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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와 사투 벌이는 의료진들…"씩씩하게 일하지만, 댓글에 울컥"

입력 2020-02-01 20:53 수정 2020-02-01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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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환자가 늘어나면서 의료진은 오늘(1일)도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병원의 협조를 구해서 제가 직접 세 번째 환자가 입원해 있는 명지병원을 가봤습니다. 감염 위험이 없는 제한된 구역에서 진료에 피해가 가지 않기 위해 짧게 머물렀지만 그 짧은 시간동안 제가 엿본 의료진의 현실은 치열했습니다. 그 현장 모습, 그리고 의료진 목소리를 그대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금 여기서 15미터 정도 들어가면 환자가 있는 병실입니다.

지금부터는 진료를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밀착 취재해보겠습니다.

바이러스가 전파되지 않게 막아놓은 이 구역에는 환자 병실을 볼 수 있는 모니터가 설치돼 있습니다.

[화상 전화를 통해서 환자랑 소통을 하는데, 그때는 저 화면을 보면서…]

병실까지 직접 들어갈 수 있는 건 지정된 의료진 10여 명 뿐.

보호복을 입는 데만 30분이 걸립니다.

[무겁진 않고 저희가 답답하다고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숨을 못 쉬어서. (땀 많이 나겠는데요?) 땀 엄청 많이 흘리고 숨도 차고 한데…]

보호복을 입은 후 밖에서 넣어준 약품을 챙겨 들어갑니다.

진료에 필요한 물품은 바깥으로 전달합니다.

환자를 돌보는 건 물론, 화장실 청소까지 모두 간호사들 몫입니다.

이렇게 이곳을 지키는 간호사들은 모두 9명, 3교대로 근무 중입니다.

[확진환자들 말고 의심환자들이 계속 입원하고 검사결과가 새벽에도 나오면 퇴원을 하기 때문에…]

전날 밤 들어온 의심환자가 다행히 음성 판정을 받고 퇴원합니다.

[간호사들도 나 때문에 어떡해…]

[요거는 오늘 점심에 챙겨드시면 되고]

병실에 들어갔던 간호사가 한시간 뒤 보호복을 벗고 샤워까지 한 뒤 나왔습니다.

얼굴엔 고글과 마스크 자국이 남았습니다.

[(아프진 않으세요?) 아프진 않은데 자국이 지워지려면 시간이 지나야 돼요.]

입는 것보다 벗는 게 더 힘듭니다.

[장갑 벗고 알콜로 손 닦고, 벗고 손 닦고, 벗고 손 닦고… 매 단계마다 손 닦거든요. 힘들어도 어찌됐던 누군가가 해야 되니까]

머리도 제대로 말리지 못해 등은 다 젖었습니다.

그런데 한 시간 만에 또 보호복을 입습니다.

[(또 입으시는거예요?) 네네. 원래 머리가 다 안 마른채로 들어갈때가 많아요.]

점심시간이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환자 식사와 함께 간호사들 도시락도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역시 일보다 더 힘든 건 '주변의 시선'입니다.

[주변에서 걱정을 너무 많이 해가지고, 엄마한텐 말 안 했어요]

[(다른 간호사들) 진료 거부했다고 하더라고요.]

[너는 왜 돌아다니냐, 돌아다니면 저 몰매 맞을지도 몰라요. 나 어떡해 울컥해]

메르스 때도 의료진 자녀가 등교를 거부당한 바 있습니다.

[댓글에 그런 거 있잖아요. 우리집 앞은 명지병원인데 그런 거 있죠. 저희는 너무 씩씩하게 일을 하는데]

[물론 응원하는 사람도 있어요. 그렇지만 반대되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그런 게 걱정이 돼요. 알게 모르게 상처 받을까봐.]

저희가 의료진의 얼굴을 가린 이유기도 합니다.

[메르스 다 끝나고 어떤 게 힘들었냐 하니까 숨막힘, 땀, 외로움, 쓸쓸함 이런거]

(영상그래픽 : 이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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