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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부 "조현아, 한진 경영 안 나선다…조원태 물러나야"

입력 2020-02-20 15:44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기자간담회 "이사회 중심 경영이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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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기자간담회 "이사회 중심 경영이 대안"

강성부 "조현아, 한진 경영 안 나선다…조원태 물러나야"

한진그룹 총수 일가 외에 한진칼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한 사모펀드 KCGI가 20일 "그동안 조원태 회장의 경영 기간을 비롯해 한진그룹의 총체적 경영 실패가 있었다"며 경영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경영 참여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강성부 KCGI 대표는 이날 여의도 한 호텔에서 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한진그룹 경영권 문제를) 남매간의 갈등으로 보지 말고 '오너 중심 경영'과 '이사회 중심 경영'의 패러다임 차이, 상명하복과 (이사회) 전원 참여의 차이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언론 등에서 자꾸 '조현아 연합'이라고 하는데, 최대 주주인 우리(KCGI)가 자꾸 뒤로 빠지고 조현아 씨가 앞으로 나오는 부분에 약간 섭섭한 생각이 든다"며 "(조 전 부사장의 결정이) 가족 간 일이 계기가 됐는지는 모르지만 가장 중요한 건 서로 마음을 비우고 내려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강 대표가 공개한 주주연합의 한진칼 정관 변경 제안에는 '배임·횡령죄로 금고 이상의 형 선고가 확정되고 3년이 지나지 않은 자는 이사직을 상실한다'는 내용이 있다. 그러나 이렇게 정관을 바꾼다 해도 조 전 부사장의 경우 집행유예가 확정된 '땅콩회황' 사건이 배임·횡령 관련 범죄는 아니어서 이사 자격 제한 요건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조 전 부사장의 경영 참여를 원천 봉쇄하는 주주연합 내부의 확약이 있느냐는 질문에 강 대표는 "주주들은 경영에 절대 나서지 않는다는 확약 내용이 있다. 주주들이 이사회에 나가지 못하도록 확실히 돼 있다"고 답했다.

또 조원태 회장에 관해서는 "미국의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 취득으로) 들어오고 나서 더 기고만장해졌다"며 "조 회장이 'KCGI는 대주주일 뿐'이라고 말하는 등 주주들과 소통이 굉장히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조 회장 등 경영진이) 우리가 요구한 것들을 커닝하듯 베껴서 내놓고 자기들 공인 양 호도하는 걸 보면서 실망을 했다"며 "갑자기 열심히 한다고 말하는 것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한항공의 막대한 부채비율 등을 들어 "조 회장은 경영 능력에 대해 계속 불신만 주고 있다"며 "예전 땅콩 사건 때문에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건 어불성설이라 생각한다. 대표이사라면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과거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의 경영에 개입하려 한 미국의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등에 빗대 KCGI를 '투기자본'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 "엘리엇과 가장 큰 차이는 주요 펀드의 만기가 10년이 넘는 등 활동 기간이 굉장히 길고 과도한 배당을 요구한 적도 없다는 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우리가 (한진그룹의) 대규모 구조조정을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는데, 나는 이전 LK파트너스 시절부터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다"며 "기업을 한다는 것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지 없애는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노조가 현 경영진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힌 데는 "일종의 (회사) 녹을 먹고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 아직도 오너 경영에서 못 벗어나고 의리를 지키고 싶어하는 분들도 있고 언론에서 (우리가) 구조조정을 할 거라는 식으로 써 그런 두려움도 충분히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직접 만나서 설득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앞서 2018년 11월 한진칼 지분 취득으로 2대 주주에 오른 KCGI는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을 내걸고 총수 일가를 강하게 압박해 왔으며 지난달 말부터는 조원태 회장에 반기를 든 누나 조현아 전 부사장, 다른 주주인 반도건설과 손잡고 '반(反) 조원태' 연합을 구축해 대응해 왔다.

이 주주연합은 한진칼의 정기 주총을 앞두고 사내이사 4명과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된 이사 후보군을 제안해 이사회 내 과반 확보를 목표로 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다만 사내이사 후보 중 한 명으로 추천된 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가 최근 후보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은 상황이다.

강 대표는 이에 관해 "항공업 전문가가 필요할 것 같아 어렵게 모셨는데, 그분도 본인이 생각 못한 전 직장 동료들의 만류라든지, 다양한 외압이라든지 이런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정기 주총에서 조 회장의 이사 연임 저지가 무산되면 추후 임시주총을 소집하거나 내년 주총을 준비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임시주총은 생각하지 않는다. 이번 주총에서 반드시 이길 것"이라며 "이미 대세가 넘어왔다. 개인적으로는 (표 대결을 위해 확보한 우호) 지분도 앞선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강 대표는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기업 지배구조 관련 보고서를 여러 차례 내는 등 국내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LK투자파트너스 대표를 거쳐 2018년 7월 국내 첫 행동주의 사모펀드인 KCGI를 설립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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