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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필 무렵', 시청자의 인생 드라마 등극한 이유

입력 2019-11-15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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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필 무렵 / 팬엔터테인먼트
KBS 2TV 수목극 '동백꽃 필 무렵'은 지난 3개월간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과 관심을 받으며 종영까지 단 2회(PCM 기준 4회)만을 남겨뒀다. 첫 회부터 전 채널 수목극 1위의 자리를 지켰고, 많은 시청자 사이에선 '인생 드라마'라고 언급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 사람이 사람에게 기적이 돼주는 로맨스

'동백꽃 필 무렵'은 '사람이 사람에게 기적이 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기저에 두고 있고 공효진(동백)과 강하늘(황용식)을 통해 '그렇다'라는 답을 들려줬다. 공효진은 어려서는 엄마가 없다는 이유로, 커서는 한부모가 술집을 운영한다는 이유로 모진 시선을 감내해야만 했다. 그 칼날과도 같던 시선에 공효진은 웅크렸고, 마음을 졸이며 눈치를 봤다. 하지만 강하늘은 달랐다. 그가 공효진에게 보낸 시선은 온기로 가득했다. 언제나 조건 없고제한 없는 사랑과 응원을 쏟아부었고, 그 사랑은 결국 공효진을 변하게 하는 기적을 만들었다. 맹수의 본능을 깨운 그녀는 더 이상 말끝도 잘 못 맺는 '쫄보'가 아니었다.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마주한 순간 생기는 기적을 목도한 시청자들의 마음속에는 짙고 깊은 여운으로 꽉 들어차고 있다.

#. 매 장면 스며들어 있는 명대사

특히 임상춘 작가 특유의 현실 공감 유발 대사들은 '인생 드라마'로 등극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동백꽃 필 무렵'에는 장면마다 명대사가 스며들어있다. "동백 씨 이 동네에서 제일 세고요, 제일 강하고, 제일 훌륭하고, 제일 장해요", "나를 잊지 말아요", "너 눈깔을 왜 그랴" 등 어느 장면을 봐도 꼭 한 번씩은 등장하는 공감 가득한 대사에 딱 하나 고르기도 힘들다. 편견, 외로움, 사랑, 모성, 부성, 결혼, 바람 등 우리의 현실을 제대로 관철하고 있는 이 대사들은 때로는 웃기기도, 때로는 울리기도 하며 시청자들의 가슴 속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 한 사람이 아닌, 등장인물 모두에게 주목하게 되는 이야기

'동백꽃 필 무렵'에는 공효진과 강하늘 외에도 다양한 인물들이 나온다. 그리고 그 인물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있다. 주인공에게만 집중된 이야기가 아닌 모두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 아빠의 성장기를 보여주고 있는 김지석(강종렬), "자존감은 없고 자존심만 머리 꼭대기인 관종" 지이수(제시카), 철없는 '어른아이' 오정세(노규태), 자신의 감정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염혜란(홍자영), 한 사람쯤에게는 꼭 기억되고 싶었던 손담비(향미), 자식에게는 '을'이 될 수밖에 없는 공효진과 강하늘의 엄마 고두심(곽덕순)과 이정은(조정숙), 그리고 공효진을 까불이로부터 지키겠다고 나선 멋진 '옹벤져스' 언니들까지. 누구도 미워할 수 없는 그들의 이야기에 설득되고야 만다. 소시민에 대한 따뜻한 시선으로 가득 차 있는 드라마에 시청자들의 마음이 뺏길 수밖에 없었다.

이아영 기자 lee.ayoung@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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