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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무명' 메인 투수 코치 선임...체질 개선 첫 걸음

입력 2019-11-12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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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오 코치(맨 오른쪽)가 롯데 새 메인 투수 코치로 선임 됐다. 허문회 감독의 야구 철학을 지원할 지도자로 평가 된다. 사진=롯제 제공

노병오 롯데 신임 투수 코치는 지난 1일 열린 허문회 감독 취임식에서 선수단에 첫인사를 했다.

이때까지는 그가 불펜 코치나 퓨처스팀 지도자에 자리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허 신임 감독은 취임 인터뷰를 통해 "노병오 코치가 메인 투수 코치다"고 했다. 전임 주형광 코치, 다른 9구단 마운드 메인 지도자와 비교하면 이름값이 떨어졌다.

2002년,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4라운드에 지명을 받았다. 1군 무대에 남긴 기록은 통산 56경기·4승2패·평균자책점 6.00. 100이닝도 소화하지 못했다. 지도자 경력도 짧다. 2011년에 히어로즈 구단 프런트로 전직해 전력분석원으로 일했다. 2019시즌을 앞두고 2군(고양 히어로즈)에서 처음으로 투수 코치를 맡았다. 차기 시즌은 2년 차다.

롯데는 코치진 구성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였다. 대체로 현역 생활에서 물러난 선수들로 자리를 메웠다. 신임 감독 체제에서도 이름값 있는 코치를 모셔오긴 힘들 것으로 보였다. 이를 감안해도 노병오 코치의 메인 선임을 파격이다. 지도자 10년 차를 맞는 조웅천 코치가 서브 역할을 하는 모양새도 의아하다.

성민규 신임 단장이 부임한 뒤 체계적인 프로세스를 정착시키려는 행보가 두드러졌다. 인사도 마찬가지다. 현장에서 실력이 검증되진 않았지만, 실무 능력을 갖췄다고 판단된 인물을 영입했다. 조병오 코치는 신설된 R&D(Research&Development) 파트, 데이터 야구의 선봉장이 될 이 부서와 긴밀한 협력을 할 수 있는 지도자로 평가된다. 프런트에서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허문회 감독의 야구 철학이 그라운드에서 구현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허 신임은 그에 관해 설명하며 "의견이 맞지 않아서 논쟁하더라도 철학이 한 방향이라면 더 발전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일단 노 코치가 허 신임이 평소에 가진 철학과 한 맥을 이루는 사고로 야구를 보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도 방식, 데이터 해석 등에서 이견이 있어도 토론을 하는 과정에서 시너지를 얻은 경험도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롯데에 가장 필요한 것은 신임 감독을 향한 전폭적인 지지다. 무명 지도자를 1군 마운드 운영을 총괄하는 자리에 앉혔기 때문에 구단 내부에서도 의구심이 들 수 있다. 그러나 단장과 대표 이사가 허문회 감독의 의견을 받아들인 모양새다. 노병오 코치의 선임은 이 점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롯데는 그동안 구단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 차례로 지도자로 나섰다. 마운드 전력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전혀 다른 노선으로 다른 결과를 도출하려고 한다. 현역 시절 명성이 지도자 역량과 비례하지 않는 사례가 널렸다. 노병오 코치의 성공 여부는 예단이 어렵다. 일단 체질 개선을 향해 한 발을 내디딘 것을 분명하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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