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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이렇게 싸운다…블랙리스트와 투쟁, 새 역사

입력 2020-02-16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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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정권서 '블랙리스트'…"기생충, 한국 민주주의의 승리"

[앵커]

봉준호 감독은 "사회 저항을 부추기는" 인사로, 배우 송강호 씨는 정부에 비판적인 인사로 분류되던 때가 있었습니다. 이런 고초를 딛고 일어섰기에 이들은 아카데미의 '블랙리스트 투쟁사'에도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조보경 기자입니다.

[기자]

< 살인의 추억 >
박근혜 정부 "경찰을 무능한 집단으로 묘사해 부정적 인식을 주입한다"

< 괴물 >
이명박 정부 "반미 및 정부 무능을 부각시킨다"

< 설국열차 >
박근혜 정부 "시장 경제 부정, 사회 저항을 부추긴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봉준호 감독의 영화에 내린 평가입니다.

봉 감독은 두 정권에서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포함됐고, 강성좌파로 분류됐습니다.

진보 정당의 당원이었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봉준호/감독 (지난해 5월) : 실질적인 고초가 있었냐 없었냐를 떠나서 리스팅 했다는 자체가 창작자들에게는 지울 수 없는 상처죠. 두 번 다시 그런 일은 없어야겠죠.]

배우 송강호 씨도 박근혜 정부 때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계 인사로 분류돼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송강호/배우 (2017년 5월) : 제가 어떤 작품을 선택할 때 각본을 읽고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이 '아, 이 작품은 또 정부에서 싫어할 내용 같다' 자기 검열을 하다 보면 심리적인 위축감이…]

외신은 블랙리스트가 이어졌다면, 기생충은 없었을 것이라며 '한국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평가했습니다.

아카데미 수상의 역사를 보면, 반정부 인사로 낙인 찍혀 실명으로 상을 받지 못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1953년 시나리오 작가 돌턴 트럼보는 로마의 휴일의 각본을 썼습니다.

하지만 당시 미국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가명으로 '아카데미 원작상'을 받았습니다.

 
예술은 이렇게 싸운다…블랙리스트와 투쟁, 새 역사

■ '봉준호 마케팅' 열심인 한국당, 새누리당 시절엔…

[앵커]

봉준호 감독은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때를 "악몽 같은 시간"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블랙리스트 수사가 한창일 때,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은 특검의 수사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습니다. 최수연 기자입니다.

[기자]

"한국 예술가들을 트라우마에 잠기게 한 악몽 같은 몇 년이었다"

봉준호 감독은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를 이렇게 회고했습니다.

2017년 5월 외신 인터뷰에서입니다.

그런데 그에 앞서 정치권에선 블랙리스트에 대한 수사를 놓고 공방이 벌어졌습니다.

같은 해 1월 최순실 국정조사 때 특검이 블랙리스트 건을 수사하는 걸 여당인 새누리당이 비판한 겁니다.

[이채익/당시 새누리당 의원 (2017년 1월 3일) : 블랙리스트란 말은 (특검법) 1~14호 어디에도 언급이 되어 있지 않습니다. 즉, 특검법의 조사 대상이 아니란 겁니다.]

[정유섭/당시 새누리당 의원 (2017년 1월 3일) : 특검은 사회 분위기에 휩쓸려서 무리한 수사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특검의 블랙리스트 수사 자체가 월권이라고 지적한 건데 당시 야당은 반발했습니다.

[박범계/더불어민주당 의원 (2017년 1월 3일) : (여당이) 특검 수사의 경과도 지금 부정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을 이은 자유한국당에선 봉준호 박물관 설립 등의 제안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온라인에선 "태도가 돌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영상디자인 : 김신규 / 영상그래픽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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