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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회 '만족도 조작' 정황…최고 등급 받아 수백억 '성과급'

입력 2020-02-19 22:08 수정 2020-02-19 23:19

자체 감사 "문제없다" 결론…제보자는 직위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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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감사 "문제없다" 결론…제보자는 직위해제


[앵커]

뉴스룸은 이달 초, 공공기관 코레일이 경영 평가를 잘 받기 위해서 고객 만족도 조사를 조작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저희 취재진은 또 다른 공기업, 한국 마사회도 고객 만족도 조사를 조작한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식사와 선물로 포섭한 고객을 배치하라고 지시하고 암행 단속에 나설 공무원의 신상 정보도 공유했습니다.

전영희 기자입니다.

[기자]

마사회 제주본부의 '2018 고객만족도 조사 대응 계획안'입니다.

우호고객을 확보해 사전교육하고 조사원 동선에 배치하라고 지시합니다.

[마사회 직원 : 우리가 원하는 답변을 거부하지 않고, 그대로 해주는 손님을 우호고객이라고 하죠. 무조건 '매우 최고' 오른쪽 끝에만 표시하도록 그분들에게 부탁하죠.]

마사회가 평소 우호고객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선물을 주며 관리했단 증언도 나왔습니다.

[마사회 직원 : 간담회 때 마권을 바로 살 수 있는 구매권을 제공한다든지…]

우호고객뿐만 아니라 직원과 직원의 지인을 동원한 정황도 파악됐습니다.

[마사회 직원 : 조사원이 나타났다고 하면 바로 카메라 따라가고, 그다음에 동선별로 따라가고…]

마사회 본사는 각 지사의 조사 일정을 공유하면서도 관련 언급을 금지하는 지침을 내렸습니다.

"CCTV 전문인력을 배치하고, 무전기로 정보공유하는 것을 적발되지 않도록 주의하라"며 암행단속에 나설 기획재정부 사무관 신상 정보도 전달했습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 : 사전에 조사 일정에 대해 조사 대상기관에 공지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마사회는 지난해 1월 조사에서 최고 등급인 S등급을 받았습니다.

[황규수/변호사 (고 문중원 기수 시민대책위) : 사전 기획된 범죄로 보이고,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가 성립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마사회는 "메일에 오해할 만한 표현은 있지만 고객만족도 조작은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마사회 비리 의혹을 폭로하고 숨진 고 문중원 기수 시민대책위원회는 오늘(19일) 기자회견을 열고, 고객만족도 조작 등 마사회 각종 의혹에 대해 국민감사를 청구했습니다.

[앵커]

공공기관들이 이렇게 '고객만족도 조사'에 사활을 거는 건 경영 평가와 성과급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조작 정황이 확인이 돼도 셀프 감사에 그치거나 오히려 제보자한테 불이익을 주기도 합니다.

계속해서 전영희 기자입니다.

[기자]

[김낙순/마사회장 (2018년 / 국정감사) : 고객만족도 4년 연속 최고 등급을 위해 고객접점 환경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습니다.]

마사회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최고 등급을 받은 4년 동안 250억 원이 넘는 성과급을 받았습니다.

마사회 직원은 이 기간 동안 모두 고객만족도 조사를 조작했다고 말합니다.

[마사회 직원 : 7~8년의 기간 동안 계속 반복적으로 해왔기 때문에 너무나 당연한 것 같고…]

지난해 조작 의혹이 제기됐지만, 마사회는 자체 감사에서 "문제 없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오히려 마사회는 제보자를 문서유출 혐의로 직위해제했습니다.

코레일은 JTBC 보도 직후 고객 만족도 왜곡을 인정하고 사과했습니다.

하지만 코레일의 블라인드 게시판은 제보자를 비난하고, 성과급 축소를 우려하는 글들로 가득합니다.

[코레일 직원 : 단체대화방도 나가고 또 어떤 관련된 자료, 내부 자료를 전부 다 삭제하라는 지시들을 전부 각 소속(부서)에서 받았습니다.]

정부가 매년 실시하는 고객만족도 조사는 공공기관 경영평가와 성과급에 반영됩니다.

지난 2006년 도로공사는 고객만족도를 조작했다가 2년 뒤 성과급을 환수당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현재 코레일에 대한 특별감사를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관련자들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진상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손준수·유재근·손건표 / 영상디자인 : 신하림 / 인턴기자 : 김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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