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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년 전 '신라 장수 말' 어떤 갑옷 둘렀나…10년 걸린 복원

입력 2020-04-08 08:49 수정 2020-04-08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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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신라 장수가 탔던 말의 갑옷이 10년이 걸려서 복원이 됐습니다. 국립 경주박물관에 두 달 뒤부터 전시됩니다.

문상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고구려 고분 속 벽화에서 봤던 철갑옷을 두르고 달리는 말의 모습.

삼국시대의 말은 그림으로 또 토기로 어렴풋이 짐작만 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말의 갑옷으로 불리는 마갑은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11년 전, 경주 도심에 자리 잡은 쪽샘 지구의 한 무덤에서 신라 장수가 탔던 말의 갑옷이 발견됐습니다.

2.9m 길이에 무게만 36kg, 갑옷 비늘의 개수도 740개에 달했습니다.

1500년 동안 땅속에서 잠자던 이 갑옷은 복원하기까지만 10년이 걸렸습니다.

화석처럼 땅에 묻힌 갑옷이 혹여나 훼손될까봐 크레인으로 유물을 감싼 흙덩이를 통째로 들어 올렸습니다.

이 흙더미 무게만 28톤이나 나갔습니다.

냉방과 제습 시설이 갖춰진 가건물까지 세우고 철 조각 하나하나를 맞췄습니다.

앞서 28년 전, 경남 함안에서 발견된 아라가야의 마갑은 얼굴과 몸을 다 감싸고도 엉덩이는 그대로 노출돼 그 크기를 가늠하기 어려웠습니다.

최근 복원된 말의 옷은 말 그대로 온몸을 감싸는 온전한 형태입니다.

신라 장수가 탔던 말은 어깨높이가 평균 128㎝로 조랑말과 비슷한 크기로 추정됩니다.

흔히 말 갑옷 하면, 중세 유럽 기사들이 탄 큼지막한 말을 떠올리는데, 당시 신라 사람의 말은 다소 키가 작고 다부졌습니다.

말은 중무장한 무사까지 120㎏ 정도를 지탱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말의 갑옷이 국가적 행사에 쓰인 의례용이었는지, 진짜 전쟁에 나선 실전용이었는지 아직 밝혀지진 않았습니다.

신라 무사와 말의 갑옷은 두 달 뒤부터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전시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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