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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루 사망자 최다…트럼프 "WHO가 대응 망쳤다"

입력 2020-04-08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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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상황을 보겠습니다.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이 나온 곳이 미국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데 미국 내 피해 확산의 책임을 세계보건기구, WHO에 물었습니다. WHO에 미국이 지원금을 제일 많이 내는데, WHO가 중국 편인 것 같다, 앞으로 지원금을 내지 않겠다는 뜻을 강력하게 얘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미국 내에서도 문제가 있죠. 사실은 사태초기에 미국 내에서 고위관료가 코로나바이러스가 펜데믹을 가져올 수 있고, 상당수 사람들이 희생당할 수 있다라고 지적을 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무시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8일) 최종혁 반장 발제로 이 부분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미국은 하루 사이 사망자가 가장 많이 늘었는데요. 1700여 명이 늘어 코로나19로 숨진 미국인은 만 3000명에 달합니다. 확진 환자도 40만 명에 가까워졌습니다. 미국 내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뉴욕주의 경우에도 다소 주춤했던 사망자 증가세가 다시 빨라지면서 미국 전체 사망자의 절반에 육박하는 규모로 늘어났습니다.

[앤드루 쿠오모/뉴욕주지사 (현지시간 지난 7일) : 나쁜 소식은 5489명의 뉴욕 사람들이 코로나바이러스로 목숨을 잃었다는 것입니다. 4758명에서 증가한 것으로 하루 만에 가장 많이 증가한 수치입니다. 우리가 잃은 731명의 사람들은 가족이자 부모이자 형제자매인 개인들이기에 마음이 아픕니다.]

다만 쿠오모 주지사는 코로나19에 따른 입원 건수를 보면 증가하고는 있지만 확산세가 둔화되기 시작했다며 소위 안정기에 접어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그러나 뉴욕시장의 입장은 또 다른데요.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에 도달했다고 보는 건 시기상조라며 100% 확신이 들 때까지는 결론을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국제적으로 뉴욕시의 사망자는 3200여 명인데요. AP통신은 2001년 9·11 테러 당시 희생자 숫자를 넘어섰다고 전했습니다. 당시 뉴욕시에서만 2753명이 숨진 것을 포함해 2977명이 9·11 테러로 숨졌습니다.

그런데 현재 미국의 상황을 예견한 경고가 이미 지난 1월 말 백악관 내에서 나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는데요. 뉴욕타임스 보도입니다. 피터 나바로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이 작성한 메모로, 1월 말에는 "최악의 경우 50만 명 이상이 숨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1달 뒤엔 "최대 미국 내에서 1억 명이 감염되고, 최대 120만 명이 숨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즉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13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기 한두 달 전부터 백악관 내에선 경고가 나왔지만, 이를 무시했다는 주장인데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렇게 말합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7일) : 글쎄, 그 사례들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은 제가 미국의 치어리더라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저는 나라를 대혼란과 충격에 빠뜨리는 일은 하지 않습니다. 저는 밖에 나가서 '이런 일(팬데믹)이 생길 것'이라고 외치는 일은 하지 않습니다. 대통령으로서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는 대통령은 이 나라를 위한 치어리더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바로 국장의 경고는 듣지도 못했고 설령 최악의 상황을 예측했다고 하더라도 국민들을 '치어럽' 해야 할 대통령이 이를 알리는 건 오히려 더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겁니다. 사실 나바로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기도 하죠.

그리고 권력자의 옆엔 그를 감시하고 조언하는 감시견 '와치독'이 필요한데요.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병원에 마스크와 인공호흡기 등 의료 물자가 정상적으로 공급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었죠. 그러나 보건복지부 감찰관은 보호 장비 등이 부족하다는 보고서를 내놨는데요. 그러자 그를 향해 "왜 보고서를 내기 전에 책임을 진 사람에게 얘기하지 않냐"며 "가짜 서류"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그가 오바마 행정부에서 8년간 일했다는 점도 거론하면서 "신종플루 사태 때도 보고서를 냈는가"라며 되묻기도 했는데요. 즉 전 정부와 달리 왜 나한테만 까다롭게 구냐는 겁니다.

그리고 아예 싹을 잘라버리기도 했는데요. 2670조 원 규모의 경기 부양 정책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예산 낭비는 없는지 등을 감시하도록 미 의회는 '팬더믹 대응 투명위원회'를 설립했는데요. 위원회는 행정부 감찰관들로 구성되는데, 그리고 여기에 글렌 파인 국방부 감찰관 대행이 감사단원 추천으로 의장을 맡았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 돌연 파인 대행을 부감찰관을 발령을 내버린 겁니다. 감찰관이 아니기 때문에 위원회에 참여할 수 없게 된 겁니다. 그동안 파인 대행이 민주당으로부터도 호평을 받았던 인사였던 점을 고려하면 그에게 감시견 역할을 맡기기가 부담스러웠던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데요. 트럼프는 후임으로 측근을 지명했는데, 그러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자신의 충성파를 보내 자금 집행 감독권을 행사하겠다는 의도"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렇게 미국 내에서 자신을 향한 비난의 화살이 거세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 화풀이를 할 대상을 외부에서 찾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바로 세계보건기구입니다. WHO는 발병 초기, 국경 봉쇄는 질병 유입과 상관이 없다며 중국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에 부정적이었죠. 그러나 미국은 중국을 다녀온 외국 국적자의 입국을 금지했습니다. 트럼프는 "나는 WHO의 조언을 거부했다", "왜 WHO는 우리에게 잘못된 권고를 했을까"라고 물으며 "WHO가 미국을 망쳐버렸다"라고도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WHO를 향해 미국이 할 수 있는 조치, 소위 보복을 하겠다는 뜻도 내비쳤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7일) : WHO는 미국으로부터 막대한 돈을 받습니다. 우리가 내는 돈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우리는 WHO에 내는 돈을 보류할 것입니다. 아주 강하게 보류할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을 위해 (WHO에) 돈을 내는지 들여다볼 것입니다.]

그러니까 WHO의 가장 큰 자금원은 미국인데, 정작 WHO는 너무 중국 중심적이라는 건데요. 다만 코로나19가 세계적 대유행인 가운데 실제 자금 지원을 보류할 경우 미국에 대한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트럼프 대통령도 당장 중단한다는 게 아니라 WHO가 어디에 무엇을 위해 돈을 쓰는지 들여다본다는 것을 의미했다며 다소 한 걸음 물러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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