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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단 권고에도 일부 교회 현장예배 강행…서울시, 행정명령 검토

입력 2020-03-22 16:42

사랑제일교회 신도들, 현장 점검 나온 서울시청 직원들에 항의하기도
광림교회 "원하는 신도 있어 어쩔 수 없어"…연세중앙교회 앞에선 주민들 항의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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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제일교회 신도들, 현장 점검 나온 서울시청 직원들에 항의하기도
광림교회 "원하는 신도 있어 어쩔 수 없어"…연세중앙교회 앞에선 주민들 항의집회

중단 권고에도 일부 교회 현장예배 강행…서울시, 행정명령 검토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종교시설·실내체육시설·유흥시설 운영을 15일간 중단해 달라고 발표한 다음날인 22일에도 일부 교회들은 현장 예배를 강행했다.

전광훈(64·구속)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목사가 이끄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은 이날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주일 연합예배'를 열었다.

교회 측은 예배에 온 신도들의 체온을 재고 방명록을 적게 한 뒤 예배당 안으로 들여보냈다.

교회 직원들은 신도들에게 "붙어 앉지 말고 서로 간격을 띄워서 앉으라"고 안내했지만, 자리가 부족해 다닥다닥 붙어 앉는 모습도 찾아볼 수 있었다.

서울시는 이날 교회 측과의 합의 하에 시청 직원 5명과 성북구청 직원 1명을 들여보내 현장 점검을 진행했다.

일부 신도들은 시청과 구청 직원들이 교회 밖에서 대기할 당시 해당 공무원들에게 "너희는 교회도 안 다니느냐, 부모도 없느냐"며 욕설과 폭언을 쏟아내며 항의하기도 했다.

경찰은 교회 입구에 바리케이드를 쳐 시청 직원들의 진입로를 확보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날 시내 모든 교회에 예배 중단을 권고했고, 그럼에도 강행하는 교회들은 감염병 예방을 위한 준수사항을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며 "사랑제일교회 현장 점검 결과 인원이 많아 이용자 간 일정 간격을 유지하라는 지침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교회 측에 시정을 요구했고, 계속해서 지침을 어길 경우 집회·집합금지 행정명령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서울 강남구 광림교회도 신도들이 참석한 가운데 현장 예배를 진행했다.

신도들은 입구에서 문진표를 작성하고, 열감지 카메라로 체온을 측정한 뒤에야 실내로 들어갈 수 있었다. 예배당 의자에는 '서로를 위해 비워주는 자리입니다'라고 쓰인 안내문이 붙어 신도들 간 간격이 유지될 수 있도록 했다.

광림교회 관계자는 "원하는 신도들이 있어 어쩔 수 없이 현장 예배를 진행하게 됐다"며 "신도들 간 간격을 유지하고 손 세정제를 비치하는 등 정부가 권고한 안전 지침들을 최대한 준수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구로구 연세중앙교회에서도 이날 오전 현장 예배가 진행됐다.

교회 측 직원은 예배당 입구에서 "2m 이상 떨어지라"며 신도들 간 간격을 유지할 것을 안내했다.

교회 관계자는 "성도들에게 최대한 가정에서 온라인 예배를 드리도록 안내하고 있지만, 예배당에 나오고 싶은 분들을 교회에서 막을 순 없다"며 "입장 시 안전조치를 철저히 하고, 8명이 앉는 자리에 1∼2명이 앉을 정도로 떨어져 앉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감염을 우려한 교회 인근 주민들의 항의 집회도 열렸다.

'수궁동 주민 방역대책위원회'와 '오류1동 주민방역단' 소속 주민들은 '집단감염 한순간 차단만이 살 길', '온라인 예배로 전환하라', '무증상 감염 나도 감염될 수 있다' 등의 팻말을 들고 구로구 연세중앙교회 인근에서 '침묵시위'에 나섰다.

소독약 분무기를 들고 직접 근처 도로를 방역하던 주민 동모(64) 씨는 "지역에 노인정만 9개다. 혹여 잘못되면 금방 번지지 않겠느냐며 "오프라인 예배를 당분간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3월 22일부터 4월 5일까지 종교 시설과 일부 유형의 실내 체육시설(무도장·무도학원·체력단련장·체육도장), 유흥시설(콜라텍·클럽·유흥주점 등)은 운영을 중단하라고 권고했다. 그동안 집단감염이 일어났거나, 사업장 특성상 감염 위험이 크다고 분류된 시설이다.

지자체는 운영 중단 권고를 받은 시설이 영업하는지, 방역 지침을 따르고 있는지 등을 점검한다.

각 부처가 앞서 고지한 업종별 방역 준수사항을 지키지 않고 영업하는 곳에 대해서는 계고장을 발부하고,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집회·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린다.

한편 코로나19 예방 조치로 미사를 중단한 서울 중구 명동성당은 개인 기도를 하러 찾아오는 교인들을 위해 대성당만 임시 개방했다.

성당 게시판에는 "특별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4월 2일부터 미사를 재개하고, 별도 공지가 있을 때까지 그 밖의 모임은 하지 않도록 한다"는 염수정 서울대교구장 추기경 명의의 담화문이 붙어 있었다.

오는 24일 열릴 예정이었던 초하루 법회를 취소한 서울 종로구 조계사도 대체로 한산했다.

입구에서 체온을 재고 방명록을 쓴 뒤 들어온 일부 신도들만 대웅전에 띄엄띄엄 앉아 예불하거나, 탑 주변을 돌며 기도를 올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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