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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쏘는 정치] 'NO 차이나' 등장…혐오로 변질된 전염병 공포

입력 2020-01-29 18:59 수정 2020-01-29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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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톡 쏘는 정치의 강지영입니다. 하루하루 지날수록 더 넓게, 더 빨리 퍼지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전 세계가 비상입니다. 국내에서도 4번째 확진자가 나온 데다가 이동 동선에 다른 접촉자만 172명으로 밝혀져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역사회 2차 감염자가 나올 수 있는 중대 고비인데 정부도 감염병 위기 경보를 '주의'에서 '경계' 단계로 높이고 총력대응에 나섰습니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에서는 바이러스 발병지인 중국, 중국인에 대한 혐오 현상이 퍼지고 있습니다. 인터넷 포털 기사는 물론 관련 영상이 올라온 유튜브 댓글은 더 자극적인데요. 중국을 비하해서 부르는 표현과 함께 "제대로 씻지도 않는 나라", "멸종시키자" 이런 과격한 내용들이 줄줄이 달려 있습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일본 불매운동 '노 재팬'을 본뜬 '노 차이나' 포스터가 등장했습니다. 보이콧 차이나, 코로나바이러스란 메시지와 함께 "죽기 싫습니다, 받기 싫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는데요. 바이러스 전염 우려를 이유로 중국인의 입국을 원치 않는다는 뜻이겠죠. 이런 현상은 온라인을 넘어서 현실에서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중국인 관광객이 주로 찾았던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중국인 출입금지' 문구를 내걸었고 중국인이 몰리는 호텔과 성형외과는 물론이고 택시까지 중국인 손님을 거부한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심지어 한 배달업체 노조는 안전을 이유로 '중국인 밀집 지역 배달 금지'를 요구했는데요. 논란이 커지자 해당 노조의 상급 단체인 민주노총은 소수자 혐오 표현에 대해서 책임을 느낀다며 공개적으로 사과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전염병 공포가 특정 집단 혐오로 발전하는 것은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해 국내에서 홍역이 유행일 때도 그 원인을 외국인 노동자로 지목해서 '쫓아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습니다. 전문가는 무슨 일만 벌어지면 '속죄양'을 찾는 문화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합니다.

[임운택/계명대 사회학과 교수 (정치부회의와 통화) : 이런 질병이나 자연재해 같은 이런 문제는 컨트롤 자체가 굉장히 어려운 문제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금방 쉽게 속죄양을 찾아서 그들한테 쉽게 말하면 이제 일종의 딱지를 붙이는 거죠. 근본적으로 우리가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때 속죄양을 찾는 방식들은 일종의 심리적 위안감 정도지 사실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될 수 없다는 건 너무나 자명한 거죠.]

의학 전문가들은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위생을 지키기 위한 정부와 개개인의 신속한 대응이라고 말합니다.

[천은미/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정치부회의와 통화) : (정부는) 최대한 방역을 미리 예방적으로 해서 노출을 최소화하고, 그리고 지역적, 전국적 전파를 막는 게 제일 중요할 것 같고요. 공기 중 감염이 아니라 대부분 침이나 분비물을 만지면서 지하철 손잡이나 문고리라든지 컴퓨터 키보드나 이런 걸 통해서 감염된 분비물이 코나 입이나 눈을 만지면서 감염되는 거기 때문에 손을 깨끗이 씻고 외출 후에는 돌아와서 손을 씻기 전에는 입이나 코를 안 만지는 게 굉장히 중요할 거 같고요.]

안타깝게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는 백신 개발은 아직도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고 있어 예방이 최선인 상황입니다. 앞으로 정부의 구체적인 대책 마련은 물론이고요. 개인적으로 과도한 불안과 혐오 대신에 위생을 철저히 하는 게 더 큰 확산을 막는 제일 첫 번째 예방수칙인 것 같습니다.

(화면출처 : 페이스북 '서비스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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