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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금지' 안내판에, 고용해지 움직임도…빗나간 '공포'

입력 2020-01-29 22:14 수정 2020-01-29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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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인 금지' 안내판 등장…"혐오 부추겨" 지적

[앵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우려는 국내 관광 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관광객들이 자주 오는 식당이나 관광지에선 아예 중국인들을 못 들어오게 하는 곳도 있습니다. 감염을 막아보겠단 건 알겠지만 의도치 않게 중국인에 대한 비뚤어진 공포를 부추기는 걸 수도 있습니다.

최규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 충무로의 한 식당입니다.

'중국인 출입금지'라 쓰인 안내판이 붙어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유행해 중국인 관광객을 막겠다는 취지입니다.

[식당 관계자 : 중국분 다 안 받아요. 그게 손님들 위해서지. 일본 쪽 관광업계도 다 취소했잖아.]

서울과 부산에 있는 한 외국인 전용 카지노도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출입을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중국 내 발병 사례가 많은 데다, 다른 국적의 손님이 불편해할 수 있단 게 이유입니다.

[카지노 관계자 : 중국인 단체 관광객은 안 되는데요. 기사에 난 것처럼 저희가 체크를 하고 있어요.]

일부 배달 노조는 업체에 중국인 밀집지역에 배달하는 걸 금지하고 그렇지 않으면 위험수당을 지급해달라고 요청했다가 논란이 됐습니다.

'중국인 혐오'라는 비판이 커지자 노조 측은 결국 사과문을 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중국인 출입을 막겠다는 업체들은 점점 늘고 있습니다.

■ 중국 노동자 안 쓸 수 없는데…요양원·식당들 '고민'

[앵커]

상황이 이렇다 보니까요. 중국 출신 노동자들이 많은 요양원이나 식당들도 고민입니다. 중국 사람이란 이유만으로 손님들이 불안해하고 꺼려하는 거지요.

[기자]

구자광 씨는 서울 구로동에서 3년째 방문요양센터를 운영 중입니다.

그런데 최근 상담 전화가 늘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행 이후 요양보호사로 중국인 동포를 보내지 말아 달라는 내용입니다.

이곳의 전체 요양보호사는 90여 명.

이 중 중국인 동포는 30명이 넘습니다.

[구자광/따봉방문요양센터 대표 : 그분(중국인 동포)들은 사실 여기 산지가 벌써 10년, 8년씩 오래됐어요. 지금 인력이 모자라요. 그러나 노인은 늘고 있죠. 누가 할 사람이 없어요.]

중국인 동포를 고용해온 일부 식당에서도 계속 일을 함께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다른 손님들이 불안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식당 관계자 : 근무한 지 7~8년 된 (중국인 동포) 이모가 하나 계시죠. 저희도 지금 안 받고 싶은데 안 받을 수도 없고….]

중국 출신의 가사도우미를 고용해온 가정부터, 중국인 학생이나 교사가 있는 시설까지 일부의 사람들은 중국이라는 이유만으로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학부모 : 중국에 다녀온 친구들이 있는데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쉬쉬할 수도 있고 또 아이들 안전이 걱정되니까…]

하지만 국적만으로 전염 가능성을 판단하는 건 비과학적입니다.

혐오와 차별을 부추길 수 있습니다.

[김태형/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 : 메르스 때도 한국에서 유행했지만 다른 나라에서 한국인 입국 거부하진 않았잖아요. (중국인이라도) 접촉자 중심으로, 그쪽에서 유입된 감염자를 중심으로, 그 사람의 밀접한 가족이라든지. 함께 노출되는 공간에서 통제되면 되는 거잖아요.] 

단지 중국인이기 때문이 아니라 발병 지역에 다녀왔는지, 발병자와 접촉했는지, 의심 증상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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