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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라이브]오재일이 말하는 수비 부담과 극복 의지

입력 2020-02-27 14:08 수정 2020-02-2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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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일이 지난 25일 세이부전에서 날렵한 움직임으로 좋은 수비를 해냈다. 두산 제공

부담만큼 의욕도 크다. 강한 동료들 덕분이다. 오재일(34·두산)은 강점인 타격뿐 아니라 수비 능력도 디펜딩 챔피언의 일원답고 싶다.

두산이 다섯 시즌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데 큰 역할을 한 주전 1루수다. 2016시즌부터 400타석 이상 채우기 시작했고, 네 시즌 연속 20홈런·80타점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키움전 한국시리즈에서는 1차전 끝내기, 4차전 결승타를 치며 시리즈 MVP(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NC를 상대한 2016년 최종 무대 때도 1차전에서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쳤다. 큰 경기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다.

두산의 2차 스프링캠프가 열리고 있는 일본 미야자키에서 만난 그는 시즌 목표로 "부상 없이 더 많은 경기에 출전하는 것이다"고 전했다. 시즌 내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웨이트트레이닝에 집중하고 있다. 종료 뒤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그는 "개인 기록보다는 두산의 2연속 통합 우승에 기여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둬야 개인 가치도 높아질 수 있다"며 말이다.

전형적이지만 그가 두산 소속이기에 납득이 가는 답변이다. 일단 강팀이 되고 좋은 성적을 거둬야 개개인의 퍼포먼스와 기록도 더 주목받는다. 기대받는 기량을 보여줘서, 사령탑의 시즌 구상과 운영에 부합하는 선수가 되는 게 관건이다.

타격은 2020시즌도 기대가 된다. 지난 25일 미야자키 선마린구장에서 열린 세이부와의 경기에서도 메이저리거 출신이자 일본 스타 플레이어인 마쓰자카 다이스케(40)을 상대로 대형 투런포를 때려냈다. 컨디션도 좋다고 한다. 저반발 공인구 적응력도 커질 것으로 본다. 그는 "(담장을)넘어갈 것이라고 생각한 타구가 잡히면 그 후유증이 오래갈 수 있다. 그러나 한 시즌 경험하며 심리적인 동요는 크게 줄 것 같다"고 했다.

차기 시즌에는 수비도 나아지고 싶다. 큰 몸집에 비해 민첩하고 타구 판단력도 빠르다. 그러나 수비 범위 관련 득점 기여는 리그 주전 1루수 가운데 평균 이하다. 현재 그는 순발력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력 분배가 필요하고 팀이 기대하는 부분은 공격력이기에 수비에만 주력할 순 없다. 훈련 집중력을 높이고 있다.

수비의 얼마나 중요한지 오재일도 잘 알고 있다. 특히 리그에서 가장 탄탄한 내야진을 구축한 두산이기에 때로는 부담감도 생긴다. 그는 "아무래도 내야 동료들의 수비력이 다 좋기 때문에 나도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리그에 좌타자가 늘었고, 최근 다수 투수가 좌타자 몸쪽으로 휘어 들어가는 컷 패스트볼을 많이 구사하기 때문에 우측 타구가 많이 나온다. 내가 수비를 잘 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대적으로 난도(難度)가 저평가되는 경향이 있는 1루 수비다. 그러나 오재일의 생각은 다르다. "1루에서 안 좋은 그림이 나오면 내야 전체의 분위기가 가라앉는다. 전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고 했다. 자신은 허경민, 김재호 등 리그 최고의 수비력을 갖춘 내야수가 하는 송구를 받는 입장. 정확도가 높다는 인식이 크기에 포구조차도 부담이 생길 때가 있다고 한다.

강한 내야진의 일원이지만 타격 능력을 더 주목받는 1루수. 오재일은 차기 시즌에 이런 인식을 바꾸고 싶다. 실제로 그는 '자신을 향한 편견을 생각해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몸집이 커서 느리다는 인식이 있다. 날렵해 보이는 이미지를 주는 몇몇 선수들보다는 내가 빠르다"며 웃었다. 평균 이하의 주루 능력은 아니라고 말이다. 강팀에서 뛰는 오재일은 최고의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는 자체가 동기 부여다.

미야자키(일 미야자키현)=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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