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영 아나운서]
안녕하세요. 톡쏘는 정치의 강지영입니다. 도쿄 올림픽 욱일기 허용 문제를 놓고 다시 한국과 일본 정부가 충돌했습니다. 지난 6일 문화체육관광부가 트위터에 "욱일기는 증오의 깃발이다. 일본 내 혐한시위 등 헤이트 스피치 현장에서 사용되는 깃발"이라며 "세계평화와 화합의 장인 올림픽에 욱일기가 응원기로 사용되어선 안 된다"고 글을 올렸는데요.
그러자 일본의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나라의 입장과 상반돼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고 요미우리 신문 등이 보도했는데요. 또한 일 외무상,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올린 것에 대해 한국정부에 항의했다고 밝혔다고 합니다.
해당 트위터엔 많은 응원의 글이 올라왔는데요. 욱일기 사용 반대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영어로도 작성해 해외에도 알려야 한다 등의 내용입니다. 반면 비판의 글도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건 한국인 뿐이다, 나는 욱일기를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욱일기는 훌륭하다 등의 글들이 올라왔습니다.
우리정부는 욱일기가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이기 때문에 평화의 올림픽에서 욱일기를 허용하는 건 안 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주장해왔습니다. 국회에서도 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에서 경기장 내 욱일기 반입 금지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기도 했는데요. 그러나 도쿄올림픽 조직위가 욱일기를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당시 안민석 문화체육관광위원장 절대 반대를 주장했습니다.
[안민석/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 (9월 3일) :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이자 전범 깃발인 욱일기가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휘날리는 것을 대한민국 국민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도쿄 올림픽 위원회는 일본 제국주의 상징인 욱일기가 평화와 화합을 상징하는 올림픽에 허용될 수 없도록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의 입장도 모호합니다. 최근에도 부산 노동자겨레하나가 욱일기 사용 금지해야 한다며 1만 명의 서명을 전달했는데요. 이에 대해 IOC는 "경기장에서 정치적 시위가 없어야 한다고 굳게 믿는다", "경기 시간에 문제가 발생하면 사례별로 조사할 것" 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보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렇게 두 손 놓고 있어야 할까요? 지난 10월 채드 테너라는 한 미국인이 도쿄올림픽에서 욱일기를 허용하는 것을 반대하는 내용으로 백악관에 청원이 올렸는데요. 백악관 청원, 10만 명이 넘으면 관련 청원에 답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 현재 이 청원 10만 명이 넘은 상태입니다. 그는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에 욱일기 반대 광고를 올리려다 거부당해서 관심을 모으기도 했는데요. 욱일기가 왜 도쿄올림픽에서 허용되면 안 되는지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채드 테너/욱일기 허용 금지 청원자 (지난달 28일 / 화면출처: 82people) : 뉴욕은 가장 자유로운 도시 중 하나인데 욱일기가 허용되지 않는다면 일본은 왜 이걸 보여주려 하고 IOC는 왜 허용을 한 걸까요?]
[다니엘/독일 출신 방송인 (지난달 28일 / 화면출처: 82people) : 정말 좋은 지적이에요. 일본인들은 국기가 있잖아요. 일반적인 국기가 있잖아요. 왜 올림픽 때 굳이 욱일기를 사용하려는 걸까요?]
[채드 테너/욱일기 허용 금지 청원자 (지난달 28일 / 화면출처: 82people) : 한국을 긁기 위해서 깃발을 사용하려는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은 그런 게 꽤 많을 거라 생각해요. 지금 한·일 문제가 많기도 하고 일본에서는 한국이 이걸 쓰면 안 된다고 하니까 꼭 써야지 하는 부분도 없지 않을 것 같아요. 제가 확신하는 건 IOC가 압박감을 많이 느낀다면 입장을 바꿀 거라는 거예요.]
네, 이 말대로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가 욱일기를 허용하기로 결정했다고 해서 끝은 아니라고 봅니다. 정부와 각계가 왜 욱일기가 도쿄올림픽에서 허용되면 안 되는지 알리고 IOC에 국제적인 압력을 행사하도록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여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