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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마스크도 못 사요"…'방역 사각' 이주노동자들

입력 2020-03-18 21:14 수정 2020-03-18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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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8일) 밀착카메라는 방역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주 노동자'들 얘기입니다. 외국인 등록증이 없으면 '공적 마스크'를 아예 살 수가 없고, 등록증이 있어도 사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또 모여서 생활하기 때문에 감염 위험에 노출되기도 합니다.

연지환 기자입니다.

[기자]

이주노동자 A씨가 약국을 빠져나옵니다.

빈손으로 이곳저곳 다닙니다.

마스크를 사기 위한 발걸음입니다.

[A씨/이주노동자 : 신분증 없어서, 어쩔 수 없지. 못 샀어요.]

다른 데로 가보지만.

[약국 관계자 : 신분증 있으셔야 해요.]

[A씨/이주노동자 : 그래요? 비자가 없어요. 비자 없는데.]

살 순 없습니다.

[약국 관계자 : 아이디 있고 건강보험에 가입되어 있어야 돼요. 그게 없으면 못 삽니다.]

A씨는 외국인 등록증이 없습니다.

미등록 외국인, 즉 불법체류자입니다.

[A씨/이주노동자 : 외국 등록증 없어서 못 샀는데. 많이 무서워요.]

적극 나설 수도, 그렇다고 기다릴 수도 없습니다.

[A씨/이주노동자 : 집에서 그냥 마스크 만들어서 나오는데. 손으로 만들고.]

마스크 5부제가 시작 되면서 외국인의 경우엔 건강보험증이나 이런 외국인 등록증이 있어야지 마스크를 살 수가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런 두 증서가 없는 외국인이나 난민, 혹은 건강보험증이 없는 미등록 이주민의 경우에는 마스크를 사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사기 어려운 건 등록되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르준/이주노동자 : 비자 바꾸고 있으니까 출입국사무소에서 신분증을 가지고 있어요. (마스크) 뜨거운 물로 빨아요.]

[라에르/난민 가족 : 하나는 지하철에서 샀어요. 두 번째는 우리나라에서 가져왔고요.]

이들이 어떤 상황과 마주할지 찾아가봤습니다.

저는 지금 경기도 한 공장의 기숙사 앞에 나와 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생활하고 있는 곳인데요.

이들의 생활은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할까요.

들어가 보겠습니다.

한 곳에 여러 사람이 모였습니다.

임시 건물에서 단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주노동자 : 어차피 식당 밥 같이 먹어야 하는데, 그래서 항상 조심해요.]

집과 일터만 오갈 뿐이지만 걱정이 큽니다.

[이주노동자 : 우리는 방에서 회사까지 갔다가 회사 일 끝내고 방에 와요. 이렇게만 하고 있잖아요. 막상 어디 어디에서 살 수 있어요. 이건 문자는 받지 못했어요.]

쓰다 걸어둔 마스크가 그대로입니다.

집단 감염에 취약한 노동환경일 수 있습니다.

[이주노동자 : 옛날에는 (회사에서) 일주일에 2개 줬지만, 지금은 마스크를 밖에서 많이 살 수가 없어요. 알아서 해야 돼요.]

일하다 보면 정보에서 뒤처지기도 합니다.

농장을 찾았습니다.

[이주노동자 : 시간이 없어요. 못 가요. 저녁에 일 끝나고 약국에 가면 없어요. (어디서 검사받는지 아세요?) 몰라요. 어디서 검사받는지 몰라요.]

썼던 마스크를 쓰고 또 씁니다.

[이주노동자 : 일주일 동안 하나 쓰고 있어요. 지금 한두 번 빨았어요. 또 다시 쓸 거예요.]

이 노동자들도 임시 건물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코로나 19로 미등록 이주민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등록되지 않은 경우엔 스스로 나서기 어렵습니다.

한국어가 서툰 노동자들은 정보도 늦습니다.

아직은 정책적 배려가 미흡한 상황입니다.

시민들이 나섰습니다.

하지만 아직 마스크 몇 상자가 전부입니다.

[자캐오/용산나눔의집 신부 : 턱없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에요. 어떻게 보면 지금 감염병 재난에 가장 많이 노출된 분들이라고 할 수 있는 거죠.]

이렇게 해서라도 사각지대를 막으려 애씁니다.

[김달성/목사 (포천이주노동자센터 대표) : 그들이 원치 않게 여러 가지 열악한 노동조건이나 노동환경 때문에 코로나에 감염될 경우에 쓸데없는 혐오감을 일으킬 수도 있는 거니까 정책적인 배려가 아주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감염병에 걸리고 싶어서 걸리는 사람은 없습니다.

바이러스는 사람을 가리지 않습니다.

마스크를 사고 싶어도 살 길이 없는 사람들도 언제든 그 위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그게 누구라도 한 번 걸리면 사회 전체로 그 피해는 돌아갑니다.

지금 우리가 급하다고 무작정 외면하거나 피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인턴기자 : 이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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