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금 제 옆으로 보시는 건 우리 축구가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넣은 골입니다. 마음먹은 대로 척척 골을 넣고 마음 편하게 이기는 축구는 참 오랜만이지요. 이번 올림픽 예선에서 세 경기 다 이긴 것도 우리나라뿐입니다. 더 재미있는 건, 이런 시원한 승리를 만들어낸 뒷이야기들입니다.
온누리 기자입니다.
[기자]
< 한국 2:1 우즈베키스탄|도쿄올림픽 예선 >
정승원이 차고, 오세훈을 맞고 들어간 이 골을 두고 팬들도, 선수들도 누구의 득점이냐고 물었습니다.
[오세훈/올림픽 대표팀 : (골에 정승원 선수 지분이 어느 정도예요?) 99%요. (어디 맞았어요?) 광배근이요.]
자신의 골인 줄 알고, 손으로 하트 모양까지 만들었던 정승원 알고 보니 이 뒤풀이도 이유가 있었습니다.
[정승원/올림픽 대표팀 : 오늘 아버지 생신이어서 제가 하트 세리머니를 했습니다.]
공식 기록은 그렇다 하더라도, 팀의 내부에선 이른바 골의 소유권이 훈훈하게 정리됐습니다.
경기 뒤 주최 측이 팀에 선물한 공은 정승원이 받았습니다.
[정승원/올림픽 대표팀 : 공을 뺏었습니다. 제 골인것 같은 그런 공인데 (오)세훈이가 저한테 양보해 줬습니다.]
오세훈은 생일에 찾아온 행운처럼 첫골을 낚았다면 두 번째 골은 스스로 만들었습니다.
수비수를 떨궈놓고 공간을 만들며 넘어지면서 왼발로 차 넣은 골 정말 감각적이란 말이 어울렸습니다.
중국과 첫 경기에서 골을 못 넣어 마음고생 했던 것을 털어낸 장면이었습니다.
그래서 우즈베키스탄전이 끝나고 던진 소감도 "기쁘다"가 아닌 "다행이다"였습니다.
골대 뒤에서 오세훈만 찍은 영상엔 적극적인 몸싸움으로 공을 지켜내고, 또 넘어져도 벌떡 일어나 다시 달리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193cm로 키가 크지만 유연한 몸놀림, 부지런한 움직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렇게 만든 두 골, 덕분에 경기 뒤 라커룸은 한껏 신났습니다.
[김학범/올림픽 대표팀 감독 : 야, 쟤(오세훈) 생일 아니냐? 네가 오늘 음료수 사.]
늘 결정력이 부족했다 걱정했던 우리 축구, 8강으로 가는 길은 유쾌한 골과 함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