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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문정인 특보, 중국에 '핵우산' 요청했다?

입력 2019-12-05 21:50 수정 2019-12-05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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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특보, 중국에 핵우산 요청했다?
문정인 특보 '중국 핵우산 요청' 논란, 팩트체크

[기자]

문정인 대통령 통일 외교안보 특보가 토론에서 한 발언이 보도가 됐고, 논란이 됐습니다.

이걸 보도한 기사를 보면 표현도 다 다르고 발언 맥락은 제대로 보도된 게 없어서, 확인 안 된 주장만 퍼지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앵커]

바로 팩트체크해 보겠습니다. 보면, 문 특보가 중국에 "우리나라에 핵우산을 제공해달라고 요청을 했다"라는 게 주된 내용인 거잖아요. 그러니까 미국 대신 중국한테 북한 핵 위협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달라고 요청을 했다, 사실입니까?

[기자]

사실이 아닙니다. 발언 내용이 왜곡돼서 알려졌습니다.

발언은요,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가 연 '2019 국제문제회의'라는 행사에서 나왔습니다.

어제(4일)가 첫 날이었고 오늘까지 이어졌는데요.

미국 학자와 중국 학자 1명씩 동북아 정세에 대해서 발표를 하고, 문정인 특보의 사회로 이렇게 토론도 벌어졌습니다.

어떤 맥락에서 나온 발언인지를 저희가 확인을 해 봤습니다.

토론 중간에, 문 특보가 미국 학자에게 '가상 시나리오'에 대해서 질문을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대북군사행동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고 또 미군 철수 가능성도 슬슬 나오는데 이건 한국에 '최악의 상황'이고 '악몽 같은 시나리오'다, 이걸 어떻게 보느냐"라고 물었습니다.

이에 대해서 미국 교수가 이렇게 답했습니다.

"그럴 가능성 낮다, 차라리 평화협정 맺고 나서 철수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하지만 협정 맺었다고 바로 철수하는 건 미국의 큰 실수"라고 답을 합니다.

이 미국 교수의 답변을 들은 문 특보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답변대로 만약 된다면 즉, 비핵화 이전에 주한미군 철수가 이뤄진다면 중국은 어떤 행동을 할 수 있는지, 바로 또 옆에 앉아 있던 중국 학자에게 물었습니다.

이때, 지금 논란이라고 지목된 그 발언이 나옵니다. 맥락 파악을 위해서 직접 다 들어보시죠.

[문정인/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 (어제) : 저 시나리오대로 된다면, 한국인들은 '미군 떠나라'할 가능성이 커요. 그럼 아마도 남한은 북한과 협상을 하려 할 것입니다. '우리가 미군들을 나가게 했으니, 북한도 핵무기 버려라' 이런 식이죠. 하지만 우리는 북한을 믿을 수 없어요. 북한은 핵무기를 지렛대로 활용하려 할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개입해서 북한을 설득하고 남한에 핵우산을 제공할 수 있습니까?]

[옌쉐퉁/칭화대 국제관계연구원장 (어제) : 글쎄요. 이 지역의 지정학적 상황을 그렇게 조성하는 건 굉장히 새로운 아이디어인데요.]

방금 이 답변을 한 중국 옌쉐퉁 교수는 '북한이 핵보유하는 건 어쩔 수 없다' 이런 입장을 꾸준히 밝혀 온 학자입니다.

미국을 제치고 동북아 주도권을 노리는 중국 바람대로 만약에 미군이 철수를 한다면 한국은 핵우산 없이 북핵에 그대로 맞서야 하는데, 그러면 미국  대신에 중국이 한국에 핵우산을 쳐줄 수 있느냐 이런 가정된 상황에 대해서 물은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마치 문 특보가 중국에 핵우산을 제안하거나 요구했다라고는 들리지 않는 거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문정인 특보도 "중국은 한국에 핵우산을 제공할 능력도, 의사도 없는 상황"이라며 "북핵을 용인하면서도 미국 핵우산을 문제 삼고 있는 중국을 비판한 질문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이 토론 다른 대목에서도 '중국의 역할론'에 대해서 날 선 질문을 하기도 했는데요. 다시 한 번 보시죠.

[문정인/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 (어제) : 나에게 중국은 두 가지의 조합입니다. 하나는 '헤게모니적 리더십'이고 다른 하나는 '폭정'입니다. 아주 불규칙하고, 변덕스럽고, 독단적인…]

[앵커]

오히려 꽤 강하게 말했다고 볼 수가 있겠는데, 그런데 어떻게 "문 특보가 핵우산을 구걸했다"라고까지 퍼진 겁니까?

[기자]

그 부분이 좀 흥미롭습니다.

오늘 아침에 한 신문이 문 특보의 발언을 보도를 했습니다. 짧은 기사라서 발언 맥락까지는 언급되지가 않았습니다.

이후 하루 종일 관련 기사가 많이 나왔는데요, 일부를 보여드리면 이렇습니다.

"중국 핵우산에 편입돼 보자"고 발언했다거나, 또는 중국에 마치 현장에서 정책적으로 제안한 것처럼 "중국에 제안했다" 등의 제목도 있었습니다.

단어 몇 개 차이지만, 왜곡에 가까운 제목이 이렇게 나왔고 덩달아 유튜브 방송, 트위터 등에서도 "아예 중국에 핵우산 대놓고 요청했다" 이렇게까지 이어졌습니다.

만약 이 발언이 지금 퍼지고 있는 이 내용대로였다면, 외교관과 교수들이 다수였던 어제 그 현장에서 청중 질문 때나 이렇게 지적이 나올 법한데, 현장에서 그런 지적이 나온 것은 없었습니다.

[앵커]

네, 알겠습니다.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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