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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염에 휘고 그을리고'…긴박했던 여수 윤활유 화재 현장

입력 2019-11-27 15:41

윤활유 2만ℓ 타면서 검은 연기 치솟아, 10km 밖에서도 관찰
인근 공장 직원 20여명 긴급 대피…인명 피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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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활유 2만ℓ 타면서 검은 연기 치솟아, 10km 밖에서도 관찰
인근 공장 직원 20여명 긴급 대피…인명 피해 없어

'화염에 휘고 그을리고'…긴박했던 여수 윤활유 화재 현장

"펑, 펑 소리가 나서 놀라 나가보니 윤활유 창고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었습니다"

27일 오전 전남 여수시 율촌면에서 발생한 윤활유 판매장 화재 현장을 목격한 최 모(49) 씨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선박 위치 장치인 부표를 제작하는 공장에서 일하는 최씨는 공장 앞 윤활유 판매장에서 불이 나자 직원 20여명과 함께 곧바로 대피했다.

윤활유 판매장 옆 가구매장 직원들도 도망치듯 빠져나와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불은 삽시간에 옮겨붙었다.

윤활유 20ℓ가 들어 있는 드럼통 1천개가 불에 타면서 인근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인화 물질이 타며 발생한 검은 연기가 하늘 높이 치솟았고, 10여km 떨어진 여수공항 인근에서도 연기가 보일 정도로 불이 번졌다.

6차선 건너에 있는 아파트에도 불똥이 떨어진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차가 긴급 출동하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펌프차 21대와 화학차 5대 등 소방 차량 46대와 소방대원 150명을 투입해 진화에 나섰지만, 검은 연기와 불길 때문에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불이 바람을 타고 야산까지 번지자 소방헬기 등 헬기 4대가 투입돼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화재 현장 인근에는 주유소가 있었으나 소방당국이 장비를 대기하는 등 대응에 나서 옮겨붙지는 않았다.

불길은 3시간여만에 겨우 잡혔으나 화재 현장은 폭격을 맞은 듯 폐허처럼 변했다.

윤활유를 담았던 드럼통은 시커멓게 탄 채 뒹굴고 있었고, 철골 구조물도 화재로 엿가락처럼 휘었다.

가구매장에 있던 가구도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모두 타버렸고, 곳곳에는 잔불이 타올랐다.

무너지지 않은 공장 벽면은 시커멓게 그을렸고, 인근 야산 1천600㎡도 모두 불에 탔다.

아파트 주민 김모(34)씨는 "검은 연기와 뻘건 불길이 높게 치솟으면서 불똥이 날려와 무서웠다"며 "다행히 소방차가 대기하고 있어서 안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여수소방서 관계자는 "윤활유가 바닥에 깔리면서 화재 면적이 넓어져 진화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주변 산과 민가, 아파트에 번지지 않도록 대응하는 데 주력했는데 다행히 크게 번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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