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가 매우 노골적이고 전 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죠.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주한 미국 대사가 야당 소속의 국회 상임위원장을 갑자기 자신의 관저로 부른 뒤 방위비를 올리라고 압박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매우 이례적이고 무례하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정제윤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이혜훈 국회 정보위원장은 지난 7일 주한미국대사관저로 초청을 받았습니다.
정확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은 채였지만, 이 위원장은 관저로 초대인 만큼 단순히 양국간 교류 차원으로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이 위원장을 기다리고 있었던 건 의외로 '방위비 청구서'였습니다.
심지어 이 위원장은 혼자 갔는데, 미 대사관 측에선 해리 해리스 대사를 포함해 5명이나 나와서 방위비 인상 필요성을 강조한 것입니다.
해리스 대사의 주장은 '주한미군이 쓰는 방위비의 5분의 1밖에 한국이 내지 않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 측 논리와 판박이였습니다.
대사뿐 아니라 다른 배석자들도 돌아가며 이 위원장을 상대로 방위비 인상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이 위원장은 "별다른 설명을 듣지 못하고 갔는데, 야당 소속인 나를 상대로 갑자기 방위비 얘기를 꺼내 당황스러웠다"고 말했습니다.
이 위원장은 현재 바른미래당 소속입니다.
외교가에서는 여야를 넘어 우리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을 외국 대사가 직접 불러 압박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 자체를 비상식적 관행으로 보기도 합니다.
한 소식통은 "한·미 관계의 비대칭을 다시 한번 보여준 사례"라고 지적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곽세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