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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스쿨존 제한속도, 후문은 '30㎞' 정문은 '50㎞'?

입력 2019-12-23 22:02 수정 2019-12-23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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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스쿨존에서 차량의 제한 속도는 보통, 시속 30km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가 보면 제각각일 때가 많습니다. 도로 사정에 따라서 다르게 정했다고 하지만, 운전자들은 헷갈립니다.

밀착카메라, 이선화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강북구의 한 초등학교입니다.

후문에서 걸어 나오면 이렇게 바로 앞에는 횡단보도가 있는데요.

앞에는 보시다시피 노란 카펫처럼 페인트가 칠해져 있습니다.

운전자의 눈에 잘 띄게끔 해서 교통사고를 예방하자는 취지로 만들어놓은 곳입니다.

그리고 이 바로 앞엔 차도가 있는데요.

이곳이 어린이 보호구역인 만큼 제한속도는 30km입니다.

왕복 4차로 차도에 차들이 오갑니다.

실시간 측정계를 보고 갑자기 속도를 낮춥니다.

학교 후문에서 횡단보도를 건너지 않고 이쪽으로 내려가면 정문 쪽이 나오는데요, 한번 가보실까요?

이곳 역시 왕복 4차선 도로이지만, 이곳의 제한속도는 시속 50km입니다.

내리막길이어서 속도가 붙습니다.

제한속도를 초과하기도 합니다.

[통학 도우미 :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아요. 여기 카메라가 있으면 좋겠어요.]

도로교통법상 어린이 보호구역의 통행 속도는 시속 30km로 제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임의 규정에 불과합니다.

도로 사정에 따라 20km에서 60km까지 설정할 수 있습니다.

통행량이 많은 도로의 경우, 갑자기 속도를 늦추면 오히려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경찰청 교통운영과 : 간선도로나 큰 도로는 30으로 했을 경우는 급감속으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거죠.]

하지만 학교에서부터 2km를 넘게 가도 제한속도는 계속 50km입니다.

결국 어린이 보호구역에 들어와도 속도를 줄일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강북경찰서 : 보조 간선도로이다 보니까 통행량이 많고 해서 도로 폭이 넓어서 그렇게 해놨는데, 30으로 낮추려고 추진 중에 있어요.]

서울 성북구의 또 다른 초등학교 인근입니다.

이곳 역시 학교 옆 왕복 5차로 차도의 제한속도는 시속 50km입니다.

일반 도로와 다를 바 없습니다.

[학교 보안관 : 30으로 해달라고 내가 요구를 했는데, 서울시에서 50으로 해야 된다고. 최저 속도가 50이라나.]

하지만 학교 앞뒤로는 각각 20km와 30km로 설정돼있습니다.

학교를 둘러싸고 제한속도가 각기 다르지만, 알고 있는 시민은 많지 않습니다.

[어머 20인 줄 몰랐어요, 몰랐어.]

[20이요? 30으로 알고 있었는데. 유심히 못 봤어요.]

이번에는 차 안에서 운전자의 시선으로 학교를 한 바퀴 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내비게이션의 안내와 도로 위에 표시된 제한속도가 다릅니다.

전봇대에 붙어 있는 제한 속도는 또 다릅니다.

전국에 어린이보호구역은 1만 6천여 곳이 있습니다.

제한속도가 40km 이상은 588곳이고, 이 중 60km 이상인 곳도 164곳에 달합니다. 

도로 사정에 따라 다르다고는 하지만, 스쿨존 취지에 맞게 제한 속도를 알기 쉽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올 법합니다.

[김기복/시민교통안전협회 대표 : 목적에 맞도록 운영을 할 수 없는 곳에까지 스쿨존을 지정해 놓은 거예요. 쉽게 말하면 모양만 스쿨존이라는 거, 이 말이에요. (운전자가) 지키기도 어렵죠, 혼란스러우니까.]

서울시는 어제(22일) '안전속도 5030' 교통심의를 마치고,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시내 도심 주행도로의 속도를 60km에서 50km로, 학교 주변 등은 30km로 제한하는 겁니다. 

이에 따라 스쿨존도 정비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나옵니다.

[경찰청 교통운영과 : 등하교 시간만 30으로 하든지 주변에 완충지대를 두고 단계적으로 떨구려고 하고 있습니다.]

교통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부에서는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에 앞서 기존 어린이 보호구역에 대한 합의가 먼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인턴기자 : 조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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