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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수사와 기소 한덩어리"…추미애에 우회적 비판

입력 2020-02-16 16:07 수정 2020-02-16 17:05

"공식 의견 없다" 확전 자제하면서도 사실상 반대 의견 개진
이번주 검사장 회의서 날 선 토론 예상…추미애 리더십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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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의견 없다" 확전 자제하면서도 사실상 반대 의견 개진
이번주 검사장 회의서 날 선 토론 예상…추미애 리더십에 주목

윤석열 "수사와 기소 한덩어리"…추미애에 우회적 비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 내 수사·기소 주체 분리' 방안을 제시한 가운데 윤석열 검찰총장은 "수사와 기소는 한덩어리"라며 사실상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이런 가운데 추 장관이 이번 주 검찰 개혁 방안 등을 주제로 전국 검사장 회의를 소집해 법무부와 검찰 간 긴장도는 다시 높아지는 모양새다.

법무부는 오는 21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7층 대회의실에서 '검찰개혁 관련 전국 검사장 회의'를 연다. 고검장 6명과 지검장 18명, 이정수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이 회의에 참석한다.

법무부 장관 주재로 검사장 회의가 열리는 것은 2003년 노무현 정부 시절 강금실 당시 장관 이후 약 17년 만이다.

회의에서는 ▲ 분권형 형사사법 시스템 ▲ 검경 수사권 조정·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 관련 하위법령 제정 ▲ 검찰 수사관행·조직문화 개선에 대한 의견수렴이 이뤄질 예정이다.

핵심 논제는 추 장관이 지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검찰 개혁 방안과 관련해 '수사와 기소의 판단 주체를 달리하는 방향의 제도 개선'이라고 언급했던 분권형 형사사법 시스템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윤 총장은 검찰이 수사를 개시할 때와 사건을 종결할 때 판단을 내리는 주체를 달리하는 이른바 '분권형 형사사법 시스템' 자체에는 구체적 방안이 세워지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명확한 의사 표시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말 그대로의 수사·기소 분리 방안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는 뜻은 우회적으로 여러 차례 드러내고 있다.

윤 총장은 지난 13일 부산지검을 방문해 일선 검사들과 가진 비공개 간담회에서도 "직접 심리를 한 판사가 판결을 선고하듯, 검찰도 수사한 검사가 기소를 결정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판사가 직접 당사자의 주장을 듣고 증거를 조사해 판결을 내려야 한다는 '직접주의' 개념이 검찰에도 적용돼야 한다는 게 윤 총장의 입장이다.

윤 총장은 이날 법무부의 수사·기소 주체 분리 방안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하는 대신 수사와 기소, 공소유지를 떼려야 뗄 수 없는 방향으로 사법개혁이 이뤄져 온 점을 강조했다.

그는 "법원이 '조서 재판'에서 '공판중심주의'로 전환을 선언했음에도 검찰은 이 같은 변화를 따라가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며 "이제는 어느 면으로 보나 수사와 소추(기소)는 결국 한 덩어리"라고 설명했다. "법정에서 공소유지를 하는 사람이 소추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고도 했다.

추 장관이 제시한 '수사 검사 따로, 기소 검사 따로' 방안은 직접주의·당사자주의·공판중심주의를 지향하는 현행 형사소송법 구조에 역행한다는 취지로도 해석된다.

윤 총장은 이번 검사장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는다.

윤 총장이 회의 참석 대상이 아니라는 게 대검찰청 설명이지만, 총장 없이 검사장 회의가 열린 전례가 없다는 점에 비춰 불참 자체가 수사·기소 분리 방안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낸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윤 총장은 부산에 이어 오는 20일 광주고검·지검도 격려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검사장 회의 등 현안이 돌출하는 바람에 아직 일정을 확정 짓지 못한 상태다.

윤 총장이 수사·기소 분리 방안에 대해 사실상 반대 입장을 정한 가운데 전국 검사장 회의에서도 공개적인 반대 목소리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한 검사장은 "구체적인 회의 주제에 대해 추가 설명을 들어봐야겠지만, (현재까지의 법무부 방안에 대해) 우호적인 말을 할 사람이 거의 없을 것 같다"며 "수사, 기소 분리는 어느 나라에도 없는 터무니 없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추 장관도 검찰 내에 수사·기소 분리 방안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회의 자리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가 이번 회의 개최를 알리면서 '소통'을 강조한 만큼 추 장관도 검찰 고위 간부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듣는 쪽에 방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검사장 회의를 추 장관이 직접 주재하기로 한 데에는 검찰 개혁 조치를 밀어붙인다는 이미지를 개선하고 검찰의 의견을 살피면서 후속 조치를 마련하겠다는 의도가 있기 때문이다.

추 장관은 취임 직후 대규모 인사개편과 검찰 직제개편을 연달아 진행하며 '검찰 개혁 작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왔지만, 검찰과의 의사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받았다.

추 장관은 검찰 고위 간부 인사 과정을 둘러싼 잡음을 놓고는 국회에 "검찰총장이 저의 명을 거역한 것"이라고 말했고, 검찰이 선거개입 의혹 사건 관련자를 무더기 기소한 데 대해서는 "날치기 기소"라고 비판하는 등 검찰과 대립각을 세웠다.

최근 문찬석 광주지검장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공개 비판한 것과 관련해서도 "어떤 의도로 어필하기 위해 그런 건지 모르지만, 상당히 유감스럽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런 추 장관의 행보에 비춰봤을 때 이번 검사장 회의에서도 제대로 된 의견수렴이 가능하겠느냐는 회의론도 제기된다.

추 장관은 수사·기소 분리 방안을 설득하는 데에만 초점을 두기보다는 사건을 수사한 검사가 기소까지 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나 인권침해를 줄일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두고 검찰의 동의를 얻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번 회의에서 고위 검사들의 의견이 얼마나 추 장관의 정책에 반영될지가 향후 법무부와 검찰 사이의 관계 설정에서도 시금석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어 회의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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