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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 내세운 한미훈련 연기…북미 실무협상 재개 물꼬 트나

입력 2019-11-17 17:03

실무협상, 연말시한 속 교착…북 반발하는 훈련 연기로 돌파구 마련

미, 북과 입장 주고받으며 훈련 연기…북 외무성, 조미대화 가능성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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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협상, 연말시한 속 교착…북 반발하는 훈련 연기로 돌파구 마련

미, 북과 입장 주고받으며 훈련 연기…북 외무성, 조미대화 가능성 시사

'선의' 내세운 한미훈련 연기…북미 실무협상 재개 물꼬 트나

한미 국방당국이 이달 중 실시할 예정이던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전격 연기함에 따라 지난달 5일 스웨덴 스톡홀름 실무협상 결렬 이후 공전하던 북미간 협상이 재개될지 주목된다.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참석차 태국 방콕을 방문 중인 정경두 국방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17일(현지시간) 양자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훈련 연기 방침을 밝혔다.

양 장관은 지난 15일 서울에서 공동 주관한 제51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훈련 조정 문제를 일차적으로 검토했으며, 이틀 뒤 방콕 회담을 통해 이를 확정했다.

한미 양국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 협상시한으로 제시한 연말이 불과 50여일도 남지 않으면서 북미 실무협상 재가동을 위해 적극적으로 여건을 마련하자는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한미는 매년 12월 실시하던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를 대체해 이달 중에 대대급 이하의 훈련을 시행하는 안을 검토했었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 6일 권정근 외무성 순회대사 담화와 13일 국무위 대변인 심야 담화를 통해 연합훈련 자체를 계속 문제 삼았다. 특히 김 위원장의 직속 기관인 국무위 대변인 명의 첫 담화는 트럼프 대통령까지 정면으로 겨냥했다.

이에 에스퍼 장관은 그로부터 몇시간 뒤 13일(현지시간) 방한길에 훈련 조정 가능성을 내비쳤고, 북한도 14일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와 김영철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 연쇄 담화에서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실무협상에 임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

북미가 서로 기다렸다는 듯이 한미연합훈련을 고리로 공개적인 대화를 이어가고 한미가 훈련 연기를 전격적으로 결정함에 따라 실무협상 재개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 됐다.

외교 소식통은 "연말 시한이 다가오고 북한도 미국도 판을 깨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둘 다 실무 협상을 재개할 중요한 기회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러한 프로세스 자체는 계속 갖고 가겠다는 생각이 공통적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실무협상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음에도 훈련 연기를 결정한 것은 일단 만나는 조건 자체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단 한미 연합공중훈련 연기에 북한은 긍정적으로 호응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김영철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4일 발표한 담화에서 한미연합공중훈련 축소 가능성을 시사한 에스퍼 장관의 발언에 대해 "조미(북미)대화의 동력을 살리려는 미국 측의 긍정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미 국방장관의 이번 발언이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한 것이라고 믿고 싶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재확인했다.

특히 북한 국무위원회가 13일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통해 한미합동공중훈련을 비난하자 곧바로 에스퍼 장관이 훈련 조정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고, 다음날 북한이 이를 긍정평가하자 한미가 훈련 연기로 화답하는 주고받기 모양새가 만들어졌다.

이로 미뤄 북미 양측이 물밑 조율을 통해 실무협상 재개 분위기를 만들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북한이 실무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북한은 이날 발표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유엔총회 3위원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채택된 것에 반발하며 미국을 비난하면서 "앞으로 조미대화가 열린다고 해도 우리와의 관계개선을 위해 미국이 적대시정책을 철회하는 문제가 대화의제에 오른다면 몰라도 그전에 핵문제가 논의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협상 재개 가능성을 언급했다.

인권결의안 채택에 발발하면서도 "앞으로 조미대화가 열린다해도…"라는 표현을 사용해 대화의 문은 닫지 않았음을 시사한 셈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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