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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위태로운 건물들, 10년째 발 묶인 재개발…왜?

입력 2020-02-19 21:20 수정 2020-02-19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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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기도 안양시의 한 주택가에서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건물에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재개발 추진 위원회와 근처 사찰 간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십 년 넘게 멈춰있는 겁니다. 하루하루 위험 속에 살아가는 주민들은 속만 탑니다.

밀착카메라 이선화 기자입니다.

[기자]

오래된 빌라 건물에 위험시설물 알림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안전진단결과 D등급을 받았습니다.

긴급한 보수 공사가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어떤 빌라인지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입구부터 먼저 보실까요.

여기 계단에 보면 이렇게 가로로 금이 가 있는데요.

이 안이 훤히 다 들여다보일 정도로 틈이 벌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1층을 받치는 이쪽 상황은 더 심각한데요.

벽에 군데군데 균열이 가 있는 건 물론이고 이쪽 기둥을 보시면 안이 텅 비어있습니다.

지금 거의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아슬아슬한 상황인데요.

이 안쪽을 한 번 보면요, 이렇게 철근 구조가 다 드러날 정도로 낡아 있는 상태입니다.

인근 다른 빌라는 입구부터 담이 무너져 있습니다.

건물 안으로 들어와 봤습니다.

먼저 벽을 보면 이렇게 굉장히 낡아 있는 모습을 볼 수가 있는데요.

제가 힘을 주지 않고 이렇게 손으로 갖다 대기만 해도 쉽게 바스라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 계단에는 오른쪽에 난간이 있는데 완전히 지금 무너진 상태라서 전혀 지탱을 할 수 없는 구조이고요.

여기는 간신히 붙어 있기는 한데 제가 이렇게 기둥을 힘을 주지 않아도 쉽게 뽑힐 만큼 낡아 있는 상태입니다.

꼭대기 층에 사는 아흔두 살 할머니는 매일 이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합니다.

[주민 : 오래됐어. 불편해도 할 수 없지. 고치지도 못하고.]

주택가 골목도 위험해 보이긴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걸어가고 있는 길 왼편으로 담벼락이 하나 있는데요.

한눈에 봐도 지금 굉장히 기울어있습니다.

이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서 임시로 파이프를 덧대어 놓았는데 지금 보다시피 이렇게 이마저도 떨어져 나간 모습을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실제로 담장이 얼마나 기울었는지 스마트폰 수평계 앱으로 한번 확인을 해볼까요.

이렇게 스마트폰을 벽에 갖다 대면 한 8도가량 기울어져 있는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천유성/주민 : 난 위험해서 여기로 안 다녀요. 뒤에 산길로 다녀. 같이 무너지면 지나가던 사람이고 뭐고 압사를 당하는.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는단 말이야.]

외관만 낡은 게 아닙니다.

수도관과 보일러가 망가진 주택 내부는 얼음장같이 차갑습니다.

요 며칠 다시 추워진 날씨에 상자와 이불을 여러 겹 깔아놓고 생활합니다.

[임경호/주민 : (이불이 지금 몇 겹인 거예요? 다섯, 여섯 겹이네.) 집사람 화장한다고 거기 앉아서. 박스로 차가운 걸 차단하기 위해서. 이게 삶이 엉망이에요.]

이처럼 열악한 환경에도 보수 공사를 하지 않고 있는 건, 재개발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민 : 어떻게 공사해요, 지금 재건축 들어가야 하는데. 집도 못 짓고.]

210여 가구가 살고 있는 이 동네는 지난 2007년 제1종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결정 고시됐습니다.

재개발을 희망하며 지역주택조합을 추진했지만, 10년 넘게 멈춰있습니다.

인근 사찰과 마찰이 이어지면서입니다.

추진위는 사찰 측이 인접한 도로를 매입한 탓에 토지 확보가 어려워 사업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김대곤/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장 : 골목길이라고 하죠. 아파트 골목길을 이분들이 사업 시작한 이후로 사들인  거죠.]

사찰 측은 절이 들어설 때부터 갖고 있던 도로라면서 알박기는 허위 사실이라는 입장입니다.

[조준석/한마음선원 사무장 : 1970년에는 이미 여기가 절이었기 때문에 사도라고 되어 있지만 이 땅을 사지 않고는 절이 확립될 수 없는 상황이라 당시에 한 필지로 된 땅을 샀던 것뿐이고.]

추진위에서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안전한 공영 개발의 방식이라면 협조하겠단 뜻도 밝혔습니다.

[조준석/한마음선원 사무장 : 절이기 때문에 주민들 삶을 내팽개치거나 방해하거나 못 살게 하는 건 전혀 없거든
요. 주민의 생활이 공영개발로 인해서 믿고 할 수 있으면 언제든 협조할 수 있다.]

안양시에선 빠른 시일 내로 논의의 장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개발은 시작도 못 한 상태로 멈춰있지만, 이곳에 사는 주민들의 삶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올겨울이 지나면 봄이 올까, 주민들 속만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인턴기자 : 조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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