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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사찰 앞부터 파전에 막걸리…'취하는' 설악산

입력 2019-11-25 21:30 수정 2019-11-25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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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설악산은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 지역입니다. 자연과 생태계를 잘 지켜야 하는 곳이죠. 그런데, 일부 사찰 주변에 파라솔과 테이블을 땅에 박고 불법 영업을 버젓이 하고 있습니다. 천연 보호 구역이라곤 믿기 어려운 모습들을 밀착카메라가 담았습니다.

정원석 기자입니다.

[기자]

설악산 국립공원 신흥사 쪽으로 들어가는 탐방로 입구입니다.

이곳이 설악산 입구에서 마지막 식당가라고 돼 있는데요.

실상은 어떨까요.

취재진이 설악산 쪽으로 이동을 해서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차로 5분 정도를 가니, 커다란 주차장이 나옵니다.

오전부터 탐방객들로 주차장은 만원입니다.

신흥사에 주차비와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니 케이블카 주변엔 음식점과 카페 10여 개가 모여 상권을 이루고 있는 게 보입니다.

천연보호구역인 국립공원 안에선 보기 드문 광경.

가게 외부에 테이블과 파라솔을 설치해 호객이 한창입니다.

[파전에 막걸리 한잔해야지?]

손님들이 앉아 있는 테이블 위엔 술병이 가득합니다.

낮부터 소주와 막걸리를 마신 취객들로 주변은 시끌벅적합니다.

케이블카 탑승을 기다리는 사람들.

술에 취해 몸도 제대로 못 가누는 사람들이 눈에 띕니다.

큰 소리로 서로를 부르고 아무 데나 주저앉기도 합니다.

보는 사람들은 불편합니다.

[김이향/강원 속초시 : 사람이 쉬러도 오고, 좋은 자연을 같이 누리고 싶어서 오는데 굳이 공원 안에 음식이라든지 술이라든지 이런 걸 펼쳐 놓고 이렇게 영업을 해야 하는가…]

[조혁민/전북 전주시 : 등산하시는 목적들이 요즘 추세가 다 그거 같아가지고… 술 먹고 즐기고… 등산이 목적이 아니라…]

5년 전, 신흥사는 설악산 탐방로 주변의 노후 업소들을 정리하고 신축 한옥을 지어 임차인들에게 내줬습니다.

설악산 대부분을 신흥사가 소유하고 있다 보니 국립공원이지만, 상업시설이 들어설 수 있게끔 허가를 받아낸 겁니다.

한땐 프랜차이즈 햄버거 가게도 들어와 있었습니다.

다 합법은 아닙니다.

땅에 박아둔 파라솔, 여기저기 깔려 있는 전등과 야외 테이블 등은 허가받지 않은 것들입니다.

[상인 : (이게 다 불법인가 보죠?) 고발이 들어와서… 이제 안 된다고 해서…]

주차장도 불법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설악산 신흥사 주차장에 있는 회차로입니다.

차를 돌려나가야 하는 공간에 이렇게 빼곡하게 차들이 주차가 돼 있는데 원래 이곳은 차를 댈 수 없는 구역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바닥에 무단으로 도색을 해두곤 직원들의 전용 주차장으로 쓰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 주저 앉은 건물들과 사람 하나 없는 거리.

불과 신흥사에서 3km 정도 떨어진 설악동 C지구입니다.

설악산 초입에 속하는 이 설악동 상권은 신흥사 앞과는 매우 대조적인 모습인데요.

이런 길가에서도 다 무너져 내린 건물들이 보일 정도입니다.

10년 가까이 이런 폐허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설악동 상인 : 유지해봐야 뭐 진짜 전기세도 안 나오니까 그러는 거예요. 힘들죠. 거의 뭐 폐허가 되다시피 했잖아요. 힘들어요.]

설악동 상인들은 신흥사에 음식점들까지 들어서면서 살길이 막막하다는 생각에 단체 행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집단으로 민원을 제기할 때까지, 국립공원공단은 이를 묵인하고 방조한 게 아니냐는 겁니다.

공단 측은 옥외영업에 불법 소지가 있어 곧 철거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뒷북 행정'이라는 비판은 면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생태계가 잘 보존돼 있어 보존가치가 크다는 점에서 설악산은 유네스코 생물권 보존지역으로도 지정돼 있습니다.

지난 82년에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설악산이 지정된 점을 기려서 이 비석이 세워졌는데요.

지금의 신흥사 주변 모습은 과연 자격이 있는 것인지 고개가 갸우뚱해집니다.

(인턴기자 : 최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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