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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흑사병, 공기로도 전염된다? 허위정보 검증

입력 2019-11-14 21:39 수정 2019-11-14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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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에서 흑사병 환자가 격리됐다는 소식에 국내에서도 여러 반응이 나왔습니다. 이 가운데 확인이 필요한 것도 적지 않아서 팩트체크팀이 한국과 미국의 보건당국 그리고 세계보건기구 자료와 전문가 자문을 토대로 따져봤습니다. 이가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가혁 기자, 지금 온라인에서 가장 많이 나오고 있는 말이 21세기에 웬 흑사병이냐 이거인데 사실은 흑사병이 꾸준히 계속 발병이 돼 왔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세유럽 전역에 흑사병이 퍼져서 수천만 명이 죽었다. 책에서나 역사 수업시간이 이런 게 들은 게 익숙해져서 그렇게 오늘날에는 아예 사라진 병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사실이 아닙니다.

2016년 기준으로 흑사병 발생 지역 분포를 표시한 건데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고르게 빨간색 표시가 돼 있습니다.

1990년대 이후로 아프리카 지역에서 피해가 크지만 미국에서도 종종 발생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금까지 한 번도 감염 사례가 나온 적이 없습니다.

[앵커]

그래서인지 좀 이번 흑사병 뉴스가 뜬금없는 거 아니냐 이런 얘기도 나오고 있잖아요. 그래서 좀 다른 이유가 있는 거 아니냐 이런 말도 나오고 있다면서요.

[기자]

심지어 조국 전 장관 검찰 소환 뉴스를 덮으려고 누군가 일부러 띄우는 거 아니냐 이런 말까지도 온라인에서 있었는데 전혀 근거가 없습니다.

어제(13일) 중국 정부가 공개해서 알려진 사실이고 뉴욕타임스 등 세계 언론들도 다룬 소식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제 공기로도 전염이 된다. 바람을 타고 퍼진다. 또 당장 중국 여행하는 걸 금지해야 되는 거 아니냐 이런 주장들이 있는데 이거는 어떤가요?

[기자]

만약에 공기로도 퍼진다고 하면 이렇게 서 있는 것만으로도 감염이 될 수 있다 이런 공포감 때문에 중국 못 가는 거 아니냐라는 우려가 있는데 공기로도 전염된다는 건 사실과 다릅니다.

사람이 흑사병에 감염될 수 있는 경로는 크게 이렇게 세 가지입니다.

페스트균에 감염된 쥐벼룩에 물리거나 감염된 개나 고양이, 쥐 등과 접촉을 했을 때 마지막으로 감염된 환자가 재채기를 할 때 나오는 비말, 즉 아주 작은 침방울을 마셨을 때입니다.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옮기는 건 이 마지막 경우뿐인데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쉽게 설명한 자료가 있습니다.

사람끼리 전염될 수 있긴 하지만 매우 희박하다. 직접적이고 가까운 접촉이어야 하는데 이때 이 가까운 접촉이라는 건 흑사병 환자가 피가 섞인 기침을 할 때 1.8m 곁에 있는 상태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비말로 감염이 되는 것하고 공기로 감염이 되는 건 의학적으로 좀 개념이 구분이 된다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전문가들은 결핵이나 홍역같이 공기 중에서 바이러스가 수십 미터 퍼지는 게 공기감염인데 흑사병, 페스트균이 마치 공기 중 떠돌다가 퍼지는 것처럼 말하는 건 정확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물론 환자 발생 국가 중국을 갈 때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는 등 조심할 필요는 있지만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로 과도한 공포를 가질 필요도 없다는 겁니다.

[앵커]

그리고 또 한 가지 우리 정부가 감염병 위기 경보를 평소 때인 관심 단계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잖아요. 이건 괜찮나요?

[기자]

현재로서는 괜찮다고 봐야 합니다.

현 상태로는 국내 유입 가능성이 매우 낮다 이런 판단을 한 건데 저희가 자문을 구한 민간 전문의들도 의견이 같았습니다.

사람 대 사람 전파 가능성이 앞서 말씀드린 대로 가능성 자체가 적고 혹시 감염이 되더라도 발병 초기에 항생제로 충분히 치료가 가능한 약이 국내에 충분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중국 내 추가 감염자 여부나 이들의 이동경로 등은 우리 정부 당국도 계속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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