, C군에게는 유기정학 처분이 내려졌습니다.

하지만 성폭행 사건이 일어난 12월 23일까지 B군은 전학을 가지 않았습니다.

신속히 전학을 보냈다면, A양이 피해를 당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전학이 늦어진 것에 대해 학교 측은 개인정보라며 이유를 말하지 않았습니다.

[학교 관계자 : 학교폭력대책법률 관련해 비밀누설금지의 의무가 있습니다.]

교육청의 해명은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 : 강제전학을 하려면 특별교육 이수를 받아야 돼요. 이수기관을 찾다보니까 늦어졌다고. (가해) 학생이 또 개인적으로 독감에 걸렸던 사실도 있었고…]

피해자 측은 전학이 여의치 않으면 등교라도 막았어야 했다고 주장했고 교육청은 이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A양 오빠 : 가해자들이 계속 거듭해서 사건·사고를 치는데 학교에서 교정을 못 하면 특단의 조치를 취해서라도 교정을 할 의무가 있는데…]

두 가해 학생은 폭행의 피해자인 D군을 집단성폭행 사건에 이용까지 했습니다.

D군을 통해 범행 당일 A양을 불러낸 겁니다. 

[A양 오빠 : '그 형들한테 잡혀 있다'라고 해서 '누나를 나오라고 한다. 누나가 안 나오면 내가 맞을 수도 있다.']

A양 측은 학교와 경찰에서 폭력 피해 학생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 것 또한 이번 사건의 원인 중 하나라고 주장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오은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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