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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외면받는 '1천억 박정희 공원'…또 예산 투입

입력 2020-01-15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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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북 구미시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애 업적을 기리는 각종 전시관과 추모 공간, 동상 등이 있습니다. 천억 원이 넘는 세금이 들었지만 찾는 사람이 많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예산을 더 들여서 역사 자료관을 또 만든다고 합니다.

밀착카메라, 정원석 기자입니다.

[기자]

경북 구미시의 '박정희로'로 이름 지어진 상모동 거리입니다.

일대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동상과 생가 그리고 추모관, 테마공원 등이 들어서 있는데요.

지금부터 한번 둘러보겠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생가 앞 '민족중흥관'.

생전에 쓰던 청와대 집무실 모습을 재현하고 당시 쓰던 물건들을 전시해뒀습니다.

대부분은 사진 자료나 글귀들이 공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오전엔 찾는 사람이 전혀 없다가 오후가 되자 십여 명의 관람객들이 찾아왔습니다.

[관람객 : 눈물 나죠. 그걸 아니까, 우리 나이만 돼도 어느 정도 알잖아요. 보셔야죠. 보시고 (박 전 대통령이) 어떻게 하셨나 젊은 사람들은 또 잘 모르잖아요.]

300미터 정도 떨어진 지점.

높이 5미터의 박 전 대통령 동상이 왼발을 내딛고 우뚝 서 있습니다.

그 앞으론 생애의 기록들이 적힌 비석들이 있습니다.

동상 주변에선 박 전 대통령이 자작한 것이라며 새마을운동 노래가 흘러나오고, 자작시 등도 벽에 각인돼 있습니다.

동상 주변엔 산책 나온 주민 외엔 눈에 띄지 않습니다.

바로 옆 새마을운동 테마공원.

900억 원 가까이 들여 전시관과 테마촌 등을 조성한 곳입니다.

전시관은 주건물과 부속 건물들이 있지만, 방문객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새마을운동 당시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자료들이 안을 채우고 있지만, 콘텐츠가 부족해 안이 휑한 느낌이 듭니다.

1층은 아예 비었습니다.

[주민 : 아무것도 볼 게 없잖아요. 나도 여기 계속 왔다 갔다 하면서 한번 들어가 보지를 않았어요.]

테마촌이 자리잡고 있는 언덕 꼭대기.

보릿고개 당시 초가집들의 모습과 새마을운동 당시의 마을 모습을 재현한 테마촌입니다.

그런데 건물 안은 하나같이 텅텅 비어 있거나 잠겨 있어서 건물 자체밖에는 볼 게 아무것도 없는데요.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는데, 이런 상황이 1년째 지속되고 있다고 합니다.

[주민 : 지원금이 안 나와서 중단이 됐다가…많이 축소됐다고. 축소도 됐고, 잘못하면 무용지물 되지 싶어.]

구미시는 올해 9월까지 전시관과 테마촌의 콘텐츠를 보강한다며 도비와 시비를 절반씩 보태 50억 원을 책정했습니다.

곧 준공을 앞두고 외벽 마감에 열중하는 자료관.

다음 달 준공 예정인 '박정희 대통령 역사자료관'입니다.

박 전 대통령의 100돌을 기념해서 지난 2017년 11월에 착공을 했는데 이런 기념석도 세워져 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유품 5600여 점을 전시하려고 하는데 저 건물을 짓는 데 160억 원이 들었다고 합니다.

계획 당시부터 시민 단체 등을 중심으로 반대가 심했지만, 공사는 그대로 진행됐습니다.

내부 공사를 마치고 올해 말쯤 개관하면 박 전 대통령의 유품 박물관으로 쓰일 테지만, 불만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관람객 : 기념사업회나 그런 쪽에서 했다면 모르겠는데 그렇게까지…그걸 세금 써서 했다는 거죠.]

[주민 : 사곡하고 상모하고 동사무소가 하나밖에 없어요. 이 공간에 부지가 넓은데 동사무소가 하나 더 있으면 좋을 텐데, 왜 굳이 이런 걸 너무 크게 이렇게 만들어 놨나 이런 생각도 들죠, 항상.]

박 전 대통령의 생가 주변 사업은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승인이 나, 박근혜 전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13년 4월부터 착공에 들어갔습니다.

역사적 인물을 기리기 위한 장소는 필요합니다.

하지만 현장을 확인해보니, 1천억 원이 넘는 세금이 들어갔다고 말하기엔 짜임새도, 관람객 호응도 부족해 보입니다.

박 전 대통령의 생가 주변으론 그의 생애 업적을 기리는 기념 공간이 드넓게 확장해나가고 있습니다.

아직도 이 주변으로는 빈 땅이 여전히 많은데요.

어떻게 사용될지는 몰라도 세금 낭비라는 지적은 받지 않아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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