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갭투자 피해 고스란히 세입자에…'깡통전세' 폭탄 돌리기도

입력 2020-01-19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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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빚내서 집 사라던 '갭투자 큰손' 검찰 송치…대부업 위반 혐의

정부가 잇따라 내놓은 부동산 대책은 집을 많이 가진 투기자들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전세를 끼고 주택을 산 뒤에 시세 차익을 노리는 갭투자자들이 대표적입니다. JTBC 취재 결과, 유명 부동산 강사로 활동했던 갭투자자가 대부업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걸로 파악됐습니다. 400채가 넘는 주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기자]

부동산 스타 강사 박모 씨가 운영하는 카페입니다.

회원수만 1만 4000명에 달합니다.

회원들에겐 빚을 내서라도 부동산을 사라고 강조합니다.

[박모 씨/부동산 강사 : 빚이 너무나도 감사한 거예요. 빚이 없었으면 지금의 제가 있었을까요.]

자신의 투자 경험을 담은 책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빚을 내고 전세가 있는 소형 아파트들을 사들이는 갭투자로 부동산 부자가 될 수 있었다는 겁니다.

지난해 국토교통부 조사에 따르면 박씨가 보유한 주택은 452채, 전국 6위였습니다.

박씨는 자신의 성공 노하우를 전파하며 유료회원도 모집했습니다.

컨설팅을 받은 회원들이 산 집만 3000채가 넘습니다.

문제가 생긴 건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면서입니다.

일부 회원들이 세입자들의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이른바 역전세에 빠진 겁니다.

그동안 박씨는 회원들에게 역전세 현상이 생기면 그 손실만큼 보전해 주겠다고 홍보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지원금은 이자를 내야 하는 사실상 대출금이었습니다.

[A씨/과거 회원 : (저한텐) 3.5%를 달라고…이자를 통해서 얻는 수익도 크니까.]

한 회원은 박씨 추천으로 10채 넘게 샀다가 현재 모두 역전세 상황에 놓였습니다.

[B씨/과거 회원 : 역전세 나도 자기는 이자 수익이 발생할 거니까… 오히려 이자를 받기 위해서 역전세 나는 데를 지금 해줬나?]

JTBC 취재 결과, 최근 경찰은 박씨를 대부업법 위반 혐의로 검찰 송치했습니다.

등록을 하지 않고 불법적으로 대부업을 했다고 본 겁니다.

[황대희/부동산 전문 변호사 :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돈, 자금을 끌어모으는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이를 이용해) 이자, 그러니까 대가를 받는 그런 기회로 삼는 거죠.]

박씨는 세입자들에게 18억 원이 넘는 보증금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씨 측은 "대부업법 위반에 대해 아직 수사 중이며 정확하게 판결 난 것도 아니기 때문에 대응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갭투자 피해 고스란히 세입자에…'깡통전세' 폭탄 돌리기도

■ '594채 소유' 임대인 잠적…세입자는 '깡통전세' 폭탄 돌리기

갭투자의 피해는 고스란히 세입자들이 떠안습니다.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JTBC 취재 결과, 무려 600채 가까이 보유한 국내 최대의 임대 사업자도 잠적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기자]

심혜주, 엄지웅 씨가 서울 은평구 한 빌라에 전세로 입주한 건 지난해 9월.

계약 3주 만에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없다고 통보받았습니다.

이른바 깡통전세가 된 겁니다.

[심혜주 엄지웅/'깡통전세' 피해 세입자 : 극단적인 생각도 했어요. 너무 힘들고. 전세를 받은 거뿐인데 이 집에서 기약 없이 살아야 한다는…]

집주인은 전국에 주택 594채를 보유한 국내 최대 임대사업자 진모 씨입니다.

상당수 세입자들은 청약과 같은 무주택자 혜택을 포기하고 진씨 집을 사야 했습니다.

[A씨/'깡통전세' 피해 세입자 : 원치 않게 떠안게 된 상황이죠. (진씨가)'조만간에 잠수 탈 거니까 매매 못 할지도 모른다, (빨리) 집을 매매하는 게 좋겠다'라고…]

수백 채 주택을 보유한 갭투자자들의 몰락이 시작된 건 지난해 초부터입니다.

서울 강서구 일대에 300채에 달하는 주택을 보유했던 강모 씨가 잠적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이곳 주택가에 골목마다 붙어 있던 '임대사업자 강모 씨의 세입자를 찾는다'는 전단지는 이제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세입자들의 고통은 현재진행형입니다.

[B씨/'깡통전세' 피해 세입자 : 집을 매매하고 싶어도 최대 2년 걸려요. 희망이 전혀 보이지가 않아요.]

세입자 간의 폭탄 돌리기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기존 세입자들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숨기고 다른 세입자를 구하는 겁니다.

[심혜주 엄지웅/'깡통전세' 피해 세입자 : 저희도 된통 걸린 것 같아요. 전 세입자는 어떻게든 나가려고 했던 상황이었던… (해결 방법이) 똑같은 세입자 그냥 얻어서 내보내시라고.]

임대사업자들이 보증금 지급 여력이 없어도 세입자들은 이를 알 수 없습니다.

세입자와 분쟁이 생긴 임대 사업자들의 세제 혜택을 환수하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현재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B씨/'깡통전세' 피해 세입자 : 너무 억울하죠. 마음 같아서는 (집주인) 때려주고 싶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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