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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민규동 "영화감독 저작권 등 창작생활 여건 개선됐으면"

입력 2020-02-12 21:57 수정 2020-02-13 00:00

아카데미 4관왕, 그 이후…한국 영화계의 과제는
수상 예측…"가장 오리지널하고, 아카데미로서도 변화 출구"
"봉 감독, 1년간 1분도 운동 안 한다더라"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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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4관왕, 그 이후…한국 영화계의 과제는
수상 예측…"가장 오리지널하고, 아카데미로서도 변화 출구"
"봉 감독, 1년간 1분도 운동 안 한다더라" 왜?


■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뉴스룸>'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뉴스룸 (19:55~21:20) / 진행 : 서복현


[앵커]

오늘(12일) 비하인드 플러스는 하루 쉽니다. 대신 한국 영화 얘기를 좀 더 해보겠습니다. 이 자리에 한국영화감독조합의 공동대표인 민규동 감독이 나와 있습니다.

감독님, 어서 오세요. JTBC '방구석 1열'이란 프로그램에서 '기생충'의 작품상을 예측을 하셨습니다. 어떤 점에서 그러셨나요?

[민규동/영화감독 : 많은 굉장히 잘 만든 영화들이 나와 있을 텐데 그래도 그 중에서 가장 오리지널한 영화가 무엇일까, 생각해 보면 '기생충'을 능가하는 영화들은 없었기 때문에 그래도 '기생충'이 많은 점수를 받지 않을까? 그게 또 아카데미가 새로워질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출구가 아닐까 이런 예측을 해봤었던 것 같아요.]

[앵커]

오리지널이라고 한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일까요?

[민규동/영화감독 : 그러니까 가장 뭐랄까. 기존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이런 이야기를 품은 영화? 이런 개념을 얘기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럼 작품상이 발표되고 나서는 별로 놀라지 않으셨습니까?

[민규동/영화감독 : 깜짝 놀랐죠.]

[앵커]

예측을 하시고도요?

[민규동/영화감독 : 눈물이 터져 나오더라고요. 말은 예측했지만 실상 마음속에서는 반신반의했던 것 같고. 아주 오래전에 김연아 씨가 정말 화려한 비상을 했을 때 그때 느낌이 다시 찾아왔었던 것 같고 사실 어떤 의미인지 아직 해석을 할 수가 없는 정도의 그런 느낌이었던 것 같아요.]

[앵커]

알겠습니다. 이번 수상이 한국영화계 그리고 한국영화 감독들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 한국 영화감독들에게 주는 의미는


[민규동/영화감독 : 그러게요. 아직은 크기와 여파를 예단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시간이 좀 더 필요한 지점이 아닐까 이런 걸 해석하는 데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감독들에게는 특히 봉준호 감독님이 말씀하신 1인치, 그 자막의 장벽을 뛰어넘는 우리가 인류가 하나의 언어를 쓴다. 그 언어는 바로 시네마라고 얘기한 21세기 가장 중요한 소통매체인 영화를 공유하고 있다는 지점에서 영화감독으로서 굉장히 뿌듯한 순간이었었고요. 또 한편으로는 또 자괴감을 느끼는 감독님도 계시는 것 같고. 막 물개박수를 치면서도 나는 뭐 하고 있지? 이렇게 희망을 주기도 하면서도 또 다른 자극을 주기도 하는 두 가지의 의미가 많이 있는 것 같아요.]

[앵커]

옆에서 봤던 인간 봉준호 그리고 감독 봉준호는 어떤 사람이었나요?
 
  • 옆에서 본 '인간 봉준호' '감독 봉준호'는


[민규동/영화감독 : 봉준호 감독님은 이제 제가 단편영화 시절에 수업시간에 봉준호 감독의 단편을 보고 영화 아카데미라는 곳에서 공부를 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품었을 정도로 뛰어난 시절이 있었었는데요. 정말 놀라운 지점 하나는 모든 게 다 준비된 천재 같은 감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사실은 1년 동안 1분도 운동을 안 한다고 해요. 왜냐하면 봐야 될 영화들이 너무 많고 준비해야 될 영화의 내용들이 너무 많아서 1분도 아깝다는 거죠. 영화를 생각하지 않고는 1년에 1분도 보내지 않는다라는 그 지점이 그 노력의 에너지와 상징성이 뭐랄까. 사람들을 좀 겸허하게 만들고 존경하고 만드는 특별한 감독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감독님이 보신 기생충은 어떤 영화였습니까?

[민규동/영화감독 : 기생충은 어려서부터 봉준호 감독님이 이렇게 보여줬던 여러 영화들의 스타일들을 완전히 종합선물세트처럼 이렇게 섞어놓은 영화라고 느꼈었고. 한국이 아니라 전 세계의 정말 보편적인 언어로 소통될 수 있는 뭐랄까. 인간이 가진 집단 무의식을 짚어준 영화라고 해야 될까요? 그런 지점에서 보기 드문 초월적인 영화라는 생각이 들고요.]

[앵커]

알겠습니다. 또 짚어야 될 부분들이 있습니다. 물론 기생충의 수상으로 화려함으로 가려질 수도 있는데요. 한국영화계에는 아직도 그늘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부분들이 그런가요?
 
  • 처우 낮아 어려운 감독들도 많다는데


[민규동/영화감독 : 모든 삶의 영역에서 다 빛과 그늘이 있는 것 같은데요. 이번에 이제 영화감독조합에서 실태조사를 해 봤을 때 우리 회원 감독님들의 한 35%가 연봉 1000만 원 이하 그리고 한 50%까지가 연봉 2000만 원 이하라는. 사실은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이런 환경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계시더라고요. 그런 지점을 봤을 때는 계속 자기 작업들을 원하는 순간에 잘 이어나갈 수 있는 감독도 있지만 그러지 못한 감독님들도 많이 있어서 많은 응원과 위로가 필요한 지점들이 좀 있고요. 봉준호 감독님도 마찬가지로 젊은 시절 그런 어려운 생활고를 다 겪었었죠. 그런 걸 잘 딛고 일어나서 좋은 성과를 보여줬기 때문에 또 그런 지점에서는 희망이 되기도 하고 위로가 되기도 하죠.]

[앵커]

저작권 문제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많은 영화감독들이 저작권에서 소외돼 있다고 하는데.

[민규동/영화감독 : 음악을 하시는 분들은 음악을 만들면 당연히 저작자라고 생각을 하고 글을 쓰면 당연히 그분이 저작자라고 생각이 들잖아요. 그런데 영상저작물에서는 감독이 저작권이 없습니다. 그래서 최근에 이상문학상 사태에서 봤듯이 계약으로 이제 저작권을 양도하는 지점에 대해서 문제 제기가 많이 있었잖아요. 우리나라는 법으로 감독의 저작권은 무조건 양도되게 돼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산업적 성취나 예술적 성취에 비해서는 창작자에 대한 기본적 권리의 인식 수준이 굉장히 좀 낙후한 편이라 이런 지점이 개선이 좀 되어야 지속적으로 또 건강하게 창작생활을 해 나갈 수 있는 여건들이 나아지지 않을까 이런 생각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저작권이 감독에게 있지 않고 제작사로 넘어간다는 말씀이십니까?

[민규동/영화감독 : 법으로 특별한 계약이 없는 한 양도되게 돼 있습니다.]

[앵커]

지금이요.

[민규동/영화감독 : 네.]

[앵커]

또 감독 입장에서는 제작사도 있어야 되고 또 투자자도 있어야 되기 때문에 저작권을 어쩔 수 없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또 줘야 되는 상황. 이런 상황도 벌어집니까?

[민규동/영화감독 : 기본적으로는 그게 지금 관습적으로 다 정리가 돼 있고요. 그런데 유럽이나 또 다른 나라에서는 그 지점이 많이 개선돼 있어서 어쨌든 생계를 유지해 나가야 영화 노동자로서 일들을 계속해 나갈 수 있으니까 아무튼 그런 지점에서는 다른 부분이 많이 있죠.]

[앵커]

일단 기생충의 수상이 한국영화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으로 좀 퍼져나가야 할 텐데 당장 시급한 점이 있다, 꼽으신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 시급하게 개선돼야 할 점은


[민규동/영화감독 : 저는 정책적인 부분에 대한 고민보다 사실은 기생충처럼 이렇게 정말 놀라운 성과를 보여준 영화도 있고 또 작년에 벌새라는 독립영화의 신드롬처럼 25년 전 본 봉준호 감독의 단편영화의 힘도 대단했지만 사실 지금 그때, 20대 중반의 지금 젊은 동료 감독들도 대단하거든요. 그래서 92년의 어떤 아카데미 역사를 바꿔놓은 쾌거도 있지만 두 번째 기록? 계속 92년에 걸리지 않고 그 기록을 또 깰 수 있는 젊은 한국영화 감독들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굉장히 희망적이고 영화를 이렇게 힘으로 만들어주는 건 관객들이니까 관객들이 또 역시 또 희망적이라고 생각이 들어서요. 저는 이 그늘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더 나은 미래가 곧 다가오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기생충의 작품상을 미리 예측하셨던 한국영화감독조합의 공동대표 민규동 감독님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민규동/영화감독 : 고맙습니다.]

(화면제공 : AMP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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